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심포지엄 개최...29일에는 화해의 탑 제막, 위령미사 

전투-민군이 제주성을 습격하다, 강요배-박소연-양천우 작가.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전투-민군이 제주성을 습격하다, 강요배-박소연-양천우 작가.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천주교 제주교구(교구장 문창우 주교)는 한국교회사연구소(소장 조한건 신부)와 공동 주관으로 28일 오후 2시 제주 중앙주교좌성당에서 신축교안(辛丑敎案) 12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신축교안이란 프랑스 선교사들이 제주에 진출한 후 교세 확장 과정에서 천주교인들과 제주도민 사이에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갈등의 골이 깊어지다가 1901년 발생한 유혈 사태이다. 흔히 ‘이재수의 난’으로 널리 알려진 이 사건으로 제주도민과 천주교인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다. 

1999년 제주교구는 제주 선교 100주년을 맞아 과거 교회사의 잘못을 반성했고, 2002년과 2003년에 연달아 제주도민을 대표하는 ‘1901년 제주항쟁100주년 기념사업회’와 신축년 제주항쟁 기념 학술 대회를 가져 ‘화해와 기념을 위한 미래 선언’을 채택했다. 

당시 제주교구는 “과거 교회가 서구 제국주의 열강의 동양 강점을 위한 치열한 각축의 시기에 선교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제주 민중의 저항을 불러일으켰던 잘못을 사과한다”고 밝힌 바 있다. 두 단체는 “상호 존중의 기조 위에서 과거사의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히고 이를 바탕으로 제주 공동체의 화합과 상생의 길로 나아가고자 노력한다”고 다짐했었다.  

이번 심포지엄 대주제는 ‘신축교안, 기억과 화합’이다. 세부적으로는 ▲천주교회의 신축교안 인식 형성과 변화(발제 양인성 한국교회사연구소 책임연구원, 토론 조성윤 제주대 명예교수) ▲대중문화에 드러난 신축교안의 양상(강옥희 상명대 교수, 고명철 광운대 교수) ▲2003년 미래 선언의 의미와 향후 기념 사업의 방향(현요안 천주교 제주교구 사무처장, 박찬식 전 제주학연구센터장) 등이다. 종합 토론은 주진오 상명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한다.

제주교구는 “신축교안 발생 120주년을 맞아 사건을 되짚어 보며, 교회의 반성과 함께 교회가 제주 사회와 동반 성장하며 나아가야 할 미래 방향을 모색해본다”고 이번 행사 취지를 밝혔다.

한편, 심포지엄 다음 날인 29일에는 황사평에 ‘화해의 탑’을 제막한다. 황사평은 신축교안 장소 가운데 하나다. 더불어 9월에는 하논 본당터에도 탑을 세운다. 화해의 탑은 2003년 화해와 기념을 위한 미래 선언을 토대로 과거를 잊지 않고 제주와 함께, 제주를 위한, 제주 천주교회이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았다. 제작은 허민자 제주대학교 명예교수가 맡았다. 

29일에는 탑 제막식과 함께 황사평에서 중앙성당까지 걷는 ‘신축화해의 길’ 순례 행사도 연다. 오후 7시30분에는 중앙성당에서 신축교안 120주년 기념 ‘신축교안 때 희생된 모든 영령들을 위한 위령미사’가 봉헌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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