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부모가 될건가? 부모가 행복해야 자녀도 행복해”
“드론 부모가 될건가? 부모가 행복해야 자녀도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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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아카데미] 고병헌 성공회대 교육대학원장 "부모, 당신은 행복한가요?"

 

자기 자신을 공감할 줄 아는 부모가 자녀도 공감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부모가 행복해야 자녀도 행복할 수 있다. 그래서 부모는 스스로에게 늘 질문을 던져야 한다. '나는 행복한가?' 라고.  

제주도교육청이 주최하고 [제주의소리]가 주관하는 ‘2019 부모아카데미’의 일환인 ‘부모와 자녀가 함께 행복한 우리 가족 책으로 말해요’ 프로그램 공식일정이 지난 10월 마무리된 가운데, 18일 오후 6시20분부터 제주시 오름중학교 시청각실에서 마지막 강의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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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제주시 오름중학교 시청각실에서 고병헌 성공회대 교육대학원장이 ‘2019부모아카데미’ 마지막 강의를 진행했다. ⓒ제주의소리

이날 고병헌 성공회대 교육대학원장은 ‘부모, 당신은 행복한가요? - 줏대있는 부모가 되기’를 주제로 강연했다.

미국에서 교육학 석사를 취득한 뒤 고려대학교에서 교육철학 및 교육사 박사 과정을 밟은 고 원장은 ‘행복’을 핵심에 둔 교육에 열정을 쏟아왔다.

현재 대안교육, 평화교육, 시민교육, 평생교육 분야에서 저술과 강연, 프로젝트를 이어가며 저서로는 ‘평화교육사상’, ‘교사, 대안의 길을 묻다(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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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제주시 오름중학교 시청각실에서 고병헌 성공회대 교육대학원장이 진행한 ‘2019부모아카데미’ 마지막 강의를 청취하는 수강생들의 모습. ⓒ제주의소리

고 원장은 각종 지표에서 높은 행복도를 나타내는 덴마크 교육과 우리나라 현실을 비교했다.

덴마크에서 ‘컬링 부모’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컬링은 원하는 곳으로 돌을 보내기 위해 브룸으로 돌의 속도와 방향을 조절, 높은 점수를 얻는 방식의 경기다.
 
부모(브룸)가 자녀(돌) 교육에 깊숙이 관여해 아이들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대로 교육하고 싶은 부모를 부정적으로 ‘컬링부모’라 부른다는 얘기다.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 ‘헬리콥터 부모’, ‘드론 부모’와 비슷한 의미다. 
 
브룸으로 아무리 속도와 방향을 조절해도 돌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는데, 헬리콥터와 드론은 정해진 장소에서 이륙하고 착륙하는 차이다. 그나마 덴마크는 자녀의 의견을 존중해준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고 원장은 “덴마크 단어 HYGGE(휘게)는 영어로 표현하면 Well-being(웰빙)이다. 웰빙을 우리나라 말로 ‘잘 산다’고 해석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잘 산다’는 의미는 다소 오염됐다”고 지적했다.
 
고 원장은 “대부분의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너 그렇게 해서 잘 살수 있겠어’라는 취지의 말을 자주한다. 너무 자주 사용되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잘 산다’는 의미는 ‘돈을 많이 번다’는 의미로 변질됐다. 그래서 덴마크어 휘게는 우리나라 말로 ‘행복한 삶’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학교를 방문한 덴마크 교육자들이 깜짝 놀란 이유가 있다. 바로 학교 중앙현관에 있는 다양한 트로피와 상장 때문이다. 덴마크 교육자들이 ‘교육적 의미가 있느냐’고 물었을 때 우리나라 교육자들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선배, 후배, 친구들의 상장과 트로피 전시는 되레 학생들의 자존감을 떨어트릴 수 있어 정서에 좋지 않다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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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제주시 오름중학교 시청각실에서 고병헌 성공회대 교육대학원장이 ‘2019부모아카데미’ 마지막 강의를 진행했다. ⓒ제주의소리

고 원장은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인 모습이라서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덴마크 교육자들에게는 당혹스러운 모습이었던 것”이라며 “우리나라 보편적 교육은 지식 교육에 집중돼 있다. 지식 교육이 아니라 사람 교육이 더 중요한 시대”라고 했다.

고 원장은 “부모들도 마찬가지다. 자녀들의 완벽함을 추구하면 안된다.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공감이다. 부모들은 ‘내가 고생해서 아이들을 행복하게 키우자’라는 생각을 갖지만, 이것은 공감이 아니라 감정 노동일 뿐이다. 자기 자신을 공감할 줄 아는 부모가 자녀도 공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이더라도 가장 중요한 교육은 인문학이라고도 역설했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IT, BT, 등 최첨단 지식 교육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인문학(人文學)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느 시대에나 중요하게 평가될 것이라는 조언이 나왔다. 보편적인 교육을 통해 지식을 많이 갖춘 사람이 아니라 ‘사람다운 사람’을 양성해야 한다는 얘기다.

고 원장은 이와 관련 “인생은 나침반과 같다. 나침반은 올바른 방향을 향해 계속 흔들린다. 흔들리는 나침반은 우여곡절을 겪는 우리 인생과 같다. 아이들은 실패와 도전을 통해 성장하고, 지혜를 얻는다. 4차 산업혁명 등 앞으로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AI) 등 지식뿐만 아니라 인문학(人文學)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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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근 2019-12-19 14:34:25
4차 산업 사회에서 많은 지식을 쌓는 것은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무리 많은 지식을 쌓은 사람도 컴퓨터보다는 모를 것이다. 교육에서 필요한 것은 지혜를 키우고 인성을 길러 올바로 판단하고 다른 사람들하고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문제 중 중요한 것으로 소위 공부를 많이 한 분들이 판단력이 모자라고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능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요즈음 문제가 되고 있는 분들을 보면 한결같이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이다. 결국 지식을 많이 가지고 있는 분들이 그 지식을 옳지 않은 일에 쓴다는 것이 문제다.
220.***.***.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