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제일고 선후배와 친인척 송재호-원희룡 관계 깨지나...대통령 말과 비판에 서로 공개 '디스'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원희룡 제주지사에게 '버르장머리 없다'고 일갈하자 원희룡 지사는 송 위원장을 향해 '비선실세'냐고 반박했다.

송재호 위원장과 원희룡 제주지사는 제주제일고 선후배 관계이자 친인척 관계로 알려져 있다.

송 위원장은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선 새누리당 당적을 가진 원희룡 지사를 음지(?)에서 돕기도 했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송 위원장은 장관급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을 맡고 있고, 원 지사는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 신분이다.

문제의 발단은 원희룡 지사가 지난 27일 대구에서 열린 '아시아포럼 21'이 주최한 정책토론회에서 한 발언에서 시작됐다. 

원 지사는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주변 이야기를) 잘 듣는 것 같지만 안받아들이고 특정한 문제에 굉장히 고집이 세다. 소수 측근에 둘러싸여 바깥으로 나서려고 하지 않는다는 건, 남자 박근혜 같은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또 원 지사는 "서면보고를 좋아하는 것도 특성이다”며 거듭 문 대통령을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교했다.

상당히 직설적인 표현을 썼다. 

송재호 위원장은 28일 오전 제주도의회 김태석 의장과 함께 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원 지사의 발언에 대해 '버르장머리 없이 그러면 안된다'고 일갈했다.

송 위원장은 "대통령은 소통방식이 다르다. 절대 언론에 노출하거나 잘난 척 하지 않는다"며 "서면 보고 보다 대면보고를 더 좋아하며 짧은 보고서보다 참고자료를 다 읽고 판단한다"고 반박했다.

송 위원장은 "원 지사의 발언은 사실확인을 하지 않은 안타까운 발언"이라며 "자기 진영을 위해 대구에서 지어낸 말로 머리좋은 사람이 왜 그런 실례를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송 위원장은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서 한 제주 제2공항 발언에 대해 "대통령이 국토교통부의 제2공항 정책에 브레이크를 거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제2공항과 관련한 대통령의 발언은 어떤 입지에, 어떤 기준으로 하느냐에 대해 논쟁과 갈등이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지역주민이 선택하는 게 맞다는 게 기본적인 대통령의 철학"이라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도의회 특위에서 공론조사를 하고 결과가 나오면 그 결정을 국토부나 제주도가 따라야할 의무는 없다. 법적으로는 국책사업이기 때문에 국토부가 쭉 가고 있는데 공론조사 결과 제주도의 의견이 그렇지 않다면 충분히 참조해서 선회하지 않겠느냐"며 정책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원희룡 지사 페북
원희룡 지사 페북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오후 6시20분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칭 대통령 심복들과 버르장머리 없는 도지사'라는 글을 올렸다.

원희룡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에서 제주 제2공항을 질문한 것은 제주의 문재인팬클럽 대표였다"며 "문팬 대표가 제2공항 공론조사를 집어서 질문했는데 대통령은 공항의 필요성과 함께 제주도민이 이미 제2공항을 선택했다고 답변했고, 공론조사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원 지사는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는 대통령이 직접 한 것이여서 국민이 그냥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 아닌가"라며 "그런데 대통령 진의를 해석하고 끼어드는 사람들이 있다"고 송 위원장을 겨냥했다.

원 지사는 "반대단체들은 자신들의 희망대로 해석하는 것은 그렇다고 치자. 대통령 직속 위원회라는 것을 매번 힘주어 강조하는 균형발전위원장이 갑자기 제주에 나타나서는 도의회 의장과 만나는 공개자리에서 대통령의 발언의 뜻은 이렇고, 저런 것이라고 해석을 내렸다"며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서 짧지 않게 한 이야기를 왜 다른 사람이 해석해야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원 지사는 "대통령이 그 뜻을 해석해주라고 신복을 제주에 보냈다는 말인가? 공항 업무의 책임자인 국토부장관을 제쳐놓고 대통령의 진의를 따르 주장하는 자칭 심복은 비선실세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원 지사는 "대통령은 주무장관에게 주는 지침과 다른 비밀 밀지를 업무와 관련이 없는 사람을 통해 일선지역의 국민들에게 내려보낸다는 것인가"라며 "진정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소통과 국정운영이 이런 방식인가"라며 대통령까지 비판했다.

원 지사는 "도지사가 언론과 토론회에서 한 이야기를 버르장머리 없다고 하는 것이 대통령 주변 사람들이 실제 모습인가"라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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