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언론학회-4.3평화재단-4.3연구소 ‘다랑쉬굴 발굴 30년, 성찰과 과제’ 세미나 개최

토벌대가 굴 입구에 불을 피워 11명의 민간인을 질식사시킨 다랑쉬굴 학살 현장 모습. 사진=양조훈.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토벌대가 굴 입구에 불을 피워 11명의 민간인을 질식사시킨 다랑쉬굴 학살 현장 모습. 사진=김기삼.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1948년 차디찬 겨울 4.3의 피바람을 비해 숨어든 굴속에서 죄 없이 참화를 당한 11명의 주민. 

44년여 만인 1992년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다랑쉬굴에서는 무차별적인 진압 작전을 피해 굴속으로 몸을 피했다가 화를 당한 이들의 시신이 발굴됐다. 당시 시신에는 어린아이와 여성들도 있었다.

제주4.3의 응축된 참혹함을 드러내고 있는 다랑쉬굴 발굴 30년을 맞아 제주언론학회(회장 김동만)와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고희범), 제주4.3연구소(이사장 이규배)가 공동 특별세미나를 개최한다. 

오는 26일 오후 2시 제주4.3어린이체험관 평화교육강당에서 진행되는 특별세미나 ‘다랑쉬굴 발굴 30년, 성찰과 과제’는 다가오는 제74주년 4.3추념식을 앞둬 다랑쉬굴이 4.3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에 미친 영향을 논의하고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를 톺아보기 위해 마련됐다.

세미나 1부 주제발표에서는 1992년 다랑쉬굴 발굴 당시 현장을 취재했던 김종민 제주4.3위원회 중앙위원(전 제민일보 4.3특별취재반 기자)이 ‘다랑쉬굴 발굴의 언론 보도와 진실 찾기’를 발표한다. 

이어 송창우 제주교통방송사장(전 제주MBC 기자)이 ‘다랑쉬굴 언론 보도가 4.3진상규명운동에 미친 영향’, 박경훈 제주4.3평화재단 전시자문위원장이 ‘다랑쉬굴의 진상규명과 남겨진 과제’를 발표한다. 

다랑쉬굴 현장 모습. 사진=제주언론학회.
다랑쉬굴 현장 모습. 사진=제주언론학회.
다랑쉬굴 현장 모습. 사진=제주언론학회.
다랑쉬굴 현장 모습. 사진=제주언론학회.

2부에서는 토론회가 진행되며 허호준 한겨레신문 부국장이 사회를 맡고 △박재현 KBS PD △강철남 제주도의회 4.3특별위원장 △강민철 제주도 4.3지원과장 △양정심 제주4.3평화재단 연구실장 등이 참여한다. 

이들은 다랑쉬굴 발굴 언론 보도 과정을 통해 과거를 성찰하고 다랑쉬굴이 4.3진상규명에 미친 영향과 남겨진 과제 등에 대해 진단할 예정이다. 

김동만 제주언론학회장은 “다랑쉬굴이 발굴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다랑쉬굴의 참상에 대한 진상규명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굴은 방치 중”이라며 “이번 토론회를 통해 보이지 않는 압력으로 인해 화장돼 바다에 뿌려진 희생자들에 대한 명예회복 및 추모비 건립, 다랑쉬굴 유적보존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시 북제주군 구좌읍 세화리 2608-6번지 일대에 있는 다랑쉬굴에서는 1992년 4.3의 참화를 피해 숨어 있던 11구의 시신이 발굴됐다.

이들은 1948년 12월 토벌대가 굴 입구에 지핀 불의 연기에 질식해 희생됐으며 아이 1명과 여성 3명이 포함돼 있었다. 

희생자들의 주검은 무덤에 안장되지 못한 채 화장돼 바다에 뿌려졌고, 당시의 처참한 상황이 응축된 이 사건은 4·3의 참상을 전국에 알리는 계기가 돼 진상규명 운동의 기폭제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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