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반대위 24일 '평화염원 촛불문화제' 개최
"이제는 마을의 갈등과 분열을 막아야 할 때"

 
 
▲ 강정해군기지반대대책위는 24일 오후 7시 30분부터 강정마을 의례회관에서 마을주민 3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평화염원,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강정마을에 강정해군기지 철회와 평화를 염원하는 강정마을 주민들의 뜻을 담은 촛불이 타올랐다.

강정해군기지반대대책위는 24일 오후 7시 30분부터 강정마을 의례회관에서 마을주민 3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평화염원,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신나락풍물패와 놀이패 한라산의 풍물공연으로 시작된 이날 촛불문화제는 가수 최상돈씨와 홍성남씨의 노래공연, 시 낭독, 호소문 낭독 등으로 2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이날 양홍찬 강정반대대책위원장은 “이제 강정마을의 갈등과 분열을 막아야 할 때”라며 “마을회장은 사퇴를 하거나, 아니면 주민투표를 하는 것이 더 큰 희생을 막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오늘 이 자리에서 그동안의 갑갑함과 감정, 울분을 풀어놓고, 군사기지 없는 강정을 만들어 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강정반대대책위는 호소문을 통해 “우리들이 가야할 길이 멀고 고난이 시간이 되더라도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한다”며 “강정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해군기지 반대 서명운동을 통해 주민들이 해군기지 유치를 분명히 반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책위는 “대통령과 도지사의 뜻보다 더 중요한 건 그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야 할 주민들의 뜻”이라며 “지난 6월19일 무산됐던 임시총회를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해 주민들의 뜻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날 강정초등학교 5학년 윤소원양은 ‘아빠에게 힘을 주세요’라는 제목의 시를 낭독했다.

윤 양은 시를 통해 “우리 마을에서 우리들이 평화롭게 웃으며 자라게 해주는 건 어른들 책임”이라며 “해군기지 건설을 절대 반대합니다. 아빠에게 힘을 주세요”라고 호소했다.

한편 강정반대대책위는 지난 19일 해군기지 유치 찬·반 주민투표가 무산된 이후부터 해군기지반대 서명운동에 돌입, 현재 700여명의 주민들로부터 서명을 받은 상태다.

윤소원양이 낭독한 ‘아빠에게 힘을 주세요’ 전문

   
 
 
아빠에게 힘을 주세요

새가 울고 꽃이 피고
물빛 은어가 바다에서 노래하는
아름다운 우리 마을

보릿고개 모진 가난에도
웃으며 웃으며 마을을 지켜 나가시던
우리네 할아버지들

그렇지요.
언제나 우리 마을은 하나였지요.
아랫집 윗집 사이에 돌담은 있어도
마을을 사랑하는 마음들이
하늘보다 푸르게 피어났지요.

어려서 세상을 모른다고
어른들은 저에게 말을 해도
저의 귓가에 들리는 건
바람 소리만이 아니지요.

해군기지 해군기지……
제 귓가에는 요즘 이 소리만 들려오지요

평화와 자유와 사랑은
우리가 지켜야 할 소중한 이름이라고
어른들이 가르쳐 주었잖아요.
돈보다 진실된 마음이 중요하다고
그랬잖아요.

눈을 뜨면 바라보던 바다를 잃고 싶지 않아요.
군사도시가 무엇인지 잘 모르지만
강아지 풀 억새꽃을 바라보며
친구들과 지금처럼 그렇게 놀고 싶어요.

아빠가 꿈을 꾸며 자란 우리 마을에서
우리들이 평화롭게 웃으며 자라게 해주는 건
어른들 책임이잖아요.

그래요. 어려서 잘을 몰라요.
알고 있는 건 아빠의 길은
언제나 옳은 길이었다고,
잠 못 드시면서도 마을은 지켜야 한다는
젖은 목소리를 들으면
저도 큰 목소리로 외친답니다.
“해군기지 건설을 절대 반대합니다.”
“아빠에게 힘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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