하귀1리 일방통행 반대 비대위, 13일 제주시 항의 방문

하귀1리 일방통행 시행 반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13일 고희범 제주시장을 만나 일방통행 도입 원천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하귀1리 일방통행 시행 반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13일 고희범 제주시장을 만나 일방통행 도입 원천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제주시가 교통혼잡 등을 이유로 애월읍 하귀리 일대 일방통행 시행을 추진하는 가운데, 상인 등이 반발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하귀 택지개발지구 상인과 주민 등으로 구성된 가칭 ‘하귀1리 일방통행 시행 반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30여명은 13일 오전 9시 제주시청을 항의 방문, 고희범 제주시장과 2시간 가까이 면담을 나눴다. 
 
제주시는 2017년 5월 하귀1리 개발위원회가 일방통행로 지정을 건의하자 같은 해 12월 주민설명회와 설문조사 등 절차를 진행해 왔다. 
 
하귀 택지개발지구 교통·주차환경 개선 사업은 일방통행로를 도입해 여유 공간에 주차장을 조성하는 정책이다.
 
제주시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폭 8m의 상가를 오가는 도로 등 일부 구간을 양방통행으로 운영하는 방안으로 계획하고 있다.
 
빠르면 이달 말 도로 공사를 마무리해 6개월간의 일방통행 시범운영을 시작하려 했지만, 비대위가 반대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비대위는 일방통행로 도입을 반대하면서 천막 농성도 예고했다.
 
고희범 시장과 만난 비대위는 “하귀 택지개발지구 상권은 조금씩 커지는 ‘자라나는 싹’이다. 일방통행이 도입되면 찾는 사람이 줄어 상권이 죽을 것”이라며 “행정이 자라나는 싹을 밟아 버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하귀 택지개발지구의 경우 관련 법에 따라 모든 건물들이 주차 공간을 확보한 상태다. 더 이상 늘어날 차량 대수도 없다. 주차 공간 확보와 원활한 교통흐름 등을 명분으로 일방통행을 도입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도 주장했다.
 
비대위는 “지금은 일방통행을 도입하지 않아도 된다. 일방통행 도입 자체를 반대한다. 나중에 도로가 복잡해져 일방통행이 필요하면 요구하겠다”고 요구했다.
 
이에 고 시장은 “행정이 추진하는 정책은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서다. 괴롭히려는 것이 아니니 정책 자체에 대해 부정적으로는 생각하지 말아달라”며 "주민설명회는 물론 주민 설명조사 등도 관련 절차를 모두 진행했다"고 답했다.
 
이어 “제주시 이도2동 제주지방법원 일대 일방통행 도입 사례를 생각해야 한다. 주차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일방통행을 도입하다보니 반발이 더욱 거셌다. 행정 입장에서는 앞으로의 교통 상황을 예측해 교통난, 주차난 등이 더욱 심화되기 전에 일방통행을 도입해야 한다”며 일방통행 도입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비대위는 “일방통행 도입을 강행한다면 천막 농성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조만간 애월읍 일대 천막을 설치, 반대 주민들이 돌아가면서 농성할 것”이라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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