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사진가 강정효 사진전 18일~28일 포지션 민 제주서 개최

성읍. 사진=강정효.

도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해온 ‘폭낭’을 주제로 한 강정효의 제주 사진기록 ‘폭낭 사진전’이 열린다.

제주 사진가 강정효는 오는 18일부터 28일까지 제주시 삼도2동 포지션 민 제주서 출판기념 사진전 ‘폭낭’을 개최한다. 앞서 발간한 사진집 ‘폭낭-제주의 마을 지킴이’에 담긴 130여 점 작품 가운데 30여 점을 전시할 계획이다.

이번 전시는 지난 11월 21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충무로 갤러리 브레송 전시에 이은 귀향 전시다. △신목으로서의 폭낭 △마을 안 댓돌과 폭낭 △4.3 잃어버린 마을 외따로이 서서 아픈 역사를 증언하는 폭낭 등으로 구성됐다. 

폭낭은 팽나무의 제주어로 ‘폭이 열리는 나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제주서 폭낭은 마을 상징과 같은 존재로 마을서 가장 큰 나무일 뿐만 아니라 마을 신목(神木)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한다. 작가는 폭낭에 대해 마을 공동체와 함께 해온 마을의 상징이라고 표현한다. 

봉성 자리왓. 사진=강정효.
오라남새당. 사진=강정효.

강정효는 작가노트에서 “별다른 놀이터나 놀이기구가 없던 어린 시절, 마을 한복판에 우람하게 서 있는 폭낭 아래는 주된 놀이터였다. 친구들과 나무를 타며 담력시험을 하고, 열매가 주황색으로 익으면 따서 먹었던 기억도 새롭다”고 소개한다.

이어 “폭낭 아래는 더위를 식혀주는 피서지이자 마을 대소사는 논하는 공회당 역할도 했다. 신당의 폭낭은 신이 거주하는 공간으로 혹 동티가 나지는 않을까 우려하기도 했다”며 “4.3당시 잃어버린 마을 장소에서는 허허벌판에 남은 외따로 서 있는 폭낭들을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발 바람과 함께 제주의 폭낭들도 시련을 맞았다. 도시화에 따라 마을 길이 넓혀지며 베어지거나 건물이 들어서며 흔적까지 사라지는 상황이다”라며 “4.3 당시는 총칼에 의해 없어졌다면, 요즘은 자본의 개발 바람에 제주의 정체성과 공동체 문화가 모습을 잃어가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라고 전시 이유를 밝혔다.

북촌 당팟. 사진=강정효.
동광 삼밧구석. 사진=강정효.

강정효는 1965년 제주에서 태어났다. 기자, 사진가, 산악인, 제주대 강사 등으로 활동하며 (사)제주민예총 이사장, (사)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상임공동대표(이사장)를 역임했다.

16회의 사진개인전을 열었고, 저서로 《제주는 지금》(1991), 《섬땅의 연가》(1996), 《화산섬 돌 이야기》(2000), 《한라산》(2003), 《제주 거욱대》(2008), 《대지예술 제주》(2011), 《바람이 쌓은 제주돌담》(2015), 《할로영산 보롬웃도》(2015), 《한라산 이야기》(2016), 《제주 아름다움 너머)(2020) 등을 펴냈다.

공동 작업으로 《한라산 등반개발사》(2006), 《일본군진지동굴사진집》(2006), 《정상의 사나이 고상돈》(2008), 《뼈와 굿》(2008), 《제주신당조사보고서Ⅰ·Ⅱ》(2008, 2009), 《제주의 돌담》(2009), 《제주세계자연유산의 가치를 빛낸 선각자들》(2009), 《제주도서연감》(2010), 《제주4·3문학지도Ⅰ·Ⅱ》(2011, 2012), 《제주큰굿》(2011, 2012, 2017), 《4·3으로 떠난 땅 4·3으로 되밟다》(2013),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질관광 도입방안Ⅰ·Ⅱ》(2013, 2014) 등 제주의 가치를 찾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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