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심국제중고교-민족사관고등학교'의 교육 현장속으로

제주국제자유도시 특별법에 따라 오는 2009년 3월 설립 예정인 제주국제고등학교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당초 도교육청이 공립으로 국제고를 설립한다고 밝혔지만 최근 우수교사 확보와 재정문제 등으로 사립으로 설립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도교육청은 사업비 300억원을 들여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산 76번지 일원(163,731㎡)에 제주국제고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도교육청은 자체재원 21억원으로 부지매입과 교재교구 구입을, BTL 사업을 추진해 건축비 279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교육청의 이런 계획에도 불구, 설립 예정인 국제고가 ‘외고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공립이 아닌 사립으로 설립돼야 한다’ 등의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경기도 가평 청심국제중고교를 방문했던 교육의원들도 우수교사 확보 등의 이유로 국제고는 관에서 만들면 안 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과연 제주도에 어떤 국제고등학교에 설립되어야 할지 청심국제중고등학교와 민족사관고등학교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청심국제중고등학교
# “국제고의 모델이 되겠다”…청심국제중고교

지난해 3월 국제인재 양성을 목표로 통일교 재단인 학교법인 청심학원에 의해 설립된 청심국제중고등학교.

개교 2년째를 맞이하고 있는 청심국제중고교는 “국제고의 모델이 되겠다”는 이종효 교장의 포부처럼 올해 중학교 입학 경쟁률을 53대1를 기록하며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다.

이곳 청심국제중고교에는 학급당 25명씩 총 392명의 학생이 재학중이다. 학생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하며 학비는 학생 1인당 기숙사비를 포함해 1000만원 정도.

그러나 교재구입비와 방과후 수업을 수강할 경우 비용은 추가돼 수강 여부에 따라 학비가 다르다.

▲ 고등학교 1학년 영어수업 시간 모습
지난해 청심학원은 재단 전입금 40억원을 투자해 학생 1인당 2000만원을 지원하는 등 학생들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수업은 국어, 국사를 제외한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며, 교재 역시 외국 원서를 사용한다. 교사는 모두 석박사 출신으로 이들은 일반 학교 교사 월급의 1.5배를 받으며, 주택자금 지원과 안식년제 등 을 실시하고 있다.

학생들은 모두 아침에 태권도를 하며 매주 2시간씩 외부강사로부터 악기 레슨도 받는다. 또 미국 대학 진학을 위한 SAT와 미국대학의 학점을 미리 이수하는 AP(Advance Placement)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당초 외고에 진학 하려다 청심 국제고로 진학한 김혜진(17)양은 “영어로 수업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국제고에 진학하게 됐다”면서 “재단에서 지원도 잘해주고 교과서도 영어로 되어 있어서 어려운 점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 양은 “영어를 잘 못하는 학생들은 못 알아들을 수도 있지만 선생님들이 잘 설명해 준다. 학비는 다른 곳 보다 비싸긴 하지만 재단에서 지원을 잘해주기 때문에 학비문제가 후회되거나 그러지 않다”고 말했다.

▲ 강원도 횡성 민족사관고등학교
# 영재교육의 산실! 민족사관고등학교

“앞으로 25년 후에는 영어 사용자수가 지금의 3배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세계가 점차 영어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저희 혼자 주체성을 운운하며 영어공용화에 반대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입니다”

팽팽한 교실 분위기. 영어공용화에 대한 이야기로 교실 안이 뜨겁다. 민족사관고등학교의 1학년 국어수업 현장이다. 학생들은 각자 노트북을 준비해 찬성측과 반대측으로 나눠 '영어 공용화'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민사고는 지난 96년 설립된 후 국내 영재교육의 산실로 통하고 있는 학교이다. 자립형사립고인 민사고는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으로 인해 국제고의 커리큘럼보다 자유롭고 많은 선택과목이 운영된다. 외국고교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쉽다고.

▲ 국어 수업시간 '영어 공용화'에 대해 토론 중인 민사고 1학년 학생들
이곳 학교에는 총 433명. 모든 학생들이 기숙사 생활을 하며 이들은 기숙사비를 포함해 1년에 1500만원의 학비를 지출한다.

민사고의 수업이 영어로 진행된다는 속설과 달리 수업은 교사의 재량에 따라 영어로 진행 했을 때 더 효과적이라 판단된다면 영어로 진행을 한다.

학교측은 민사고가 대학입시위주의 수업이 아닌 학생들이 원하는 공부 할 수 있도록 ‘방목’한다고. 이미 아이들은 지식적인 면에서 충분히 월등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새로운 것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는 것이 학교의 입장이다. 

민족계열 2학년에 재학중인 김수민 학생은 “과학고의 경우는 수학이나 과학을 중점적으로 공부하지만 민사고는 모든 과목을 통합적으로 심도 있게 공부할 수 있어 입학하게 됐다”면서 “비슷한 수준의 친구들과 자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줘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민족사관학교 오른쪽 입구에는 ‘본교 출신 노벨상 수상자의 동상’이라고 적힌 15개의 좌대는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학교관계자는 “학생들에게 비전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이 좌대에 동상들이 세워지려면 100년 정도는 걸릴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 민사고 입구에 있는 15개의 좌대
▲ 민사고 기숙사 전경
▲ 청심국제중학교 수업시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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