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고가 성공적으로 설립되기 위해서는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우수교사 확보와 탄탄한 재정 능력이 중요하다”

경기도 청심국제중고교의 이종효 교장과 자립형사립고인 민족사관학교 이돈희 교장이 한 말이다.

두 교장은 제주국제고 설립에 가장 중요한 것으로 ‘우수교사 확보’를 꼽았다. 이들 학교가 교사들에게 지급하는 인건비는 일반학교의 1.5배 수준, 거기다 각종 인센티브 등으로 혜택을 주고 있다. 

▲ 이종효 교장
청심국제중고교 이종효 교장은 "학교를 운영하는 데 가장 힘들고 어려운 것은 뛰어난 학생들을 지도할 만한 교사가 부족한 것이다. 전공과목을 영어로 강의할 수 있는 실력이 있어야 되는데 그럴 만한 교사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교장은 이어 "전 수업시간을 영어로 진행하는 것이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전문인도 어려운 것을 교사가 하려고 하니 참 힘들다"고 토로했다.

민족사관고등학교의 이돈희 교장 역시 “우수한 학생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수교사를 확보하는 것이다. 우수교사를 확보하기 위한 정책적 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의 재정문제에 관해서도 교육은 곧 ‘투자’와 직결된다고 보았다.

▲ 이돈희 교장
민사고 이돈희 교장은 "지금 이 학교는 재정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상태에 있다. 학교운영 체제 자체가 굉장히 고비용 체제이다. 학생 수를 늘리면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그러면 지금처럼 교육성과를 올릴 수 없다. 430여명의 학생들을 가지고 학교를 운영하는데 1년 결손 재정이 20억 가까이 된다"고 토로했다.

이 교장은 제주국제고 설립에 대해 "국립이나 공립으로 설립될 경우 일반 국공립 학교보다 학교재원 지정을 달리해야 한다. 사립으로 한다면, 적어도 그 학교운영의 2~30%정도의 전입금을 부담해줄 수 있어야 운영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조언했다.

# 국제고 설립 어떻게? 양성언 교육감 “모든 가능성 열어 놓고 있다”

지난 4월 제주국제고 설립 관계로 경기도 가평 청심국제중고교를 방문했던 교육의원들은 “‘별천지’가 따로 없었다”고 표현했다. 재단에서 학생들에게 어마어마한 금액을 투자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는 것이다.

고점유 의원은 “국제고가 공립으로 설립됐을 경우 교사들의 인건비 지급 문제와 별도의 강사료 문제 등 많은 제약이 따른다. 제주국제고는 사기업에 설립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의견에 대해 양성언 교육감은 “굳이 사립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면서 “현재 국립, 공립, 사립 모두 열어 놓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양 교육감은 “오는 6월말에서 7월초 국제고 설립에 관한 연구 검토안이 나올 예정이다. 검토안이 나온 후 3개안에 대한 결정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11일 제주를 방문한 김신일 교육부총리는 제주국제고가 국립으로 설립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 부총리는 "정부가 국립 초중고를 설치하는 것은 굉장히 특별한 경우에만 하는 것"이라며 "초중고는 지역교육청에서 다 설립인가를 하고 운영하고 있다. 기본은 지방교육청이 설립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 기본원칙"이라고 밝혀 사실상 국립 국제고 설립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09년 설립 예정인 제주국제고. 국제자유도시의 위상에 걸맞는 제주국제고등학교의 설립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