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 평생 독서습관 기르기, 원한다면 강요 말아야”
“내 아이 평생 독서습관 기르기, 원한다면 강요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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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부모아카데미] 제8강 이경근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이사

“만약 누군가가 나에게 책을 골라주고, 언제까지 읽으라고 지시하고, 독후감 같은 결과를 내놓으라고 하면 책 읽는 일이 즐거울까요? 내가 싫은 것은 아이도 싫어하는 겁니다. 한 페이지를 읽어도 좋으니 자기 전 책을 읽으며 대화하고 도서관에 자주 가는 습관을 들여보세요. 이렇게 해도 독서습관이 안 생긴다면 사주에 독서가 없는 겁니다.”

내 아이의 평생 독서습관을 기르기 위해 책 읽기를 강요하고 아이가 원하는 책보다 저명한 인사가 추천하는 책을 들이밀진 않았을까?

이경근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이사가 ‘부모아카데미’를 통해 내 아이의 독서습관을 길러주는 방법과 ‘나’를 위한 책 읽기, 비경쟁 독서토론 등 책 읽기에 대한 유쾌한 강의를 펼쳤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주최하고 [제주의소리]가 주관하는 ‘2021 부모아카데미’ 8강이 7일 오전 10시 제주학생문화원 2층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이번 강연에서 강사는 진정한 나를 이해하기 위한 인문 서적의 중요성과 아이들에게 평생 독서습관을 들이는 방법 등을 소개했다.

ⓒ제주의소리
이경근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이사는 '2021 부모아카데미' 제8강을 통해 내 아이의 평생독서습관 들이기와 인문적으로 책읽기의 중요성 등 다양한 주제로 유쾌한 강의를 펼쳤다. ⓒ제주의소리

이경근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이사는 북스타트코리아 총괄실장을 맡아 16년 동안 성공적인 독서운동을 이끈 책 전문가다. 학교와 교육청, 연수원, 도서관, 학부모 등 시민 대상 2000여 회에 달하는 독서 강의를 펼친 바 있다.

이 이사는 “책을 아무리 많이 읽는다고 공부를 잘 하는 건 아니다. 지금까지 읽은 책을 여러분들은 모두 기억하고 있나”라고 되물으며 “책을 읽는다는 것은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기 위함이지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나 똑똑해지기 위해 읽는 게 아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책을 읽음으로써 우리는 문맥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어떻게 사느냐 물었더니 그랜저로 답했다’는 예전 자동차 광고가 나타내는 것처럼 자동차가 누군가에겐 정체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배경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생각하는 힘은 질문을 통해 생기게 된다. 질문이라고 하면 훌륭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데 그게 아니라 저절로 떠오르는 것을 말한다”며 “우리는 일상 대화에서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던지며 대화를 이어가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문학과 실용학에 대해 설명하며 사람을 이해하는 학문인 인문학을 알아야 사람을 위한 것인 실용학에 대해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는 “실용적이라는 것은 결국 사람을 위하는 것인데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사람을 위한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라며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한데 많은 사람을 다 이해할 수 없으니 나부터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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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중 '비경쟁 독서토론'을 해보고 있는 수강생들. 이들은 그림책 하나를 읽고난 뒤 정답이 없는 다양한 질문을 던져보며 생각의 범위를 넓혀나갔다. ⓒ제주의소리

이어 “우리나라는 초중고 12년에 대학까지 포함하면 엄청 책을 많이 읽는 나라다. 하지만 실용 목적으로만 책을 읽으니 남는 게 없다”며 “황순원의 소나기를 ‘소년 소녀의 순수한 사랑 이야기’로 교육하는데, 누군가는 다른 생각을 가질 수도 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용학이 쓸모있는 것이라면 인문학은 쓸모없는 것이다. 쓸모가 없으니 최종 목적은 인간이 되고, 이를 통해 진정한 나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라며 “그때부터 나의 쓸모에 대해 고민하며 실용적인 것을 찾아갈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쓸모없는 것을 두 글자로 정의한다면 ‘놀이’가 된다.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동물도 놀이를 하는데 인간이 놀이를 하게 되면 이는 ‘예술’이 된다”며 “쓸모있는 것은 ‘일’로 정의되는데 수준이 높아지면 ‘기술’이 되고 결국 ‘직업’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결국 직업은 남을 위해 쓸모있는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아닌가. 이 직업이 적성에 맞으면 우리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데 여기서 적성은 ‘놀이’와 ‘직업’이 부합하는 것을 말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회사가 노동자에게 늘 바라는 창의성은 놀이와 지겨움에서 나오게 된다. 어린 시절 고무줄놀이를 할 때를 돌이켜보면 1단계가 지겨워지니 점점 어려운 단계를 만들어냈지 않았나”라며 “그만큼 놀이로, 쓸모없는 것으로 지칭되는 인문학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문 서적을 실용 목적으로 읽게 된다면 결국 실용 서적을 읽는 것과 다름없다면서 ‘인문학적으로 읽기’에 대한 중요성을 말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논어 같은 인문학 서적을 시험이나 면접에서 활용하기 위해 읽는다면 결국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인 암기를 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결국 실용 서적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제주의소리
이날 강연을 들은 부모들은 "강의 듣고 인문학이 무엇인가, 책을 왜 읽어야하는지 알게 됐다"거나 "아이와 책을 멀게 만든것 같다. 강의를 들으며 뭔가 정답을 찾으려하지 않았나 반성하게 됐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제주의소리

내 아이의 평생 독서습관에 대해서는 “아이가 책을 읽게 하고 싶다면 내가 싫어했던 것을 하지 않으면 된다. 아이도 어른과 같은 사람이기에 명령이나 강제적인 것들을 싫어한다”며 “그렇다고 그냥 두면 책 읽는 습관은 생기지 않을 테니 고민이 많으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가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명령이나 강제가 아니라 그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매일 잠들기 전 30분을 투자해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 좋다. 내용이나 줄거리는 중요하지 않고 부모와 아이가 책을 통해 대화를 나누며 노는 것이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또 “아이는 이렇게 책을 접하면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다양한 주제를 입 밖으로 꺼내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다”며 “첫 장에서 30분을 머물러도 좋다. 아이와 대화를 하며 생각을 끄집어내고 즐거운 기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잠들기 전 책 읽기와 더불어 도서관을 자주 방문하면 좋겠다. 시간을 많이 들여 아이에게 읽고 싶은 책을 직접 고르도록 하라”며 “이런 과정을 통해 책 읽기를 즐거운 놀이로 생각하게 된다면 책 읽기가 습관화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2021 부모아카데미는 1-3강까지는 보편적 주제의 대중 강연을 개최한 가운데, 4~17강은 ‘책으로 대화하는 행복한 가정 만들기’로 진행한다. 18~20강은 서귀포시에서 책을 주제로 한 ‘릴레이강연’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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