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취식 불가 '즉석판매제조가공업' 신규 등록 728곳…작년(641곳)보다 13% 증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배달을 시작한 제주시내 한 음식점.
코로나19 사태 이후 배달을 시작 안내문을 내건 제주시내 한 음식점.

코로나19로 제주 요식업계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식품위생과 관련된 대부분의 업종에서 신규 업체가 줄어든 가운데, 배달 전문업체가 큰 폭으로 늘었다. 

제주·서귀포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도내 식품위생업소는 제주시 1만8014곳, 제주시 7721곳 등 총 2만5735곳에 이른다. 

식품위생업소는 일반음식점과 휴게음식점을 포함해 유흥주점업, 단란주점, 위탁급식영업, 제과점영업, 식품제조가공업, 건강기능식품일반판매업 등 업종을 아우른다. 

최근 제주 식품위생업소는 ▲2018년 2만3950곳(신규 3361곳, 폐업 1764곳) ▲2019년 2만4972곳(신규 3705곳, 폐업 2240곳) 등 증가 추세를 보였다. 

올해의 경우 11월까지 3218곳의 신규 업소가 생겼고, 2220곳이 폐업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는 2020년 대부분의 업종은 예년과 비슷한 신규 신고·폐업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일반음식점과 즉석판매제조가공업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반음식점 폐업이 증가한 가운데, 즉석판매제조가공업의 신규 신고가 크게 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으로 올해 11월까지 제주 일반음식점 폐업은 총 968건으로, 지난해 1년간 폐업(861건)보다 12% 정도 증가했다. 12월 통계까지 포함되면 올해 폐업건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제주시의 경우 올해 11월까지 732곳이 폐업해 지난해 1년간 폐업(586곳)한 것보다 24% 정도 늘었다. 

즉석판매제조가공업소도 크게 늘었다. 

즉석판매제조가공업은 ‘식품위생법’ 제36조에 따라 판매자가 식품을 즉석에서 가공하거나 제조해 업소에서 직접 최종 소비자에게 파는 영업인데, 도시락이나 반찬 등 음식을 제조해 판매하는 배달 전문업체가 즉석판매제조가공업에 포함된다.

즉석판매제조가공업종은 가게 내부에서 음식 섭취가 불가하며, 만든 식품을 직접 소비자에게 배달해야 한다. 인터넷 등을 통한 판매도 가능하다. 

제주 즉석판매제조가공업은 ▲2018년 1112곳(신규 469곳, 폐업 296곳) ▲2019년 1272곳(신규 641곳, 폐업 365곳)이며, 올해는 11월 기준 1425곳(신규 728곳, 폐업 417곳)이다.

올해 11월까지 즉석판매제조가공업의 신규 등록이 지난해 1년간 신규 등록한 업소보다 13% 정도 증가했다. 

행정시 별로 ▲제주시 △2018년 851곳(신규 336곳, 폐업 289곳) △2019년 957곳(신규 446곳, 폐업 340곳) △2020년 11월30일까지 1055곳(신규 488곳, 폐업 390곳)이다. 

또 ▲서귀포시 △2018년 261곳(신규 133곳, 폐업 7곳) △2019년 315곳(신규 195곳, 폐업 25곳) △2020년 11월30일까지 370곳(신규 240곳, 폐업 27곳)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식품위생 관련 대부분의 업종에서 신규 등록이 예년보다 감소하거나 비슷한 상황에서 즉석판매제조가공업의 신규 등록이 증가했다.

일반음식점에서 반찬 등을 다른 지역 소비자에게 택배로 판매하기 위해 등록한 경우도 있으나, 코로나19로 반찬과 도시락 등 음식을 배달해 먹는 사람들이 크게 늘면서 제주 즉석판매제조가공업도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평일 낮에도 배달 음식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저녁에도 오후 9시 이후 일반음식점 등의 영업이 제한되면서 배달 오토바이가 평소보다 많아졌다. 
 
제주 요식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내장 방문객은 줄고, 배달 주문이 크게 늘었다. 음식 포장을 하지 않던 일부 업소는 포장·배달을 시작했고, 일부는 내장 방문객을 포기하고, 배달 전문으로 업종을 전환한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업종도 마찬가지지만, 요식업계는 코로나19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포장·배달로 그나마 코로나19 상황을 버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행정시 관계자는 “일반음식점에서 즉석판매제조가공업종으로 같이 등록하는 경우가 늘었지만,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다. 배달시켜 먹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요식업계도 배달 전문으로 업종을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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