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입도한 사람들. 코로나19로 인해 예년보다 사람이 적었다.
설 연휴를 맞아 10일 오후 제주를 찾은 입도객들이 사람간 접촉을 최소화하며 서둘러 공항 대합실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역력했다.

나흘간의 설 연휴기간 동안 약 14만명이 제주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돼 방역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10일부터 본격적인 귀성 행렬이 시작됐다. 들떠있어야 할 설 연휴 귀성행렬 표정은 설렘보다 긴장감이 더 역력했다. 

이날 오후 제주를 오가는 관문인 제주국제공항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평소보다 붐비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 방역을 의식한 듯 입도객들도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며 서둘러 공항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특히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 영향으로 다인 가족 단위 입도객보다는 1~2명 단위의 개별 입도객이 많았다. 대부분은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택시나 버스 등을 이용해 공항을 빠져나갔다.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문구가 적힌 어깨띠를 매고 제주공항 곳곳에서 코로나 방역을 강조하는 자원봉사자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공항을 찾은 사람들에게 5인 이상 집합금지 등 코로나 방역 수칙 준수를 당부 했다. 

최근 정세균 국무총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설 연휴 제주 방문을 최대한 자제해달라는 발표와 도민 사회의 코로나 확산 우려를 인식한 듯, 일부 입도객들은 언론 언론 인터뷰 요청에도 이를 거절하며 황급히 공항을 벗어났다. 

공항에서 딸을 기다리던 50대 도민 A씨는 “코로나로 인해 자녀들의 얼굴을 보지 못한지 오래됐다. 설 명절을 맞아 딸만 제주에 오기로 했다. 연휴 기간 집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해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입도했다고 밝힌 40대 남성 B씨는 “배우자와 자녀 없이 혼자 제주에 내려왔다”며 “제주에 부모님만 있어 가족끼리 간단하게 차례를 지내고, 곧바로 서울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입도객을 대상으로 발열체크가 이뤄지는 제주공항. ⓒ공동취재단.
입도객을 대상으로 발열체크가 이뤄지는 제주공항. ⓒ공동취재단.
어깨띠를 두른 자원봉사자들이 공항 곳곳을 다니며 5인이상 집합금지 조치 등 코로나 방역 수칙 준수를 당부하고 있다. 

대한간호협회 제주 소속으로 공항에서 발열검사를 맡고 있는 김경렵 씨는 “발열이 있는 입도객은 제주공항에 마련된 워크스루로 안내해 검체 검사를 받도록 조치하고 있다. 설 연휴 기간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돼 사람간 거리두기 등 안전사고 예방에 힘쓸 예정”이라고 했다. 

당초 제주도관광협회는 ▲10일 3만6000명 ▲11일 3만5000명 ▲12일 2만6000명 ▲13일 2만명 ▲14일 2만6000명 등 설 연휴 기간 약 14만3000명이 제주에 입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설 연휴 제주 입도객에 대한 각계각층 우려가 커지면서 항공편 예약 취소가 계속돼 첫날인 10일 입도객은 약 6000명이 줄어든  3만명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설 연휴 기간 제주 입도객은 예상 입도객 14만3000명보다 소폭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제주도는 지난 6일부터 특별방역 집중 관리에 들어갔다.  

특별방역에 따라 설 연휴 기간 ▲이동 자제 권고 및 입도객 대상 방역 강화 ▲전자출입명부 의무화 ▲중점·일반 관리시설(28개 업종)에 대한 소관 부서별 집중 방역추진 등의 조치가 시행된다. 

또 입도객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거나 주변으로 전파했는데, 귀책사유가 있을 경우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구상권을 청구하는 등 엄중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입도객을 대상으로 제주공항에서 발열체크가 이뤄지고 있다. ⓒ공동취재단.
입도객을 대상으로 제주공항에서 발열체크가 이뤄지고 있다.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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