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관광개발 지분율 10%대로 끌어올려 2대 주주...참여자치연대 “도박 투자냐” 공개 질의

국민연금공단이 롯데관광개발의 주식을 꾸준히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적기관의 카지노 투자 소식에 시민사회단체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제주참여환경연대 등 전국 19개 시민사회단체들의 연대기구인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이하 참여자치연대)는 7일 국민연금공단에 롯데관광개발 투자와 관련한 공개질의서를 접수했다.

질의서에는 롯데관광개발에 연금을 지속적으로 투자한 이유, 자사운용 관계자들의 평가에 대한 동의 여부, 책임투자 원칙 위배, 카지노의 지역사회 영향 분석 여부 등의 내용이 담겼다.

기업공시를 보면 공단은 2019년 12월18일 롯데관광개발 주식보유를 6.35%에서 올해 2월21일 7.38%, 6월5일 8.41%로 늘렸다. 7월24일에는 19만주를 추가 매입해 10.02%로 2대 주주가 됐다.

반면 코로나19의 여파로 롯데관광개발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8.5% 급감한 3억2000만원으로 내려앉았다. 영업적자만 106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분기 매출 공시 직후 롯데관광개발은 곧바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랐다. 8월18일에는 주식매매 거래까지 정지됐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제49조에는 분기 매출액이 5억원 미만일 경우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해 거래를 중지하도록 하고 있다.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가까스로 상장폐지를 면해 4일부터 거래를 재개했지만 한때 주당 1만9000원을 오르내리던 주식은 1만5000원대로 떨어졌다.

시민사회단체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국민연금이 도심지에 대형 카지노 사업을 추진 중인 기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행태에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참여자치연대 “도박산업이 국민에 가져오는 악영향을 생각할 때, 국민연금공단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져버리고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공공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드림타워는 총사업비 1조6000억원을 투입한 지상 38층, 높이 169m, 연면적 30만3737㎡의 제주 최대 복합 리조트다. 오는 10월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은 개장에 맞춰 중문관광단지 내 엘티카지노 영업소를 드림타워로 옮기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면적을 기존 1176㎡에서 5367㎡로 넓혀 국내에서 3번째로 큰 업장으로 키울 계획이다.

제주도 카지노산업 영향평가 심의원회는 8월14일 영업소 이전에 ‘적합’ 결정을 내렸다. 향후 도의회 의견 청취와 카지노업감독위원회 의견을 종합해 도지사가 최종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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