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국방부 속기록 공개...탐색부대로 명칭만 바꿔
공군기지와 부대 규모·예산 똑같아...도민 '속이기' 드러나

지난 8일 국방부와 공군이 제주에 추진하려는 '남부탐색구조부대'가  전투기 1개 대대와 지원기 1개 대대를 수용할 사실상 공군전략기지임을 폭로했던 민주노동당 대통령 예비후보인 노회찬 국회의원이 21일 2차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국방부의 회의자료와 속기록 내용까지 공개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노 의원은 진실규명 없이 도지사 독단으로 결정된 제주해군기지 유치결정도 원점에서 재논의 돼야 하고, 김태환 지사에게도 자신이 제안한 TV토론에 즉각 응하라고 촉구해 귀추가 주목된다.

노 의원은 이날 오전 9시20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 남부탐색구조부대의 '전투기 수용능력'은 꺼지지 않은 불"이라고 비유하며 "국방부의 주장대로 '남부탐색구조부대'가 실제로 '전투기 수용능력'을 포기한 부대라면 어떻게 예산과 부지규모, 시설규모가 하나도 바뀌지 않고 똑같을 수 있나?"면서 '06~10', '07~11', '08~12' 국방중기계획의 주요 내용을 비교설명한 자료를 공개했다. <아래 표 참고>

 민주노동당 대통령 예비후보인 노회찬 의원이 21일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 남부탐색구조부대의 전투기 배치 여부는 아직 꺼지지 않은 불씨와 같다며, 국방중기계획 작성을 위해 열리는 '정책기획분과위원회'와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의 속기록 내용등을 공개했다.

'전투기' 수용공간 포기했다면서 예산·부지·시설규모는 그대로, 왜?···의혹 점점 사실로

   
 
 
노 의원은 "이번 '07~11 국방중기계획' 작성을 위해 열리는 ‘정책기획분과위원회’와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의 회의자료와 속기록을 확인한 결과, 현재 공군이 추진하고 있는 ‘남부탐색구조부대’는 유사시 전투기 수용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신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국방부는 전투기 수용공간 확보계획을 2006년 7월에 이미 포기했고, 부대규모를 대폭 축소했다고 주장하지만 예산과 부대면적, 부대시설규모는 하나도 줄어들지 않았다."면서 "'04년 12월 작성한 '06~10 (국방중기)계획'과 지난해 작성된 '07~11 계획', '08~12 계획을 비교한 결과, 사업명칭 및 전투기 수용능력과 관련된 대목만 삭제했을 뿐, 나머지 내용은 그대로였다"며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실제로 노 의원이 이날 공개한 연도별 국방중기계획을 비교설명한 자료를 보면 사업명칭만 '제주공군기지'가 '남부탐색구조부대'로 바뀌었고,  '전투기 수용능력을 갖춘 부대'라는 대목만 삭제됐을 뿐, 예산규모, 부지규모, 활주로 규모, 유류시설, 부속시설 규모 등이 이상할 만치 동일했다.

 

<06~10 국방중기계획>(04.12월)

<07~11 국방중기계획(06.7월)

<08~12 국방중기계획>(작성중)

사업명칭

제주공군기지

남부탐색구조부대

부대규모

전투기 및 지원기(수송/헬기)

수용능력을 갖춘 부대

지원기(수송기/헬기) 수용능력을 갖춘

부대

예산

2542억 6900만원

2542억 6900만원

부지규모

60만 평

60만 평

활주로

1본

1본

유류시설규모

1식(306억원 규모)

1식(306억원 규모)

부속시설규모

119동

119동

*부지규모 60만평은 활주로 포함한 면적. 활주로를 제외할 경우 31만평임.

이에 노 의원은 "(국방부 주장대로) 실제로 전투기 수용능력을 포기한 부대라면 예산과 부지규모, 부대시설규모가 똑같을 수 없는 노릇"이라며 "이는 제주도민의 반발이 거세지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국방부가)거짓말을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전투기 삭제, 도민반발 무마용"···해·공군, '해군기지' 부정적 여론 우려로 치열한 논쟁벌여

노 의원은 또 "정책기획분과위원회와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의 회의자료 및 속기록을 살펴본 결과 국방부는 두가지 방안(방안①과 ②)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방안①은 공군이 주장하는 안으로서, 2011년부터 이 사업을 시작해 '07~11 국방중기계획'에 포함시키는 것이고, 방안②는 해군 등이 주장하는 안으로서 2012년부터 이 사업을 시작해 '08~12 국방중기계획'에서 다시 '제주공군기지' 사업을 포함하자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노 의원은 국방부가 정말 '전투기' 계획을 포기했다면 매우 지엽적인 사안(사업 시작시기와 관련, 2011년 사업시작하는 방안①과 2012년 시작하는 방안②)을 놓고 그토록 치열한 논쟁을 벌일 이유가 없음을 강하게 지적했다.

이와 관련, 노의원은 실제 속기록 내용을 공개 했다. 노의원은 "속기록을 보면 공군은 '공군기지 우선 확보 후 유사시에 가겠다'고 주장하고 있고, 해군 등은 '제주공군기지 필요성과 운용개념에 대해선 누구도 이의가 없지만, 여론과 주민 반발을 고려해야 한다" 면서 "제주 해군기지 건설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주 공군기지문제까지 불거지면 해군기지 건설마저 어려워진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 속기록 내용대로라면 국방부 등이 제주도민의 반발여론을 의식해 우선 제주해군기지를 먼저 관철시킨 이후에 즉시 제주공군기지를 추진하겠다는 부도덕한 계획임이 드러난 것이어서 향후 공군기지는 물론 제주도가 여론조사 결과를 명분으로 무리하게 추진한 해군기지 유치결정에 대한 철회 목소리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노 의원, "김 지사 '맞장 TV토론' 나와라"···국방부 해명과 주민투표 실시도 강력 촉구

노 의원은 "정말로 전투기 수용능력 계획을 포기했다면 왜 예산과 부지규모, 시설규모가 하나도 줄어들지 않았는지에 대해 국방부는 즉시 해명해야 한다"면서 "김태환 제주도지사도 지난 10일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저와 토론할 의향이 있음을 밝혔음으로 즉시 토론에 응해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압박했다.

노 의원은 "지난 12일 저는 김 지사에게 진실규명을 위한 '맞장 TV토론'을 제안했지만 이 제안에는 묵묵부답이더니, 14일 도의회의 발표유보 요청에도 불구하고 강정마을에 해군기지 유치결정 (여론조사 결과)을 허겁지겁 발표했다"고 비판하며 "이제라도 토론에 응해 진실이 무엇인지 가려내자"고 다시 한 번 제안했다.

노 의원은 끝으로 "제주군사기지 문제는 한점 의혹이 없도록 모든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면서 "그 진실을 제주도민이 충분히 공유한 후에 주민투표를 통해 결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결국 국방부가 그동안 도민 반발여론을 의식해 “제주도에 전투기대대를 배치할 계획이 없고, 또한 그럴 필요도 없다”고 항변해온 것이 이날 노 의원이 공개한 속기록 자료에 비춰 볼 때 '거짓'임이 드러난 셈이어서, 이에 대한 비난과 이런 사실을 숨긴채 도민 극소수 여론조사를 통해 결정한 해군기지 유치계획을 철회하라는 목소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노회찬 의원과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오늘 공개한 '정책기획분과위'와 '방위사업추진위' 두 위원회 속기록 내용이 모두 동일한가?
"그렇다. 서로 다른 위원회지만 두 위원회의 회의자료와 속기록 등을 확인할 결과, 결과적으로 국방부가 전투기배치를 계획해 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제주 공군기지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멀게는 1973년부터 추진돼 왔음이 각종 자료에서 확인되고 있다." 

- 현재 작성 중인 국방중기계획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있나?
"국방중기계획에는 제주에 해군기지와 공군기지 모두를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기지건설 문제를 무난하게 연찬륙하기 위해 우선 해군기지를 건설하고 나서 해군기지가 확정되면 2단계로 남부탐색구조부대에 따른 공군기지를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전투기 배치 부지를 확보하는 것이고, 3단계는 전투기 부대를 배치하는 것이다."

- 이런 문제라면 TV토론 대상이 제주도지사가 아니라 국방장관이라야 하지 않나?
"국방부가 추진하는 계획을 제주도지사가 받아들이려 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그런데 제주도가 국방부와 협의하는 사실을 아니라고 부인하면서 이에 대한 진실여부가 공방에 오른 것이다."

-부지규모와 관련해 공군탐색구조부대가 있는 청주공항 등 다른 곳 자료 비교했나?
"잘 알다시피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청주에 탐색구조부대가 있다. 청주공항은 기본이 군사공항이다. 민간항공기가 이착륙할 때 군 사정에 따라 조정되고 있다. 자세한 자료는 현재 확인 중에 있다."

- 전투기 부대 규모는?
"지난번 기자회견에서 제주에 들어오려는 전투기는 약 18~20대 규모라고 밝혔다. 이는 국방부로부터 직접 확인한 것이다. 최근 한 중앙언론사 기자로부터 들은 얘기로는 국방부가 이 취재기자에게 '08~12 국방중기계획에 전투기 부분이 들어있었던 것이 사실이나 노회찬 의원이 제주 전투기배치 계획을 공개하는 바람에 이를 삭제키로 했다'는 말을 전해들었다. 문제는 지금 빠진것이 끝난 것이 아니라 올해 빠지면 내년에 다시 들어갈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큰 문제다. "

-그럼 전투기는 상시 배치되나?
"유사시라는 것은 전쟁발발시 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를 포함한 제주 남방해역에서의 영토분쟁, 테러 등도 포함된다. 나는 당연히 특정시점에는 상주할 것으로 본다. 몇년도까지라고 정확히 말할 순 없지만 계획에는 일정 주둔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

-제주도의 입장과 달리 건교부는 제2공항 건설에 의지가 없어 보이는데?
"머지않아 제주공항이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나는 제주 제2공항이 필요하고 건설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건설교통부가 예산 문제로 제주신공항 건설에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이 문제를 제주자치도에 떠 넘기고 있기 때문에 문제다. 이 때문에 예산 문제로 제주도가 국방부와 일정하게 협의하게 됐고, 지금에 이르렀다고 본다. 결국 건교부 책임도 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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