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제주도가 도내 대표 추모시설인 양지공원의 운영 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제주도는 추석연휴 추모시설 운영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14일 원희룡 도지사 주관으로 열리는 주간정책 조정회의에서 최종 방안을 결정하기로 했다.

제주시 영평동에 위치한 양지공원은 매장 중심에서 화장 중심으로 급속히 달라지는 장례문화를 반영해 2002년 5월 문을 열었다.

현재 4만6566㎡ 부지에 화장동과 봉안당, 관리동 등이 들어서 있다. 화장이 급격히 늘면서 최근 화장로가 기존 5기에서 8기로 늘었다.

현대식 봉안당인 추모의 집도 2007년 제2추모의 집에 이어 지난해 9월 제3추모의 집까지 추가 건설되면서 봉안 가능 규모만 6만기에 이른다.

양지공원은 민속 고유의 명절인 추석연휴 통상 2만명 이상의 추모객들이 찾는다. 방문객들은 가족들이 안치된 봉안당에서 고인의 넋을 달래고 일부는 분향소에서 제도 지낸다.

하루 수천명의 동시에 추모에 나설 경우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높다. 더욱이 명절에는 다른 지역에서 방문한 귀성객들도 뒤섞여 전파의 발원지가 될 수도 있다.

때문에 제주도는 화장시설을 제외한 양지공원 내 추모시설을 모두 폐쇄하거나 사전예약제를 통해 일정기간 하루에 제한된 인원만 분산시켜 출입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어떤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양지공원에 안치한 상당수 유족들은 올 추석 연휴 고인을 찾아 안부를 묻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방문이 허용돼도 추모객들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출입자 명단을 작성해야 한다. 현장에서 발열 체크도 진행하고 37.5도가 넘을 경우 입실이 제한될 수도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폐쇄나 제한적 운영 여부를 조만간 결정해 추모객들에게 알릴 것”이라며 “추모시설이 제한돼도 추석 당일을 제외한 연휴에 화장시설은 기존대로 운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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