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에 이어 올 12월에도 눈이 내리지 않으면서 17년 만에 눈 없는 한해로 기록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사용 못한 제설제도 해를 넘기게 됐다.

제주도는 27일 오전 4시 제설장비 4대를 동원해 눈이 쌓인 5.16도로와 1100도로 양방향에서 제설 작업을 진행했다.

차량 1대당 염화칼슘 3톤, 소금 6톤을 도로에 부려 눈을 녹였다. 이날 투입된 제설제는 염화칼슘 12톤, 소금 24톤이다.

산간에 일부 눈이 내렸지만 제주지방기상청 공식 적설량은 여전히 ‘0’이다. 기상 통계상 지정된 기상관서에 적설량이 기록돼야 한다. 첫 눈 역시 기상관서에서 기상관측이 이뤄져야 한다.

지난 겨울 제주는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눈은 내렸지만 공식 적설량은 역시 ‘0’ 이었다. 2018년 12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최심신적설량 값은 기록되지 않았다.

이달에도 눈이 내리지 않으면 제주는 올 한해(2019년1~12월) 눈이 없는 해로 기록된다. 연중 단 하루도 적설량이 기록되지 않은 해는 2002년 이후 17년 만이다.

2017년 겨울 폭설을 경험한 제주도는 지난 겨울 염화칼슘과 소금 등 제설제 3996t을 비축해 뒀다. 반면 사라진 눈 소식에 제설작업은 산간을 중심으로 단 17일에 그쳤다.

결국 3000t에 가까운 눈이 남아 1년 가까이 저장창고에 보관해 왔다. 올 겨울에는 염화칼슘 941t, 소금 3426t 등 비축물량을 4367t으로 늘렸다. 모래도 570루베(㎥)나 쌓아뒀다.

제설장비도 113대가 대기 중이다. 현장 투입장비 29대와 살포기 등 부수장비 84대도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출동 준비를 하고 있다.

기상청은 고도 5km 이상의 한대제트가 북쪽으로 흐르고 1.5km 이하 한반도 주변으로 고기압이 자리 잡으면서 북쪽 한기가 남하하지 못하는 상황을 눈 없는 겨울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기압골의 영향으로 제주는 12월 내내 기온이 높고 눈 대신 비가 내리고 있다. 연말까지 눈이 내리지 않으면 1958년 이후 61년 만에 눈 없는 12월이 된다.

기상청은 “1월 중순까지 북쪽의 찬 공기가 강하게 남하할 가능성을 여전히 낮다”며 “이 여파로 연초에도 기온은 평년을 웃도는 날이 많지만 중순에는 눈이 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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