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마을단위 행사까지 통제-공공시설도 사용금지...관광업계 예약취소 시작 ‘다음주 고비’

 코로나19 여파로 제주도가 사상 초유의 모든 행사 중단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방자치단체가 마을단위 행사까지 중단을 지시하면서 봄까지 지역 경제의 찬바람이 몰아칠 전망이다.

제주도는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각종 행사운영 관련 제3차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도내 모든 행사를 일시 중단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결정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1일 발표한 도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따른 비상사태 선포의 후속조치다. 앞서 제주도는 행정과 민간단체 행사 자제를 요청해 왔다. 

제주도는 우선 행정기관 주관행사를 당분간 연기하거나 취소하기로 했다. 외부인이 참여하는 각종 회의와 설명회, 보고회, 축제, 공연, 교육, 훈련, 시험도 전부 연기 또는 취소한다.

마을행사 등 민간단체 주관 행사는 행정기관 주관 행사에 준해 연기나 취소하라고 지시했다. 개최가 불가피할 경우 규모를 최소화하고 관련 부서와 사전에 방역대책을 수립하도록 했다.

제주도는 더 나아가 민간단체 행사 개최시 도‧행정시‧읍면동 청사, 체육관, 문화센터 등 공공건물 사용도 전면 금지했다.

대형 축제도 줄줄이 취소되면서 관광객 유치는 물론 해당 지역 경제에도 비상이 걸렸다. 

제주시는 3월12일부터 15일까지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 일대에서 진행하려던 제23회 2020 들불축제를 취소하기로 했다.

1997년부터 시작된 들불축제는 올해가 23번째 행사였다. 제주 옛 목축문화인 방애와 정월대보름 소원 빌기 의례 등을 계승해 연간 30여만명이 찾는 제주 최대 관광축제 중 하나다.

서귀포시도 3월28일부터 29일까지 제주월드컵경기장 일원에서 진행하려던 서귀포 유채꽃국제걷기대회도 전격 취소하기로 했다. 이 행사에는 해마다 8000여명이 참가해 왔다.

4월9일부터 12일까지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조랑말 체험공원 일대에서 열릴 예정인 제38회 제주유체꽃축제도 마을회와 협의해 내일(24일) 중 취소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도내 코로나 2차 확진자가 발표된 22일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2만4494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만1074명과 비교해 40.4%나 감소했다. 

주말임에도 평일인 21일 2만9137명과 비교해 7.7%나 줄었다. 전체 96.9%를 차지한 내국인까지 하락세로 돌아섰다. 외국인 관광객의 절대다수인 중국인 입국자는 단 9명에 그쳤다.

2월4일 이후 제주 관광객은 내국인 43만1499명과 외국인 1만6947명을 포함해 총 44만8446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3만5826명과 비교해 39.0%가 줄어든 수치다.

관광업계는 주말이 지난 내일(24일)부터 코로나 확산에 따른 내국인 관광객 감소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중문관광단지 내 호텔의 경우 주말 투숙객은 대부분 예정대로 입실했지만 내일이후 예약 건에 대해서는 예약 취소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모 호텔 관계자는 “2월 중 투숙률이 지난해 70%에서 올해는 29%로 곤두박질 쳐 졌다”며 “다음주 예약 취소가 현실화 되면 봄까지 여파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