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구좌읍 오름 사진전, 11월 한 달 동안 서울서 개최

대(代)를 이어 카메라로 제주를 바라보는 고경대 사진작가. 그가 구좌읍 오름 풍경으로 오랜만에 전시를 연다. 

11월 1일부터 30일까지 서울 경복궁아트카페 ‘談’에서 진행하는 사진전 제목은 <오름 가는 길>. 구좌읍 오름을 파노라마 기법으로 촬영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고경대는 2014년부터 5년간 구좌읍 중산간을 꾸준히 누볐다. 중산간 벌판에서 뜨는 햇살과 구름, 바람·오름·밭담이 함께 만들어내는 신비한 합주를 포착했다.

작가는 전시 소개에서 “전날 아무리 요란한 비바람이었더라도 여명의 시간에 중산간 벌판에 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 캄캄한 적막함이 가득하다. 그러다가 멀리 오름 위로 해가 뜨면, 사방에 온몸을 휘감는 센 기운이 갑자기 휘몰아친다. 나는 그 찰나! 그 그림을 놓치지 않으려고 매일 벌판에 나가 그 광경을 카메라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이런 풍광의 기록은 천천히 걸을 때만 만나게 되는 또 다른 제주였다. 한라산과 그 무릎 맡에 용기종기 모여 있는 오름들, 그리고 그 사이로 펼쳐지는 여러 모양의 밭담과, 빛과 바람이 그려내는 하늘 그림들이 가득한 구좌 중산간 지경…, 나는 ‘그냥 그대로 제주’라고 생각한다”며 “간직돼야 할 구좌 중산간, 오름 가는 길에 만난 바람, 구름, 햇빛, 밭담, 들판과 한라산을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다”는 취지를 밝혔다.

고경대 '오름 가는 길' 작품. 제공=고경대. ⓒ제주의소리
고경대 '오름 가는 길' 작품. 제공=고경대. ⓒ제주의소리
고경대 '오름 가는 길' 작품. 제공=고경대. ⓒ제주의소리
고경대 '오름 가는 길' 작품. 제공=고경대. ⓒ제주의소리
고경대 '오름 가는 길' 작품. 제공=고경대. ⓒ제주의소리
고경대 '오름 가는 길' 작품. 제공=고경대. ⓒ제주의소리

고경대는 지난 2018년 아버지 고영일 사진작가의 발자취를 따라간 <이추룩 변헌 거 보염수과?-서귀포>전을 끝으로 한 동안 작품을 발표하지 않았다. 기관장이란 막중한 역할을 맡았고, 그 부담을 덜기도 전에 병마와 싸워야 했다. 제주, 그리고 사진이 좋아 혼자서 섬 곳곳을 누볐던 작가는 그렇게 짧지만 먼 길을 돌고 돌아온 뒤 다시 카메라를 잡았다. 

“어찌 보면 여기 모아놓은 것들은 제주 사람에게는 ‘흔한’ 풍경일 것입니다. 그러나 나에게는 그 순간순간이 온통 황홀경이었습니다. 이런 구좌 중산간이 그냥 이대로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습니다.”

‘제 자리’는 처음에 있던 자리를 의미한다.

고경대가 돌아온 위치가 제 자리인지는 타인도, 본인도 단언할 수 없다. 하지만 전시 소개글 속 문장처럼, 제주의 맨얼굴과 마주하는 순간만큼 고경대는 분명 큰 기쁨을 느끼고 있다. 그가 오랫동안 기쁨을 느끼기를, 그리고 벅찬 감정을 다른 이들과 계속해서 공유하기를 바란다.

고경대는 2011년 SLAP 생활 사진가 양성 훈련 프로그램을 수료하고 본격적으로 사진 작가의 길에 뛰어들었다. 2013~2014년 사진 집단 ‘꿈꽃팩토리’ 단체전에 참여했고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아버지 고경일 작가가 남긴 사진을 이어서 촬영한 전시를 개최했다.

고경대 '오름 가는 길' 작품. 제공=고경대. ⓒ제주의소리
고경대 '오름 가는 길' 작품. 제공=고경대. ⓒ제주의소리
고경대 '오름 가는 길' 작품. 제공=고경대. ⓒ제주의소리
고경대 '오름 가는 길' 작품. 제공=고경대.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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