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의 아픔을 알리고 후손들이 기억할 수 있도록 공식 추모 노래를 만들자는 의견이 제시돼 실제 곡 제작으로 이어질지 관심을 끌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4.3희생자유족회 등 4.3단체는 3일 오후 도청 본관 4층 한라홀에서 제73주년 4·3희생자 추념식 평가보고회를 열어 추념식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보고회는 추념식의 분야별 주요 추진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했다. 현장에는 최승현 행정부지사와 오임종 4.3유족회장, 홍성수 4.3실무부위원장, 추념식 준비 TF 위원 등이 참석했다.

유족들은 이 자리에서 2014년 4.3희생자 추념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는 등 국가 행사로 격상된 점을 강조하며 추념식에 대통령 참석을 명문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따라 부를 수 있는 4.3 공식 추모곡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현재 4.3추념식에서는 안치환이 작사·작곡해 1988년 발표한 ‘잠들지 않는 남도’를 추모곡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4년 추념식에서는 성악곡 ‘아름다운 나라’가 합창곡으로 등장했지만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잠들지 않는 남도’가 공식 합창곡으로 무대에 올랐다.

2015년에는 제주4.3평화재단이 전국 공모를 거쳐 ‘4.3의 노래 작곡 발표회’를 열기도 했지만 공식 추모곡 지정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유족회는 원곡자의 동의를 얻어 ‘잠들지 않는 남도’의 가사를 따라 부르기 쉽게 바꾸거나 공모를 통해 새로운 노래를 만들어 공식 지정곡으로 선정하는 방안 등을 언급했다.

오임종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은 “제주4.3의 아픔과 함께 희망의 내용이 담긴 노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누구나 쉽게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에 대한 요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광주5.18도 추모곡 지정까지 많은 논쟁과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안다”며 “이번 논의를 계기로 4.3 추모 노래에 대한 공론화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올해 추념식은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전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열린 첫 번째 추념 행사로 의미를 더했다.

제주도는 이날 평가보고회에서 제시된 개선안에 대해 추가 논의를 거쳐 2022년 제74주년 추념식 반영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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