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민예총, 신임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 인사 관련 성명서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8일 정책보좌관 출신 이승택 전 제주도시재생센터장을 신임 제주문화예술재단(이하 문예재단) 이사장으로 임명한 가운데, 제주민예총이 “전문성도 자질도 없는 낙하산 인사”라며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제주민예총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이번 문예재단 이사장에 이 전 센터장을 임명하는 것은 원희룡 지사 공약인 ‘문화예술섬 제주’라는 구호를 무색하게 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앞서 제주도는 지난 2월 첫 번째 재단 이사장 공모에서 '적격자 없음' 판단을 내리고, 4월 두 번째 공모를 진행했다. 제주도와 문예재단이 최초 입장과 다르게 임원추천위원회를 전원 교체하면서 까지 재공모를 추진하면서, 전 제주도 협치정책실장을 낸 원 지사 측근 K씨를 배려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초했다. K씨는 첫 번째 공모에 참여했지만 복수 후보에도 들지 못하고 탈락했다. 이승택 신임 이사장은 K씨와 함께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의 정책보좌관을 지냈다.

제주민예총은 “한 차례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 인사를 반려하고 재단 이사장 재공모라는 무리수를 둔 이유가 결국 낙하산 인사 때문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제주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생존이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제주문화예술재단은 예술인 복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소극적이었다”며 “이런 시기에 측근 인사를 재단 이사장으로 임명하는 처사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예술 창작의 열정을 가져온 문화예술인들을 무시하는 처사이자, 원희룡 도정의 문화예술 정책의 철학 부재를 드러내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제주민예총은 “가뜩이나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침체된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각종 문화예술 관련 예산을 축소하거나 전용하겠다는 도의 공공연한 입장마저 나오고 있다”며 “문화예술 지원을 확대하고 기존 정책의 획기적 변화를 시도해도 모자랄 판에 전문성도, 자질도 없는 인사를 오로지 지사 측근이라는 이유로 임명하는 처사는 그 자체로 반문화적인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제주민예총은 “문화예술보다는 측근이나 챙기는 원희룡 도정의 민낯 앞에서 지역문화예술인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다”며 “이번 재단 이사장 임명은 기회가 되면 대통령에 도전하겠다는 정치인 원희룡 지사의 그릇이 결국 측근 챙기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허황한 대권 욕심보다 ‘문화예술섬 제주’라는 스스로의 정책을 실현하는 일. 그 정책적 실천은 낙하산 이사장 임명 철회”라고 원 지사를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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