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도시 - 여섯 번째 이야기

명심보감 성심편 중에 ‘器滿則溢(기만측일)하고 人滿則喪(인만측상)이니라. 그릇이 차면 넘치고, 사람이 차면 잃어지느니라’ 하였다. 조선 선비의 최대 관심은 공의(公義)의 실현에 있었으며, 나와 타인이 다함께 이 세상에서 생을 실현할 수 있는 공의를 실현하는 일은 살기 좋은 세상으로 가는 지름길이라 생각했다.

제주는 2002년 생물권 보전지역 지정, 2007년 세계 자연유산 등재, 2010년 세계 지질공원 인증, 5곳의 람사르습지 등록(2006∼2015) 등으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유네스코 자연과학 분야에서 3관왕을 달성한 아름다운 섬이다.

그동안 제주관광은 양적인 증대에 치중한 나머지 2016년 입도 관광객 1585만명으로 정점을 기록하면서 자연환경의 훼손과 한정된 자원의 고갈로 인해 앞으로 예측할 수 없는 나락으로 이어질지 어느 누구도 예상을 못한다. 지난 13일 역사상 최악의 토네이도가 미국 중부 지역을 초토화 했다. 기후 변화라고 하니 그 원인이 어디에 있겠는가?

수용력 개념은 물리적, 심리적, 경제적, 사회적, 생물학적 수용력 5가지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는데, 오버투어리즘과 관련해서 자연환경이 견뎌낼 수 있는 범위인 생물학적 수용력을 가장 우선시 하고 있는 바, 환경파괴로 인한 갈등이 크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관광수용력 초과로 최근에 필리핀 보라카이섬은 환경파괴로 몸살을 앓은 바 있다. 환경당국이 처리할 수 있는 쓰레기양은 30톤밖에 되지 않는데 하루 평균 100톤의 불법 쓰레기가 쏟아지고 있는 심각한 문제 발생으로 6개월간 섬 폐쇄 후 환경정화, 관광객수 제한의 규제를 시행했다.

아이슬란드는 연간 126만명 이상 방문객들로 33만명 전체인구의 4배 수치에 이르고 있다. 아이슬란드에서도 출입가능한 관광객 수를 제한하거나 관광세 부과 등의 정책이 추진 중에 있다. 지난 의정칼럼에서 필자는 환경보전기여금 도입을 주장했다. 왜 이렇게 실행에 옮기기가 힘들까? 아마도 의지가 약하기 때문일 것이다.

환경파괴가 아닌 지역민 갈등사례를 살펴보자.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급증하고 있는 관광객들로 인한 관광공포증(tourism-phobia)으로 관광반대 운동이 발생한 지역이다. 오버투어리즘을 관광이 아니라 침공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점차 반달리즘(Vandalism)으로 번지고 있다.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우리도 이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겠는지 묻고 싶다.

국내에서도 서울 북촌한옥마을, 부산감천마을, 부산흰여울마을 등이 일반 주거지역과 관광지간 구분이 없는 오버투어리즘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서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이다. 사생활 침해, 폭등하는 임대료 등으로 지역민과 상인들을 보호하면서 긍정적인 소비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김태석 도의원. ⓒ제주의소리
김태석 도의원. ⓒ제주의소리

오버투어리즘 현상을 위해 고려해야 할 3가지 영역이 있다. 성장, 집중, 거버넌스 영역이다. 성장은 관광객 유입의 대량화와 맞물려 있다. 제주의 발전을 향해 쉼 없는 항해였다. 집중은 주요 관광지에 매스투어리즘 현상으로 혼잡, 수용력, 환경적 지속성 등과 관련된 문제들이다. 갈등조정을 위한 거버넌스 영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종합 기본계획 수립 등 법제도적 정책 기반 구축, 대응 전담조직, 협력적 거버넌스 구축 등 체계적이고 통합적 관리가 필요하다.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면서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서는 제주 수용력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 환경·도시·개발·경제 등 전 분야에 제주 수용력 산정 및 관리로 제주의 미래 가치 및 정책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늦출 때가 아니다.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김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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