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평론가, 신간 ‘제주도 산담 연구’ 펴내

제주 출신 김유정 미술평론가의 새 책 ‘제주도 산담 연구’(제주문화연구소)가 최근 발간됐다.

김유정 평론가는 무신도, 동자석, 무덤, 돌문화, 해양문화 등 제주 고유의 전통 문화에 대해 꾸준히 연구해왔다. 특히 2007년 손명철과 함께 ‘제주의 무덤’을 펴냈고 2011년 ‘제주풍토의 무덤’, 2015년 ‘제주 산담’을 펴냈다. 새 책은 최근 제주지역 신문에 연재한 글 가운데 제주 산담 부분을 모아서 정리한 결과물이다.

이런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새 책은 343쪽 분량에 ▲돌담의 시작과 세계관 ▲제주 장법의 역사 ▲죽음과 산담 ▲우리는 누구인가 ▲잊혀져가는 장례문화 ▲산담, 사라지는 제주 최고의 유적 등 6편을 실었다.

저자는 제주 돌문화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로 시작한다. 이어 선사시대~조선시대까지 장법을 소개하면서, 산담에 얽힌 제주사람들의 삶을 풀어낸다. 돌담의 기능을 세세하게 분석하면서, 점차 사라지는 제주 고유의 장례 문화를 조명한다. 나아가 산담이 지닌 문화적·역사적 가치에 주목하며 산담을 ‘마지막 남은 제주 문화의 경종’이라고 표현한다.

저자는 책머리에서 “필자는 일찍이 제주의 문화가 모두 소중하지만 그 핵심 문화를 5다(多)의 개념으로 정리한 적이 있다. 돌, 바람, 여자, 말, 물(가뭄)이다. 이 5다야 말로 전통 시대의 문화적 실체와 상상력의 근본이라고 생각한 것”이라며 “그 가운데 돌과 바람, 물(가뭄)은 제주도 척박론의 기본 개념이라는 사실은 두 말의 여지가 없다”고 배경 지식을 소개했다.

더불어 “돌의 나라로써 산담은 최고의 유적임을 자랑한다. 그 산담의 의례인 장례 문화는 제주 땅의 사람들이 역사적 실체인 삶을 지향하는 바를 가리키는 척도가 된다”면서 “거기에 모든 제주의 사상사와 문화사적인 전통을 담고 있기 때문에 의례의 연구 없이 제주를 올바르게 이해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저자는 “역사는 과거와 현재, 현재와 미래를 여는 창이다. 산담을 통해 역사를 보고, 오늘의 산담이 처한 현실을 보고 제주의 돌문화를 예측할 수가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유정 평론가는 제주 모슬포 출생으로 미술평론가(한국미술평론가협회), 제주문화연구소장, 이중섭미술관 운영위원회, 서귀포문화원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343쪽, 제주문화연구소,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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