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혈액원, 하절기 헌혈 캠페인 전개…헌혈자에 영화관람권도 지급

여름방학과 무더위로 인해 헌혈자가 감소하는 계절인데다 부적격 혈액의 유통 등으로 헌혈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팽배해 전국적으로 혈액 재고량이 고갈 위기에 있다.

제주도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현재 도내 혈액 재고량은 이틀 분에 불과하다.

지난 12일에는 출혈과다인 산모가 군장병과 전투경찰 대원들의 밤을 새우는 긴급 릴레이 헌혈에도 불구하고 끝내 목숨을 잃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대한적십자사 제주도혈액원(원장 박정규)은 13일 제주시청에서 안전한 혈액 수급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하며 시민들을 대상으로 헌혈 캠페인을 벌였다.

도내의 원활한 헌혈 수급을 위해서는 1일 평균 133명(연간 4만명) 정도가 헌혈에 참여해야하는데 제주도혈액원에 따르면 현재 도내 헌혈인구는 1일 평균 100~120명에 그치고 있고, 주말에는 70명 수준으로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의 타계책으로 제주도혈액원은 오는 16일부터 '하절기 헌혈 캠페인'을 전개하고 이 기간에 헌혈하는 사람에게는 영화관람권을 나눠주는 등 혈액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 강용길 제주도혈액원 기획과장.ⓒ제주의소리
강용길 제주도혈액원 기획과장은 "현재 도내의 혈액 수급시스템은 매우 열악한 상황으로 특히 야간에 긴급 혈액공급 사태가 발생했을 때는 거의 속수무책"이라며 "특히 제주도는 섬이라는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검사 시스템에 대한 보완 등 제도적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강용길 과장에 따르면 방학과 계절적 요인 등으로 하절기 7, 8월과 동절기 12, 1월에는 헌혈인구가 더욱 감소해 지난 7월 2300여명이 헌혈에 참여했지만 혈액 수급에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강 과장은 "군인과 더불어 전체 헌혈 인구의 30%를 차지할 만큼 학생들에 대한 헌혈 의존도가 높은데 근래 들어 학교측에서 단체 헌혈을 기피하고 있어 혈액 확보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힌 후 "진정한 나눔과 봉사,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헌혈이야말로 학생들이 선진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하나의 교육이라고 본다"며 학교측의 단체헌혈 동참을 호소했다.

강 과장은 이어 "대부분의 사람이 혈액 재고량 부족에 대한 위기감이 부족한데 이에 대한 인식 변화가 시급하다"며 "헌혈은 진정한 나눔의 사랑이요, 봉사로 인식해 헌혈에 참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박정규 제주도혈액원 원장도 이날 캠페인에 함께 했는데 "부적격 혈액 유통 사태로 국민들의 불신이 가중됐지만 이를 거울삼아 보다 안전한 혈액수급을 위한 노력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원장은 "건강한 개인 헌혈자 확보를 위해 등록 헌혈제 등을 활성화하고 헌혈자에게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헌혈 인구 확대에 노력할 것"이라며 "안전한 혈액관리를 위해 혈액 검사 체계의 전문성 확보 및 혈액정보관리시스템(BIMS)을 안정화 해 헌혈의 양적·질적 성장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 건강과 직결된 혈액사업을 대한적십자사만의 사업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인식변화와 행정당국의 다양한 지원책 또한 필요하겠다.

전국적으로 5개월 연속 헌혈인구가 감소하고 있는데 대한적십자사는 ▲혈장성분헌혈 이외의 전혈헌혈 금지 ▲대리헌혈 방지를 위한 헌혈실명제 도입 ▲최근 부적격 혈액의 유통 등을 그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 헌혈 캠페인 참가자가 학생들에게 헌혈을 권장하고 있다.ⓒ제주의소리
더 이상 헌혈자를 찾아 나서는 것이 아니라 헌혈자가 찾아오는 헌혈로의 전환이 이뤄져야겠다.

제주시에서는 중앙로 헌혈의 집과 제주시청 헌혈차량을 통해 헌혈이 가능하고 매주 금요일 서귀포 1호광장에서도 헌혈이 가능하다.

"나눔은 기쁨입니다. 헌혈로 사랑을 나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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