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째 이어온 무기한 단식풀고 각 성당에 돌아가 본격 반대운동 나설것"
제주교구산하'평화섬수호특별위'설치키로...기독성직자단은 25일 단식'예고'

 지난 18일부터 7일째 이어온 천주교제주교구사제단의 평화의 섬 제주를 염원하는 단식기도회를 24일 저녁부터 중단됐다. 더욱 적극적인 해군기지 철회운동을 전개하기 위한 고육지책임을 사제단은 밝혔다. 이날 단식중단 결정 발표이후 단식에 참여했던 사제단이 기도를 바치고 있다.

제주도와 국방부의 제주해군기지 유치결정에 문제를 제기하고, 주민투표 실시를 요구하며 단식에 들어갔던 천주교제주교구사제단이 24일 단식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천주교제주교구사제단은 이날 단식중단 결정을 발표하면서 제주교구산하에 '평화의 섬 수호특별위원회'설치 계획을 밝히기도해 사제단이 향후 더욱 적극적인 해군기지유치 반대운동에 임할 것을 예고했다.

 단식중단 결정을 발표하고 있는 김창훈 제주교구 총대리신부
지난 18일 강우일 주교(천주교제주교구장)가 직접 집전하는 '평화의 섬 제주를 염원하는 시국미사'를 시작으로 제주교구 사제단 20여명이 7일째 무기한 단식을 이어왔다.

사제단은 24일 저녁 8시30분 가톨릭회관 2층 단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좀 더 적극적인 해군기지 유치결정 반대운동을 위해 단식을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김창훈 제주교구 총대리신부는 사제들을 대표해 "제주도 당국의 부당한 해군기지 제주 유치결정을 철회하도록 우리 천주교 제주교구사제단이 단식기도에 들어간 것은 제주도를 진정한 평화의 섬으로 보호하기 위한 충정에서 행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신부는 "처음에 천주교 제주교구장 강우일 베드로 주교님의 메시지를 비롯해 사제단의 기자간담회를 통해 해군기지 유치를 반대했으나, 제주도 당국이 해군기지 유치를 강행함으로써 물의를 빚었다"고 지적했다.

김 신부는 "이에 대해 도민들도 이렇다할 저항 움직임이 없어 우리 사제단이 평화기도회와 단식기도회를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단식기도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김 신부는 또 "그 이후 제주도의회는 행정사무조사권을 발동해 도지사의 부당한 결정을 바로잡기 위한 조사에 임했고,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단체들도 늘어나고 있어 이런 변화의 실마리로 우리 사제단의 단식기도가 그 기폭제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김 신부는 "이제 우리 사제단은 조용한 단식기도에 머무르기보단, 밖으로 나가 좀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새로운 운동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며 "먼저 도내 각 성당에서 참된 평화에 대한 교육과 기도의 운동을 꾸준히 펼쳐 나아감으로써 신자들과 도민들의 평화의식을 증진시키겠다"고 밝혔다.

   
 
 

김 신부는 "더 나아가 천주교 제주교구 산하에 제주도를 참된 평화의 섬, 자연이 잘 보호된 아름다운 고장으로 만들어 가기 위한 '평화의 섬 수호특별위원회'를 설치하겠다"며 "이와 같이 해군기지 제주유치를 저지함과 동시에 참된 평화의 섬을 실현하는 새로운 운동으로 전환하는 뜻에서 오늘부터 저희 사제단의 단식기도를 풀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끝으로 "그동안 우리 사제단의 단식기도회에 방문해 주시고 격려해주신 교회 내외의 모든 분들과 보도해주신 언론에도 감사드리고, 단식에 동참해주신 모든 신자들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한국사회 최후 양심의 보루로 평가받는 천주교사제단의 이번 7일간 단식기도에는 사제단을 위문하는 지역인사와 도민, 신자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을 만큼 이번 사제단의 단식기도에 도민사회의 큰  관심이 모아졌다.

한편, 천주교사제단에 이어 기도교 성직자들과 신자들로 구성된 '제주해군기지철회와 평화를 위한 그리스도인 모임'도 25일 제주시 노형동 '늘푸른교회'(이정훈 목사)에서 단식에 돌입할 것을 예고하고 있어 제주해군기지 유치철회운동이 더욱 확산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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