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21) conscience 양심

con·science [kάnʃəns/kɔ́n-] n. 양심(良心)
양심, 돌아다보멍 부치러움을 아는 것
(양심, 돌아다보며 부끄러움을 아는 것)

conscience는 con- “함께”와 sci “알다”의 결합이다. 이 sci 라는 어근에서 나온 낱말로는 science “과학”, omniscience “전지(全知)”, prescience “예지(豫知)”, nescience “무지(無知)” 등이 있다. conscience의 어원적 의미는 우선 자신의 행위가 도덕적인 의무에 적합한지의 여부를 '안다'는 것이고, 그것을 자기와 '함께', 타자와 '함께', (유신론자라면) 절대자와 '함께' 안다는 것이다. 따라서 conscience는 사물의 가치를 변별하고 자기의 행위에 대하여 옳고 그름과 선과 악의 판단을 내리는 도덕적 의식이 주관적(主觀的)으로만 흘러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뭐 눈에는 뭐 밖에 안 보인다.”라는 약간 상스러운 표현이 있다. 점잖게 말하자면, “우리는 보는 게 아니라 보고 싶은 대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인들의 baseball을 일본인들은 야구(野球)라고 하고 중국인들은 봉구(棒球)라고 하는 게 아니겠는가. 요즈음 여러 언론(journalism)의 기사들도 그와 다를 바 없다. 하나의 사건을 두고도 서로가 보고 싶은 대로 보고, 자기가 본 것만을 유일한 사실(fact)인 양, 진실(truth)인 양 내세운다. 그러니 여기저기서 양심이 넘쳐나고, 사람들의 입맛에만 맞으면 쉽게 유통·확산되는 가짜뉴스(fake news)가 넘쳐나는 것이다. 심지어 진영논리적(陣營論理的) 시각으로 보는 사실들마저 저마다 양심의 소리라고들 하니 국민은 답답하고 그 답답함을 넘어서서 암울한 것이다. 

Conscience may be inbred, but to grow it needs cultivation. 
(양심은 가지고 태어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정성껏 가꾸어야만 성장한다.)
                                                          - Charles Krauthammer -

어쩌면 양심이란 화초(花草)와 같고, 화초처럼 정성껏 가꾸어야만 성장하는 것인지 모른다. 가꾸는 것을 게을리 하면 이내 죽어버리거나 없어져버린다는 것이다. 여기서의 가꿈(cultivating)의 요체는 반성(reflection)과 부끄러움(shame)이다. 어떤 행위이든 그 행위를 돌아다보며 부끄러움을 느낄 줄 알아야 양심이 건강하게 자란다는 것이다. 오늘날 양심의 소리를 외치는 이들에게 그 옛날 탈무드(Talmud)가 전하는 말이다. “남의 입에서 나오는 말보다도 자기 입에서 나오는 말을 잘 들어야 한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김재원 교수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現)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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