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기획/내가 국회의원이 된다면] (14) 4·3특별법 개정안, 21대 국회에는 반드시 통과되길

선거의 주인공은 유권자입니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유튜브 채널 ‘제리뉴스’가 2020년 4월15일 총선을 앞두고 유권자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다양한 유권자들에게 ‘내가 국회의원이 된다면?’을 물어봤습니다. 어떤 바람들이 있을까요? 우리가 내는 당당한 목소리가 유권자 중심, 정책 중심 선거의 실마리가 될 것입니다. 제리뉴스 영상을 통해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4.15 총선 출마자들이 공통적으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가 '4·3의 완전한 해결'입니다. 아픈 역사 해결의 단초를 제공할 제주4.3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하 4·3특별법) 전부개정안이 2017년 발의됐지만 기대했던 20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여야 간에는 "미래통합당이 말로는 해주겠다고 했지만 실제로 비협조하면서 처리하지 못했다", "제주 국회의원 3석을 독식한 민주당은 과연 무엇을 했냐"며 서로에게 책임을 묻는 공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제주4.3특별법 개정 무산? 與 “야당이 발목” vs 野 “여당이 무능”

4·3특별법 개정안에는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배상 근거를 명확히 하고, 불법 군사재판 무효화와 명예회복, 트라우마센터 건립과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 시행, 추가 진상조사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7000여명의 유족을 인터뷰한 4·3 최고 전문가 김종민 전 국무총리 소속 4·3중앙위원회 전문위원은 "아픈역사의 모범적인 순서는 진상규명이 처음이다. 진상규명 없이 그냥 돈으로 보상하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진상규명의 결과를 토대로 명예를 회복하고 그 다음 해야할 것이 피해보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제주4·3의 경우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진상조사보고서가 나왔고, 故 노무현 대통령이 유족들에게 사과를 했습니다. 이제 온당한 피해배상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 근거가 4·3특별법 개정안에 담겨있는 겁니다.

4·3특별법 개정안의 또 다른 중요한 내용은 군법회의 무효화 조항입니다. 국가기록원에서 발견된 수형인 명부에 따르면 4.3 당시 2530명의 제주도민이 징역형을 선고받고 전국 각지 형무소로 끌려갔는데, 6.25전쟁이 발발하면서 대부분 집단학살됐습니다. 당시 군법회의는 제대로 된 절차도 없는 엉터리 재판이었습니다.

가까스로 살아남아 숨죽여 살았던 18명의 생존수형인은 70년만에 법원에 재심 청구를 했고, 2019년 1월 17일 '공소기각' 판결이 나왔습니다. 당시 국가차원의 공소제기가 잘못됐다는 의미로 사실상 무죄로 해석할 수 있는 역사적인 판결입니다.

문제는 이 18명 말고 살아돌아오지 못한 나머지 수형인들은 여전히 역사속에 죄인으로 남아있다는 겁니다.

김 전문위원은 "2530명 대부분이 6.25전쟁 때 학살을 당했는데, 구사일생으로 살아돌아온 열여덟분은 무죄이고 나머지 분들은 여전히 유죄로 남게되는 커다란 불합리가 발생하게 된다"며 "개별적인 소송이 아니라 법을 통해서 군법회의 자체를 무효화시키자는 내용이 4·3특별법 개정안의 무군법회의 무효화 조항"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족들은 심정은 절실합니다.

송승문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은 "가족들에게 혹시나 피해가 갈까 어디서 말하지도 못하고 70여년을 한맺힘으로 살아온 유족들이 남아있다"며 "21대 국회에서는 4·3특별법이 꼭 임기내에 통과될 수 있도록 간곡하게 부탁을 드린다"고 말했습니다.

김광우 행방불명인유족협의회장도 "비극적인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고, 돌아가신 영혼들이 편히 잠들 수 있도록 4·3특별법이 정말 개정돼서 유족들의 한을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간절한 바람을 전했습니다.

제주도민들은 정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20대 국회에서 4·3특별법 개정의 염원이 무산되는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다시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일, 4.15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들이 무겁게 받아들어야 할 과제입니다.

※ [제주의소리]의 유튜브 채널 제리뉴스(youtube.com/제리뉴스)는 ‘제’라지게 ‘리’얼한 뉴스부터 제주의 다양한 소식을 ‘젤리’처럼 말랑말랑한 영상으로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제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친절한 안내서를 꿈꿉니다. 제주의 이슈를 쉽게 설명하는 ‘제주이슈빨리감기’와 제주의 숨은 보석을 소개하는 ‘제주아지트’, 2020년 총선 유권자 프로젝트 ‘내가 국회의원이 된다면’으로 채워집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