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도정 책임자들 주체성 상실 '위험수위' 비판

제주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해 도의 일방적인 로드맵 발표, 여론조사를 통한 의견수렴, 국방부와의 양해각서(안) 발견 등 연일 새로운 문제들이 불거져 나오면서 갈수록 갈등이 심화되고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이에 대해 제주경실련은 14일 성명을 통해 "제주를 대표하는 김태환 도지사와 도의회 위원들의 주체성이 위험수위에 도달했다"고 지적한 후 "이러다 모든 것을 내줄 판"이라고 우려했다.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김태환 지사 로드맵 발표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 공군기지 협상 문건 공개 ▲제주도와 국방부의 해군기지 관련 양해각서(안) 발견 ▲도의회의 양해각서 백지화 등 "제주군사기지와 관련한 문제들이 불거져 나올 때마다 제주의 책임자들은 숱한 말 바꾸기를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제주경실련은 "이런 일련의 과정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도의회, 국방부의 3각 관계에서 이뤄진 일들"이라며 "제주의 미래가 걸린 중차대한 일들을 도민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자신들 멋대로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엉터리 같은 일들은 제주를 대표하고 있는 김태환 도지사와 도의회 의원들의 주체성 상실 때문에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제주 것을 제대로 지키려는 뚜렷한 목적의식은 없고 국방부의 요구대로 쫓아다니는 줏대없는 맹물이나 다름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러한 책임자들에게 무슨 협상력이 나올 수 있으며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냐"며 "그런 도지사, 도의원들이 제주를 대표하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걱정스러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제주경실련은 "실제 주체성이 상실된 사람들은 상대방에게 끔찍한 일을 저질러 놓고도 되레 뻔뻔함을 보인다"며 "특히 책임자들의 주체성 상실이야말로 큰 위험을 낳는다"고 말했다.

제주경실련은 "현재 제주도의 책임자들은 도민 여론 동정을 살피며 국방부의 요구만을 따라가는 무책임의 극치"라며 "이런 지도자들이 제주를 지키고 있다는 것이 가슴 아플 뿐"이라고 통탄했다.

이어 "최근 없던 일로 한 양해각서 내용을 보더라도 제주도의 요구사항은 보이지 않고 국방부의 일방적인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며 "이에 제주의 최대 현안사항이며 엄청난 갈등으로 치닫고 있는 해군기지 제주 유치와 관련해 이행해야 할 5가지를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제주경실련은 "▲제주 책임자들은 주체의식을 확고히 가져라 ▲도의원들의 단합된 힘을 보여라 ▲정부를 대등한 입장에서의 협상테이블에 앉혀라 ▲여론조사 내용을 당장 폐기하라 ▲양해각서에 해.공군기지의 성격, 규모 등을 분명히 명시하라"고 촉구했다.

제주경실련은 "지금 제주는 스스로 걸어가는 능력을 상실한 채 누군가에 의해 끌려가고 있다"며 "남의 요구에 의해, 남의 이목을 위해, 다른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전전긍긍하지 말고 지혜를 발휘해 현실앞에 놓인 해군기지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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