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자리에 볼펜 똥이 안 생기는 사람: 메르켈과 룡(龍)?
떠난 자리에 볼펜 똥이 안 생기는 사람: 메르켈과 룡(龍)?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문호의 짧은 글, 긴 생각] 마흔 번째
시간이 지날수록 제주다움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제주출신의 공학자, 이문호 전북대학교 초빙교수가 '제주의소리' 독자들과 만난다. 제주다움과 고향에 대한 성찰까지 필자의 제언을 ‘짧은 글, 긴 생각’ 코너를 통해 만나본다. / 편집자 주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

볼펜을 쓰다보면,  볼펜(Ball Point Pen) 펜촉이라는 둥근 볼이 종이와 마찰, 회전하면서 끈적끈적한 유성잉크로 글을 쓴다. 잉크가 볼에 쌓이면 볼펜 똥. 하루종일 쓸 경우에는 똥(?)이 종이에 묻어 안 좋다. 요즘은 0.4mm 볼펜을 쓰고 있다. 볼펜은 언제 발명됐을까?

볼펜이 발명돼 우리 역사에 나타나기 바로 직전에는 만년필의 시대였다. 그 당시에는 고가의 전용 만년필을 들고 다닐 정도로 만년필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 만년필의 시대에 처음으로 볼펜이라는 것을 구상하기 시작한 인물이 헝가리의 라디슬라스 비로와 게오르그 형제다.

당시 라디슬라스 비로는 화가이자 조각가이자 언론인으로 하루에도 굉장히 많은 양의 글을 써왔는데 만년필을 이용해서 장시간 많은 양의 글을 쓰는 것은 취재나 교정 도중에 만년필의 잉크가 말라버리거나 펜촉에 의해 잘 쓰고 있던 종이가 찢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원고의 교정을 하던 중 라디슬라스 비로는 잉크를 보충하지 않아도 되고, 종이도 찢지 않는 필기도구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날 화학자이던 동생 게오르그에게 끈적이는 잉크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며 둘은 그날부터 새로운 필기도구의 발명에 온 집중을 하기 시작, 1938년 몇 번의 도전 끝에 특수잉크를 사용하는 현대식 볼펜을 발명하는데 성공했다. 헝가리에서 특허를 받아 탄탄대로를 걷나 싶었는데 잉크를 녹이는 기름을 대량 생산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 후 2차 대전이 발발해 아르헨티나로 이주했고, 1943년 영국인 헨리 마틴의 후원으로 특허를 다시 획득하고 Birom이라는  브랜드를 창설하여 볼펜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만년필 하면 법정 스님이 있다. "만년필로 글을 쓰면 속도에 맞춰 글을 쓸 수 있지만 볼펜으로 글을 쓰면 속도가 생각을 앞서 가므로 거짓된 글을 쓰게 된다." 만년필 예찬론이다. 만년필의 원래 서양이름은 '파운틴 펜(fountain pen)'이다. 우리말로는 샘물처럼 솟아오른다 해서 '샘물 펜', 후에 잉크만 넣으면 오래 쓸 수 있는 펜이라는 뜻의 '만년필'이 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동양에 처음 소개 될 때는 영어명을 직역해 '천필(泉筆)', 또는 토해 낸다 해서 '토묵필(吐墨筆)'이라고도 했다. 1884년 보험 외판원 루이스 에드슨 워터맨이 잉크가 흘러나와 계약을 망치는 일이 반복되자 만년필을 발명하게 됐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1897년 일본을 거쳐 워터맨 만년필이 처음 도입된 것이 시초다. 나이드신 분들은 만년필 하나쯤은 선물로 받았다. 그러던 만년필이 학생들 가방에서 사라지게 된 것은 컴퓨터 자판이나 스마트폰 문자판 때문이다. 손가락으로 간단히 누르거나 터치만 하면 되는 세상에 만년필은 고리타분하기 짝이없는 천덕꾸러기 도구였다. 그러나 만년필은 글을 쓸 때 사람을 섬세하게 만드는 속성이 있다. 만년필은 기본적으로 집중력과 세심함을 요구한다. 안 써 본 사람들은 그 기분을 모른다.

한편, 옛 방식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남아 있다. 연필로 꼭꼭 글씨를 눌러써야 작품이 써진다고 고집하는 작가들이 그런 부류다.  만화책에서 웹툰으로 옮겨간 이현세(60) 화백은 종이에 연필로 그림을 그리고 이를 스캔해 컴퓨터로 뒷작업을 한다. 소설가 김훈에겐 몽당연필. “연필이 아니면 한 자도 쓸 수 없다”고 하는 그는 독일 스테들러 연필을 쓴다. 고은 시인은 볼펜을, 작고한 소설가 박완서는 파커 만년필을 친구 삼아 작품 활동을 했다.『분노의 포도』를 쓴 작가 존 스타인벡(아래쪽)이 사랑한 블랙윙 602 연필, ‘스타워즈’의 감독 조지 루커스도 연필을 아꼈다. 그는 ‘딕슨 타이콘데로가’로 스타워즈의 ‘보이지 않는 위험’의 시나리오 초고를 썼다. 발명가 조셉 딕슨은 1873년 미국 뉴욕의 타이콘데로가에 있는 흑연 회사를 사들였다. 연필 생산을 위해서였다. 이후 1913년 이 거리 이름을 딴 연필을 만들면서 ‘노란색 연필’ 열풍을 일으켰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쓴 영국 작가 로알드 달도 이 연필을 사랑했다. 매일 아침 연필 여섯 자루를 뾰족하게 깎은 다음에야 일을 시작했다고 회고할 정도였다. 필자는 책상에 앉을 때는 반드시 샤프(Sharp)연필, 심이 가느다란 볼펜과 지우개, 그리고 컴퓨터로 연구를 시작한다. 가끔, 볼펜두껑을 안 닫아 잉크 자욱이 웃옷에 묻어 집사람한테 혼나지만. 떠난 자리에 볼펜 똥이 안생기는 사람이 존경스럽다. 

그 사람이 누구인가? 바로 독일 메르켈 총리(1954, 2005-2021.9 독일 총리). 그녀는 18년 동안 능력, 수완, 헌신 및 성실함으로 8천만 독일인들을 이끌었다. 독일은 그녀가 전 동독 출신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하나로 뭉쳤고, 패션이나 빛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부동산, 자동차, 요트 및 개인 제트기를 사지도 않은 화학 물리학박사인 이 독일 지도자에게 작별을 고하였다. 그녀는 독일의 지도부를 위임 후, 그녀의 자리를 떠났다. 18년 동안 한결같이 그녀는 옷을 갈아 입지 않았다. “독일의 위대함이 하나님과 함께하기를”, 그녀는 떠났다.

기자 회견에서 한 기자는 메르켈에게 물었다. 우리는 당신이 항상 같은 옷만 입고 있는 것을 주목 했는데, 다른 옷이 없지요? 그녀는 대답했다. 나는 모델이 아니라 공무원입니다. 또 다른 기자 회견에서도, 한 기자가 물었다. 그녀는 집을 청소하고 음식을 준비하는 가사 도우미가 있는지를. 그녀의 대답은, “아니요, 저는 그런 도우미는 없고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집에서, 남편과 저는 매일 이 일들을 우리끼리 합니다.”

그러자 다른 기자가 물었다. 누가 옷을 세탁합니까, 당신이나 당신의 남편? 그녀의 대답은,나는 옷을 손 보고, 남편이 세탁기를 돌립니다. 대부분 이 일은 무료 전기가 있는 밤에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아파트와 이웃사이에는 방음벽이 있지만, 이렇게 함으로 이웃에 피해를 주지 않게 되지요. 그리고, 그녀는 "나는 당신들이 우리 정부의 일의 성과와 실패에 대해 질문하여 주기를 기대합니다."고 말했다.

Ms. Merkel은 다른 시민들처럼 평범한 아파트에 살고 있다. 그녀는 독일 총리로 선출되기 전에도 이 아파트에 살았고, 그 후에도 그녀는 여기를 떠나지 않았으며, 별장, 하인, 수영장, 정원도 없다.이 여인이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의 총리 메르켈이다.

그녀는 어떤 친척도 지도부에 임명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제주연구원장에 제주와 관련이 없는 정치동료를 원장으로 임명하는 지도자와는 차원이 달랐다.

​룡(龍) 지사도 임기말, 떠나는 자리에 볼펜 똥이 안 생기는 사람일까?

# 이문호

이문호 교수는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출신 전기통신 기술사(1980)로 일본 동경대 전자과(1990), 전남대 전기과(1984)에서 공학박사를 각각 받고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서 포스트닥(1985) 과정을 밟았다. 이후 캐나다 Concordia대학, 호주 울릉공- RMIT대학, 독일 뮌헨,하노버-아흔대학 등에서 연구교수를 지냈다. 1970년대는 제주 남양 MBC 송신소장을 역임했고 1980년부터 전북대 전자공학부 교수,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며 세계최초 Jacket 행렬을 발견했다. 2007년 이달의 과학자상, 과학기술훈장 도약장, 해동 정보통신 학술대상, 한국통신학회, 대한전자공학회 논문상, 2013년 제주-전북도 문화상(학술)을 수상했고 2015년 국가연구개발 100선선정, 2018년 한국공학교육학회 논문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제주문화의 원형(原型)과 정낭(錠木) 관련 이동통신 DNA코드를 연구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0 / 400
댓글 1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순 추천순 이 기사에 달린 댓글 10
떠난 2021-08-11 06:23:52
자리에 볼펜 똥이 안 생기는 사람
39.***.***.85

성산읍 2021-07-30 09:32:45
요즘은 대부분 컴퓨터로 하는 문서작업이 익숙하니까 예전처럼 직접 문자를 쓰는 행위가 줄어들었죠. 연필을 잡고 글을 쓰던 예전이 그립기도 합니다. 만연필과 연필에 얽힌 이야기 재밌게 읽었습니다.
175.***.***.227

쉽게써라 2021-07-30 08:22:51
글을 이캐 어렵게 써야
지식인은 아니다.
그냥 누가 싫다고 써라.
한때는 학자였던 것 같으나
그대가 쓰는 작금의 글들을 보면
눈물겹도록 안타깝다.
그대의 정체도 궁금하거니와
이런 글을 실어주는 이 공간도
참으로 한심하다.
112.***.***.110

유만형 2021-07-29 20:18:26
@ 필기구의 발달이 문명의 발전을 수반했다해도 틀린말은 아닐 듯하다. 초딩시절 연필과 지우개와 칼을 필통에 담아 다니고, 중고생시절에 펜과 볼펜을 사용하다, 나중에 만년필을 사용한 듯하다. 사회생활 하면서 볼펜과 샤프를 주로 써서 지금도 쭉 이어지고 있다. 매일 서류 결재를 하려면 도장대신 싸인을 한다. 원래 싸인을 하려면 싸인펜 사용이 정석이나 볼펜으로 일상화 되었다. 각종 주관식 시험에서도 검정색 볼펜을 주로 사용한다. 짙은 농도의 볼펜색이 마음에 든다. 어쨌거나 어느 필기구든 사용후 깔끔한 뒷모습만 보이면 좋다. 연필 지우개똥이 생기고 볼펜도 회사별로 차이 나지만 글씨 뒷끝이 지저분할 때는 마음도 혼미해진다. 하지만 어떤 필기구를 써서라도 짜투리 생각이라도 남기면 최고다. 둔필승총!
221.***.***.68

김상곤 2021-07-29 17:14:47
사람은 이름을 남기던지 똥을 남기던지 둘중에 하나는 남김니다.

그럼 룡(龍) 지사는 무엇을 남길까요 ? 사람들은 그에 대해 무엇을 기억해줄까요 ?
( 첫번째 똥 제주연구원장 ? 두번째 똥 ?? ? ? )

제주도민은 벌써 룡지사가 싼 똥을 알고 또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도민이 룡지사가 도민에게 봉사한 업적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룡지사는 제주도민이 ( 선거를 통하여 ) 싼 가장 큰 똥입니다.

그럼 룡지사가 남긴 그 똥은 누가 치우나요 ? ~ 제주도민이 싼거니 제주 도민이 치울수밖에요...

도지사 자리가 정치하라는 자리는 맞지만
정치 ( 굴림 )만하는 관료가 아닌
도민에게 봉사하는 메르켈총리같은 공무원을 뽑아서 ( 똥없는 ) 청정지역 제주를 만들어야 합니다.
112.***.***.6

지나당 2021-07-29 17:10:56
제목은 딱 도지사 똥싸놓은거 누게게 치울거라 이말인것같음 ㅎㅎㅎㅎㅎㅎㅎ
122.***.***.4

권기열 2021-07-29 14:11:24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데 메르켈총리 같은 분이 우리나라도 많이 나와 선진국다운 면모를 보여 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
218.***.***.157

김재범 2021-07-29 10:36:33
용이 싸놓은 똥은 누가 치우나
메르켈 총리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우습네요.
27.***.***.54

이유근 2021-07-29 10:34:46
이런 글을 쓰고 실천하는 분들이 많아질수록 우리 사회는, 우리나라는 더욱 좋아지겠지요. 사람은 떠난 다음에나 죽은 다음에 내리는 평가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현명한 이에게 존경을 받고, 정직한 비평가의 찬사를 받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니까요.
220.***.***.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