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상공에 하루 수 백대의 항공기가 지나는 새로운 하늘길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도가 높아 소음 피해나 지역 관제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열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이사회에서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3개국이 일명 ‘제주남단 항공회랑’ 관제권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제주남단 항공회랑은 중국 상하이 동쪽 아카라 해상에서 제주도 남쪽 먼바다의 우리측 비행정보구역을 거쳐 일본 후쿠에섬을 연결하는 일종의 하늘 길이다. 길이는 519km, 폭은 93km다.

이 구역을 중심으로 동서로 중국~일본노선에서만 하루 평균 345대의 항공기가 지나간다. 남북으로 이어지는 한국-동남아노선에서도 하루 352대의 항공기가 수시로 오간다.

제주남단 항공회랑 519km 중 259km가 우리측 비행정보구역이지만, 정작 우리나라는 배제된 채 서쪽은 중국 상하이관제소, 동쪽은 일본 후쿠오카관제소가 관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동북아와 동남아 항공수요 증가로 제주남단 항공회랑 주변에서만 하루 800여대의 항공기가 교차하면서 급기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비행안전 지역으로 분류하기에 이르렀다.

실제 6월30일 제주에서 중국 상하이로 향하던 중국 길상항공 비행기가 접근하는 중국 동방항공 여객기를 피해 급격히 고도를 낮추는 아찔한 상활이 펼쳐졌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제주 상공에 새로운 항공로를 만들어 기존 제주남단 항공회랑의 항공 이동량을 분산시키는 방안을 중국과 일본측에 제안했다.

이 경우 신항공로 내 우리측 비행정보구역에 들어선 항공기에 대해서는 국토부가 관제권을 행사하게 된다. 다만 중국과 달리 일본의 비협조로 신항로 설정은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았다.

신항로가 생겨도 제주공항 관제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 현재 제주공항 관제탑은 제주를 포함한 남해안 일대 1만8846㎢ 공역에서 1만6500피트(5.02km) 상공 이내 항공기만 관제한다.

반면 제주남단 항공회랑은 이보다 훨씬 높은 3만피트(9.14km) 높이에 항공기가 오간다. 대부분 제주공항 이착륙하지 않는 통과비행에 해당돼 항공기를 사람이 눈으로 보기조차 어렵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주 신항공로는 3국에서 논의가 이뤄졌을 뿐 확정된 바 없다”며 “항로가 생겨도 제주공항 관제는 영향이 없고 인천항공교통관제소에서 관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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