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길천 등 실천 예술가들, 제주 성산읍 난산리 복지회관·폐교에 제2공항 반대 그래피티

사회적 예술을 지향해온 실천 예술가들이 그림으로 제2공항의 실체를 꼬집었다.

고길천 작가를 비롯한 10여명의 예술가·활동가들은 2일부터 3일까지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 복지회관과 난산초등학교 폐교에서 제2공항 반대 그래피티 작업을 진행했다.

복지회관 벽에는 강동균·고경화·고길천 작가가 함께 작업한 ‘가족’(180cm×350cm)이 그려졌다. 다섯 식구 가족이 사이좋게 나란히 손을 잡고 있는데 그들의 얼굴에는 모두 전투기 헬멧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빨간 마후라는 하늘의 사나이, 하늘의 사나이는 빨간 마후라’라는 군가 가사가 그려져 있다. 

폐교 벽에는 강동균·고경화·고길천·김소영·김선·카이아 카레·최성희 등이 함께 작업한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200cm×300cm)이 그려졌다. 밀레의 작품 속 여인들 위로 헬기를 겹쳐 그렸다. 두 작품 모두 제2공항이 공군기지로 사용될 것이란 우려가 담겨 있다.

난산리 제2공항 반대 그래피티 작업 모습. ⓒ제주의소리
난산리 제2공항 반대 그래피티 작품 '가족'. ⓒ제주의소리
난산리 제2공항 반대 그래피티 작업 모습. ⓒ제주의소리
난산리 제2공항 반대 그래피티 작품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 ⓒ제주의소리

지난해 정민구 도의원(제주시 삼도1·2동, 더불어민주당)은 도정질문에서 원희룡 도지사를 상대로 “2018년 6월 공군은 한국국방연구원이 수행한 용역에서 남부탐색구조부대 위치로 제주도를 포함한 6개소를 후보지로 꼽았고, 가장 최적지로 제주도를 선점했다”면서 “지난 11월8일 국회 예결소위 회의록을 보면 정경두 국방부장관은 '제주도에 제2공항이 들어서면 남부탐색구조부대가 들어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의원은 “공군은 남부탐색구조부대를 진행하고 있고, 국토부와 협의 중이라는 표현도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제2공항 건설과 더불어 공항 내에 공군부대를 유치하는 상황으로 인식된다”고 제2공항의 공군기지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작품의 밑그림을 그리고 후배들과 함께 현장으로 달려간 고길천 작가는 SNS 영상을 통해 “난산리는 제2공항이 생기면 활주로가 들어서는 가장 큰 피해지역이다. 제2공항은 결국 공군기지로 사용하려는 것이고 그에 대한 강한 반대를 표현하고 싶어서 이 작품을 시작했다”고 그래피티의 취지를 밝혔다.

난산리 제2공항 반대 그래피티 작업 모습. ⓒ제주의소리
고길천 작가가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난산리 제2공항 반대 그래피티 작업 모습. ⓒ제주의소리
그래피티 작업 과정. ⓒ제주의소리
난산리 제2공항 반대 그래피티 작업 모습. ⓒ제주의소리
그래피티 작업 과정.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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