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보고서에 '제2공항' 단어 제외...PPT 자료에는 조그맣게 포함

제3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 용역보고회 현장에서 배부된 책자(왼쪽)와 PPT 자료(오른쪽)의 내용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 책자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제2공항 관련 내용이 PPT에는 조그맣게 포함돼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 최상위 법정계획인 제3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에 '제주 제2공항'이라는 단어가 일절 등장하지 않아 의문을 자아냈다. 사실상 제2공항 배후부지를 염두에 두고 수립된 '스마트시티 조성사업 계획'에도 '제2공항'이라는 단어 대신 '동부지역'이라는 말로 대체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1일 오후 2시 제주시 농어업인회관에서 '제3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 수립용역 중간보고회'를 개최했다. 이 용역은 용역비 14억원을 투입해 국토연구원과 제주연구원 컨소시엄이 수행하고 있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기존 8개 핵심과제를 비롯해 15개 신규과제가 제시됐다.

특히 '스마트 혁신도시 조성' 사업은 전략별 핵심사업의 첫번째로 등장했다. 오는 2031년까지 사업비 1조3000억원을 들여 제주도 균형발전을 위해 동부지역에 상업·업무시설, R&D센터, 주거단지 등을 복합화하고, 4차 산업혁명에 따른 ICT,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제주도 산하 공공기관과 JDC 등 중앙공공기관의 이전을 통해 조기활성화를 유도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스마트그린시티 조성을 통해 기존 주거, 교통, 환경 등의 각종 도시문제 해결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및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사실상 제2공항 배후 부지를 염두에 둔 계획이지만, 현장에서 배부된 책자에는 '제2공항'이라는 단어는 일절 사용되지 않았고, '동부지역', '성산읍' 등의 단어로만 표현됐다.

제3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 용역보고회 현장에서 배부된 책자(왼쪽)와 PPT 자료의 내용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 책자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제2공항 관련 내용이 PPT에는 조그맣게 포함돼 있다. ⓒ제주의소리
제3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 용역보고회 현장에서 배부된 책자(왼쪽)와 PPT 자료(오른쪽)의 내용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 책자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제2공항 관련 내용이 PPT에는 조그맣게 포함돼 있다. ⓒ제주의소리

이는 지난해 11월 열린 용역 중간보고회 당시 포함됐던 '제주 제2공항 연계 스마트시티 조성사업'의 명칭과 계획이 일부 변경된 결과다. 당시 용역진은 스마트시티 조성 지역을 제2공항 배후부지라고 명확히 명시했지만, 이번 보고서에는 관련 내용을 손질했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용역보고서에 제2공항이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은 해당 부서에서 지속적으로 들어왔지만, 그걸 공식화하기로 결정한 것은 책자가 인쇄된 이후였다. 용역진에서 설명을 못해 오해가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실제, 보고서 책자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제2공항' 단어가 현장에서 발표된 PPT 자료 상에는 조그맣게 표시됐다. 즉, 지난 11월 담겨있던 '제2공항 배후도시' 계획이 검토 과정에서 제외됐다가, 재차 용역보고서에는 슬그머니 포함된 결과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2공항 배후도시 계획을) 밝히기에는 시기적으로 이른 측면이 있었다"며 "제2공항이 국책사업이다보니 어떻게 진행될 지 알 수 없지만 국책사업과 보조를 맞춰 이에 대비하는 차원에서라도 계획을 포함시킬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아직 중간 용역단계이고, 용역에 들어간다고 반드시 시행해야 하는 계획은 아니다. 용역은 그저 가이드라인 역할일 뿐"이라며 추후 도민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의견차를 좁혀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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