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계추 제주개발공사 사장,심중변화 일으켜 연임도전할 듯
김 지사 '권유발언' 이은 19일 전체 임직원 '호소'에 눈물

▲ 고계추 제주지방개발공사 사장
오는 10월말 임기만료와 함께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고계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사장이 전 직원의 ‘연임요청’ 앞에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연임도전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던 연임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밝혔던 그의 심중에 모종의 변화가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사실상 연임에 나설 것이란 다소 성급한 추측마저 나오고 있다. 

19~20일 1박2일로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S리조트에서 열린 ‘2007년 개발공사 성과 평가 보고대회’. 1년에 한 차례 그해 성과를 전 임직원들이 함께한 자리에서 평가하고 보고하는 이날 행사는 개발공사의 2007년도 경영성과 보다는 고 사장이 행보에 무엇보다 관심이 쏠린 자리였다.

지난 10일 전체 직원 조회에서 “오늘 월례조회가 마지막이 될 것이다. 임기가 10월말이면 끝나기 때문에 물러나겠다”며 사의를 표한 고 사장에게, 임명권자인 김태환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12일 “고 사장은 매우 일을 잘했다. 사장 공모에 참여하도록 권유하겠다”며 사실상 연임 뜻을 시사 한 이후 상황은 급반전됐다. 

김 지사 발언 이틀 후인 14~17일 3박4일 일정으로 해외출장에 나갔다 오는 등 바쁜 일정 때문에 연임 도전에 대한 그의 생각을 확인할 시간이 없었다. 또 고 사장 역시 자신에 대한 시선을 의식한 듯 가까운 주변인사에게 조차 거의 말을 아꼈다. 

평가대회 첫째날인 19일 오후 고 사장을 비롯한 전체 직원이 함께한 자리에서 한 중견간부가 마이크를 잡고 직원들의 뜻이라면서 고 사장에게 연임해 줄 것을 간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사는 “고 사장께서 그만두겠다고 전 직원들에게 갑작스레 말을 한 이후 김태환 도지사께서도 ‘일 잘했다’고 평가했고, 주위에서도 ‘한 번 더 해야 한다’는 말들이 회자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고는 “지난 3년간 함께 했던 직원들로서 한 번 더 연임해 줄 것을 부탁하거나, 그런 말을 하지 못한다면 평생 후회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전 직원에게 동의를 구했다‘면서 ”개발공사를 위해 한 번 더 봉사해 달라“며 고 사장에게 연임을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금 개발공사는 완벽한 시설을 갖춰 삼다수를 세계적 브랜드로 만들어야 하고, 물류혁신을 이뤄는 등 내부의 산적한 일이 너무 많다”며 거듭 고 사장에게 연임을 호소했다.

직원들로부터 갑작스레 연임을 부탁받은 고 사장은 그 자리에서 울어버렸고, 지난 3년간의 동영상을 보면서 일부 직원들도 눈물을 흘렸다. 고 사장은 아무 말도 못한 채 “고민 하겠다”고만 한 후 그 자리를 떴고, 행사 마지막 날인 20일 오전에 “여러분들의 뜻이 정 그렇다면 신중하게 검토해 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명권자인 김태환 지사의 사실상의 연임 시사 발언에 이어 전체 직원들로부터 연임부탁을 받은 고 사장이 “신중하게 검토해 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고 사장이 연임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굳힌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고 사장이 연임에 도전한다고 해서 된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 다만 아직 경쟁상대가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일단은 가장 유력한 인사라는 게 제주도청과 개발공사 안팎의 중론이다.

고 사장은 김 지사가 말한 것처럼 삼다수 증산과 기능성음료 개발, 호접난 문제 해결 등 지난 수 년동안 개발공사의 골칫거리를 임기 3년에 말끔히 씻어냈고, 농심과의 삼다수 공급가 재협상에 이는 생산성 향상으로 개발공사를 연간 당기순이익 100억원을 넘는 기업으로 만드는 데 공헌을 해 왔기 때문이다.

또 지금까지 개발공사 안팎으로 드러난 인사들을 볼 때 고 사장만한 카드가 없다는 것도 김 지사가 그의 연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게 된 배경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고 사장이 연임 재도전으로 마음을 돌릴 경우 개발공사 처음으로 연임에 나서는 사장이 될 가능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17일부터 시작된 개발공사 사장 공모는 23일 마감되며, 사장추천위원회에서 25일 서류심사와 29일 면접심사를 거쳐 사장후보를 복수로 추천하면 임명권자인 김태환 지사가 31일 차기 사장을 결정한다. 임기는 3년으로 2010년 10월31일가지 개발공사를 이끌게 된다.

사장추천위원회는 강지용 제주대 산업대학원장, 진영진 변호사(이상 제주도 추천), 문홍익 제주도상공회의소 회장, 송창훈 전 농촌진흥청 제주시험장장(이상 도의회 추천), 안영화 제주대 해양과학부 교수, 한봉길 농약판매협회 중앙회 수석부회장, 한성담 전 도의회 부의장(이상 개발공사 이사회 추천)으로 구성됐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