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지훈련단 유치 해마다 늘어, 구멍 난 방역망 "모니터링 강화"

제주를 찾은 전지훈련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면서 방역당국도 비상이 걸렸다. 방역 관리망 밖에 있는 사각지대가 드러남에 따라 관련 대응도 시급하게 됐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 25일 발생한 신규 확진자 53명 중 27명은 '제주시 전지훈련' 관련 집단감염 확진자로 분류됐다.

이날 발생한 집단감염 사례는 수도권 소재 모 고등학교 선수단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역당국은 해당 선수단에 대한 해체 요구와 함께 시설 폐쇄까지 검토 중에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 방문이 어려워지자 최근 제주는 전지훈련지의 새로운 대안으로 각광받았다. 국내 최남단에 위치해 따뜻한 기후와 청정 자연환경을 지녔고, 도서지역이라는 이점이 발휘됐다.

당초 제주도체육회 위주로 운영되던 전담 조직에 행정시와 도관광협회 등 유관기관이 참여하며 선수단 유치에도 힘을 쏟았다. 이 시기와 맞물려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훈련시설 등도 개선됐다.

학교체육뿐만 아니라 프로구단까지 전지훈련지로 제주를 찾으며 2020년 1300팀에 2만1000여명, 2021년에도 1600팀에 2만4000여명의 전지훈련단 유치에 성공했다. 이번달 제주에 머무르고 있는 선수단만 230팀에 5100여명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선수단이 급격하게 늘어나다보니 방역 대응에도 어려움이 뒤따랐다. 

제주도는 지난해부터 공공체육시설을 이용하고자 하는 전지훈련팀 선수들과 훈련 관계자 전원을 대상으로 입도 48시간 이내 주소지 관할 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도록 의무화했다.

전지훈련팀은 음성판정확인서, 음성판정문자, 의사 소견서 등 음성 판정 증빙자료와 방역지침 준수 서약서 등을 제출해 행정시와 체육회 승인을 거쳐야만 입도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그러나, 최근 전지훈련 승인대상이 아닌, 개별적으로 체육시설을 이용하는 단체팀이 늘어나면서 방역망에도 구멍이 뚫렸다. 이날 집단감염이 발생한 선수단도 별도의 신청 없이 개별적으로 제주를 찾은 사례다.

전지훈련단은 집단의 특성상 감염에 취약하다. 이번 집단감염 사례도 접촉자의 대부분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도는 각 행정시와 체육회, 전지훈련단에 공문을 통해 △사전 PCR검사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 최소화 △확진자 발생시 신속 보고 △지도 점검 강화 등 제주 체류기간 동안 전지훈련팀이 유의해야 할 주요 방역수칙을 안내했다. 

관련 종목단체와 전지훈련선수단에 대한 현장 방역점검과 모니터링도 강화할 방침이다. 방역 수칙을 위반할 경우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80조 및 제83조에 따라 과태료 부과 또는 고발 조치가 이뤄진다.

고춘화 제주도 문화체육대외협력국장은 "앞으로 공공체육시설을 이용하는 전지훈련 선수단은 물론, 개별 및 사설체육시설을 이용하는 선수단도 교육청 등 관련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현장 모니터링과 계도를 지속적으로 전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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