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제주지부는 14일 오전 10시 30분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학교급식 인력 공백 대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제주의소리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제주지부는 14일 오전 10시 30분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학교급식 인력 공백 대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제주의소리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제주지부(이하, 제주학비노조)는 14일 오전 10시 30분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교육청은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에 따른 학교급식 인력 공백, 노동 가중 사태 방관 말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제주학비노조는 “코로나19 사태 초기 도교육청은 개학을 연기, 방학 중 급여가 없는 조리종사자의 생계를 위협했다”라면서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은 코로나19 확진자가 32만 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대책 없는 학생 전면등교로 급식실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타 공공기관보다 열악한 학교급식 조리인력 배치기준 때문에 조리종사자들은 동료들이 코로나19에 걸려 자가격리로 빠져도 대체인력을 충원받지 못한 채 일하고 있다”며 “철저한 방역을 위해 식탁에 설치된 가림판도 매일 닦아야 하고 자율배식은 전면 중단됐다”고 밝혔다.

또 “식당 밀집도를 줄이기 위해 여러 차례 나눠 배식하다 보니 시간은 배로 늘었고 조리한 음식을 2시간 이내에만 제공해야 하는 위생관리 원칙 때문에 조리도 여러 번 나눠 해야 한다”며 “여기다 대체인력도 충원하지 않는데 급식이 제시간에 제공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육청은 조리종사자가 코로나19 확진으로 격리할 경우 반찬 수를 줄이거나 간편식, 대체식을 주거나 단축 수업을 하라는 등 학교가 알아서 판단하라는 식”이라며 “단축 수업도 원격 수업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결국 급식실이 어떻게든 밥을 해내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대체인력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 △현장에 맞는 구체적인 지침을 내려줄 것 △배치기준 정상화 및 인력충원 협의를 진행할 것 등을 요구했다. 

제주학비노조는 “몸이 아파서 병가를 쓸 때도,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걱정인 것은 대체인력을 구할 수 있느냐”라며 “학교에서는 당사자에게 알아보라고 요구하고 대체인력이 없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통보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난처한 노동자가 수소문 끝에 대체인력을 구하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이제는 당연시하는 관습으로 굳어져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교육청에서 대체인력풀을 운영한다지만 사실상 있으나 마나 하다”고 꼬집었다.

또 “교육청에서 현장의 어려움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지침을 내리다 보니 더 힘들어졌다”며 “숙련된 급식실 종사자의 퇴사가 줄을 잇고 있다. 장기간 혹사시킨 몸을 지탱할 수 없어 자의반 타의반으로 급식실을 떠나고 있다. 신규 입사자는 살인적인 노동환경에서 일 못 한다고 떠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교육청은 급식실 산업재해 주범인 인력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배치기준을 정상화하는 등 조치로 학교 급식실을 무너지게 놔둬선 안 된다”며 “코로나19 확진자 폭증 사태는 급식실의 근본적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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