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제주주민자치연대 "학생간 위화감 조성 등 부정적 영향"

제주지역 다섯번째 국제학교를 목표로 한 싱가포르 ACS(Anglo-Chinese School)의 제주캠퍼스 설립 추진과 관련, 전교조 제주지부와 제주주민자치연대는 24일 성명을 내고 "또 하나의 SKY캐슬이 될 국제학교 설립을 불허하라"고 국제학교설립심의위원회에 촉구했다.

제주국제학교설립·운영심의위원회는 싱가포르 국적의 ACS가 제주캠퍼스 설립을 요청해 옴에 따라 오는 27일 3차 회의를 열 예정이다. 이에 대해 전교조 등은 "현재 설립된 국제학교의 학생 유치도 정원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국제학교 유치보다는 지역 발전과 연계된 사업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제주 영어교육도시 내 국제학교는 한국 교육 불평등의 대표적 상징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일부 학교는 연간 학비가 6000만원을 넘어서면서 사실상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일반인들은 접근할 수 없는 그들만의 교육, 귀족학교로 전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입학생 가운데 35%가 소위 '서울 강남 3구' 출신으로 채워자고 있다는 현황 자료가 공개된 바 있다.

이들 단체는 "국제학교로 인해 영어교육도시 주변 초등학교는 학생들의 전출입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일부 학교에서는 학기 중에 학급 정원이 넘쳐 과밀학급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 국제학교 입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잠시 머물 학교로 영어교육도시 주변 학교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학기 초 전입생이 늘어나고 9월 국제학교 신학기가 되면, 주변 초등학교는 전출 학생 증가로 인해 학습 분위기가 어수선해지고 기존 학생들에게는 위화감이 조성된다"고 했다.

이어 "연간 교육비가 5000 만원에 이르는 국제학교 주변에 27개의 학원, 7개 교습소, 29명의 개인과외 교습자 등 많은 사설학원이 설립 운영되고 있으며 심지어 불법 학원 운영이 적발되는 등 제주 지역 교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ACS 운영 재단은 2017년 5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국제학교 설립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가 있지만, 현재는 국내 민간법인에 의해 다시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설립을 추진하는 민간법인은 자본금 1000 만원으로 설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학교를 설립하기 위해서 많은 자금이 필요하지만, 자본금이 1000만원인 법인이 어떻게 학교를 설립하려고 하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제주 ACS 국제학교도 투자금에 대한 구체적인 확인이 필요하며 국제학교설립·운영심의위원회에서 자세히 분석하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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