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시인 겸 철학자 고은진은 최근 책 ‘유식사상으로 보는 원효의 번뇌론’(한그루)을 발간했다.

이 책은 원효의 ‘이장의’를 중심으로 번뇌의 생성과 소멸에 대해 유식적으로 고찰한다. 출판사는 “한국 사상가 중에 승려이면서 사상가, 저술가, 사회실천가인 원효와 비견될 만한 사람은 흔치 않다. 그처럼 위대한 족적을 남기신 분인 만큼 저술 또한 깊이뿐만 아니라 양적으로도 방대하다”면서 “존재와 인식에 대한 원효의 깊은 성찰은 결국 일심으로 귀결되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해골물의 설화는 원효의 성찰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화”라고 설명한다.

더불어 “마음의 구조와 작용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사상이 바로 유식唯識사상이다. 원효는 유식을 근간으로 번뇌의 생성과 소멸에 대해 해법을 제시했다”면서 “대승 불교가 추구하고자 하는 길은 번뇌를 번뇌로 아는 보리의 길이다. 또한 중생구제를 위해 부처가 아닌 보살로 남는 자비의 길이다. 그 길은 하나의 길이며, 그 하나는 바로 일체 유심의 길임을 원효는 ‘이장의’에서 제시한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제주에서 태어나 제주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 중어중문학, 철학을 전공했다. 제주대학교 철학과 대학원에서 노자 연구로 석사 학위를,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에서 ‘불교 유식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요 논문으로는 ▲노자의 자연에 대한 해석 ▲원효 ‘이장의’ 번뇌론에 대한 유식학적 연구 ▲원효의 대승 사상과 말나식 고찰 ▲원효 ‘이장의’ 소지장에 대한 유식적 고찰 등이 있다. 스무 살부터 시 창작에 몰두해 초승문학동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십 대 중반 제주문인협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했고 계속 동인 모임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제주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294쪽, 한그루, 1만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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