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대구에서 제주를 오가는 항공편 운항의 일시 중단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한지 하루 만에 철회하는 촌극이 빚어졌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21일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코로나19 확산을 방지를 이유로 제주~대구 항공기 운항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거나, 최소화할 것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

24일부터 코로나19 상황 종식 시까지 제주 출·도착 항공기에서 코로나19 예방 수칙과 신고 정보를 담은 기내 방송을 실시할 것을 모든 항공사에 요청하기도 했다.

제주도의 건의와 별도로 제주항공은 24일 오후 제주발 대구행 항공편부터 29일까지 엿새간 두 도시를 오가는 항공편 운항을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현재 제주~대구 노선을 운항중인 항공사는 제주항공을 포함해 대한항공, 아시나아항공,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모두 5곳이다.

제주도의 공식적인 항공기 운항 중단 요청 소식이 전해지자, 대구와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불만 여론이 들끓었다.

논란이 불거지자 원 지사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구시민 여러분의 마음을 다치게 해드린 것 같아 죄송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하루 만에 말을 바꿨다.

원 지사는 “긴장 상태에서 진행된 회의와 실무부서의 조치를 제가 미처 깊이 살피지 못했다. 이는 그 누구도 아닌 제가 제대로 챙기지 못한 것”이라고 철회 의사를 밝혔다.

이어 “가장 큰 어려움에 처한 대구 시민에게 더한 아픔을 드린 것 같아 안타깝고 송구한 마음이다. 제주도민과 함께 대구시민을 응원한다.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중환 제주도 도민안전실장은 22일 해당 조치에 대해 “제주~대구 항공기 일시 운항 중단은 무리한 측면이 있지만 코로나19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며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반면 하루 만인 23일 오전 브리핑에서는 “원 지사가 (페이스북에서)언급한 내용이 맞다. 항공기 운항 중단 건의는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치권 일각에선 대구ㆍ경북을 핵심 기반으로한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이 지역 주민이동권을 제한하는 항공기 운항 중단을 건의했다가 당과 TK지역 주민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면서 건의 철회와 사과까지하는 촌극을 빚었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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