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제주본부가 25일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도렌터카노동조합 출범을 선언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민주노총 제주본부가 25일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도렌터카노동조합 출범을 선언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힘들다고 무작정 퇴사하지 말고, 이제부터 함께 합시다”

1978년 전국 최초로 자동차대여사업(렌터카)이 시작된 제주에서 사상 처음 근로자들이 참여하는 노동조합이 만들어졌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25일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도렌터카노동조합 출범을 선언했다.

김일곤 제주도렌터카노조 위원장은 “렌터카 업체들은 봄에 300여명의 근로자를 뽑아 성수기에 가동률을 높이고 가을로 접어들면 다시 해고시키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네팔이나 방글라데시 등 외국인 친구들도 고용하고 정규직 내국인은 자르기도 한다”며 “회사에서 강압적인 조건을 내세워도 아무 말도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노조측은 “열악한 노동조건과 사용자의 갑질횡포 등 노동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제대로 된 일자리를 실현하기 위해 노조를 만들어 민주노총에 가입했다”며 출범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근무시간에 화장실조차 가지 못하게 통제하고 상습적인 폭언이나 욕설도 비일비재하다”며 “며 “충분한 휴게시간도 보장되지 않아 각종 안전사고에도 노출 돼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측은 또 “여성 노동자들의 경우 공용 화장실을 사용하는 등 처지가 더욱 열악하다”며 “여성들을 위한 독립적인 휴게 공간조차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노조는 “사업자들은 낮은 임금을 개선하고 8시간 통상근무를 보장해야 한다”며 “업무 중 사고를 노동자 책임으로 떠넘기지 말고 산재처리도 제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노조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근무통제와 상습적인 폭언, 폭행 등 갑질을 뿌리 뽑을 것”이라며 근무여건 개선을 위한 조직적인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올해 6월말 기준 도내 렌터카 업체는 127곳, 차량은 3만여대에 이른다. 현재 렌터카노조에 가입 근로자는 30여명이며 향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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