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백배-6일째] 주말 맞아 아이들도 동참

   
 
 
낮에 내린 비로 촉촉이 젖은 땅 위에서 평화를 염원하는 아이들이 고사리 손을 모으고 절을 올린다.

지난 월요일 평화를 염원하며 제주해군기지 철회를 촉구하는 사람들의 평화의 백배(百拜) 실천 평화 행동이 벌써 6일째를 맞았다.

오후 6시가 되자 오늘도 어김없이 평화 백배를 실천하기 위해 도내 시민단체 회원들이 제주시 신제주로터리에 모였다.

평화 백배를 시작하고 처음 맞는 주말이라 그런지 어린 아이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엄마, 아빠를 따라 절을 하러 왔다는 아이들은 처음엔 절을 하는 광경이 낯설어 어리둥절했지만 어느새 진지한 얼굴을 하고는 일배, 이배, 삼배, 절을 했다.

양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생명평화 백배 서원을 들으며 절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과연 아이들은 '왜 절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내가 밝힌 생명평화의 등불로 인해 온누리의 뭇생명들이 진정으로 평화롭고 행복하기를 발원하며 백 번째 절을 올립니다'

스피커에서 백 번째를 알리는 백배서원이 끝나자 아이들은 "머리가 핑 돌 것 같다, 힘들다"라며 저마다 소감을 밝혔다.

▲ 동화교 5학년 오명훈 어린이
오늘 처음 백배를 해봤다는 동화초등학교 5학년 오명훈 어린이. 앉아서 쉬는 오명훈 어린이에게 다가가 평화 백배 소감을 물어봤다.

백번이나 절을 해보니까 어때?
힘들어요.

절을 왜 하는지 알아?
알아요.

왜 하는데?
해군기지 반대하니까요.

해군기지가 들어오면 왜 안 되는데?
나쁘니까.

왜 나쁠까?
전쟁은 나쁘니까...

해군기지가 들어오면 전쟁이 일어날까?
그럴 수도 있겠죠.

그럼 백번 절을 하면 해군기지가 안 들어올까?
아니요.

그럼 왜 백배를 하는데?
그러니까 문제죠!

귀찮다는 표정으로 줄곧 대답하던 아이의 마지막 대답에 왠지 한 방 맞은 기분이 든다.

이날 아이들이 어떤 마음으로 백배를 했는지 잘 모른다. 그러나 아이들이 힘들게 절을 하며 염원한 소원이 꼭 이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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