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가족모임회장 문 모씨 “가슴으로 낳아도 행복해요”
5월11일 ‘입양의 날’ 맞아 홍보캠페인 직접 나서

▲ 5월11일 입양의 날을 맞아 국내입양전문기관인 제주홍익아동복지센터는 이날 오후2시30분부터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입양홍보캠페인을 벌였다. 제주도에는 지난 84년부터 입양가족이 생기면서 올해까지 약 300가구에서 입양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이날 행사장 전경으로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계없음.

“가슴으로 낳았으니 내 자식이죠. 저 녀석들 눈망울을 보세요. 티없이 맑은 우리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저절로 행복해질 수밖에 없어요”

제주입양가족사랑모임 회장을 맡고 있는 문 모(51.여)씨가 일곱 살짜리 아들 녀석과 3살짜리 딸애를 양손에 붙잡고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11일 열리고 있는 ‘입양의 날’ 행사장을 찾았다. 문 씨는 남매를 모두 입양했고, 그 인연으로 현재 입양가족 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처음엔 입양할 생각까진 없었어요. 그냥 나이도 들고 해서 시설에 자원봉사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막연하게 홍익보육원을 찾아간 것이 입양하게 된 동기죠.”

문 씨는 이미 결혼해서 남편과 삼남매를 기르고 있다.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막내가 벌써 스물다섯 살인데, 3년 전 우연히 방송에서 해외입양사례를 보고 가슴이 너무 아파 시설에서 자원봉사라도 해야겠다고 마음을 낸 것이 입양의 동기가 됐다고 설명한다.

수소문 끝에 제주시 삼양동에 위치한 홍익보육원을 찾아간 3년 전 어느 날. 그곳에서 밝게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고 자원봉사가 아니라 이 아이들에게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만들어주고 싶어졌단다.

문 씨는 그날을 이렇게 기억한다. “무작정 전화번호부를 찾아보고 보육원을 찾아가 아이들과 마주해보니 내가 기르고 싶고 내가 이 녀석들을 품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해 졌어요”라며 “가족들과 상의 끝에 일곱 살짜리 아들은 3년 전에, 3살짜리 딸은 태어난 지 한 달 반 만에 데리고 왔어요”라고 말한다.

이제 오남매를 기르고 있는 셈이다. 문 씨는 ‘선택’이라는 표현이 너무 잔인하다며 형편만 된다면 더 입양하고 싶다고 말한다.

가족들과 상의해 결정한 입양이지만 가족들이 적극 권한 것은 아니었다. 처음엔 만류하고 걱정하던 남편이 지금은 아이들을 “우리 보물들”이라고 부를 만큼 사랑이 지극하다고 문 씨는 말한다. 왜 늙어서 고생이냐고 말리던 친정어머니까지도 이젠 하루라도 이 녀석들 목소리를 안 들으면 안달이 나서 견딜 수 없어 한다니 곁에서 보기에도 문 씨의 가정이 너무 행복해 보인다.

문 씨는 5월 11일 홍익보육센터가 주최해 시청 어울림 마당에서 열린 입양의 날 홍보캠페인 행사장에서 시민들에게 입양을 직접 권했다. 문 씨는“집에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아요. 다 얘들 덕분이에요”라며 “입양시설에 가보면 너무너무 시설 환경이 좋지만 한 가지가 없어요. 그건 바로 ‘가정’이에요.”라며 주변에 입양할 것을 적극 권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