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연구소, 기관지 ‘제주어’ 5호 펴내

사단법인 제주어연구소가 연간 기관지 ‘제주어’ 5호를 펴냈다.

책에는 사진으로 읽는 제주어와 논문, 제주어 이야기, 구술자료, 휘보 등이 수록됐다. 

‘사진으로 읽는 제주‧제주어’에서는 외도 포구와 외도마을 안길 모습이 담겼다. 논문으로는 강정희 한남대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와 강영봉 (사)제주어연구소 이사장의 제주어 논문이 실렸다.

제주어 이야기에는 제주 수의를 담은 ‘바농질와치의 저승옷 이야기’, 제사 음식을 주제로 한 ‘친떡으로부터 젤 우이 올리는 우찍까지 헤근에 작구떡’, 서귀포시 안덕면 덕수리 송안심 어르신의 일상을 풀어 쓴 ‘송안심 어른의 소확행’ 등이 수록됐다. 

더불어 제주평화연구원의 영문 웹 저널 ‘Jeju Island of World Peace’에 발표된 글을 보완 수정한 ‘제주어와 북한어 사이에서’도 담겼다. 

바농질와치의 저승옷 이야기에서는 서귀포시 하원동에서 수의를 만드는 ‘바농질와치’ 강만옥 어르신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강 어르신은 구십의 나이에도 돋보기를 코끝에 걸치고 한 땀 한 땀 정성스럽게 오늘도 ‘저승옷’을 짓고 계신다.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하는 것을 보고 자랐을 뿐 정식으로 옷만드는 것을 배워보진 않았다는 그다.

‘지상전’에서는 김순자 제주학연구센터장이 임인년 올 한 해를 제주의 떡을 통해 살펴본 글이 실렸다. 

김 센터장은 책에서 “제주의 떡은 육지 지역과 달리 제주만의 독특한 특징을 지닌다. 제주 섬은 화산회토로 이뤄져 논농사 대신 밭농사가 주류를 이뤘다”며 “그렇기 때문에 제주의 떡 가운데는 쌀을 원료로 한 떡보다 메밀이나 좁쌀을 주재료로 해서 제주 환경에 맞는 독특한 떡 문화를 만들어냈다”고 소개한다. 

이밖에도 서귀포시 표선면 토산1리에서 조사한 민간요법 내용이 담긴 제주어 구술자료 ‘둘윗 난 건 옷 앞섭 무껀 구완헤낫저(둘윗 난 건 옷 앞섶 묶어서 구완했었지)’가 제주어-표준어 대역으로 실렸다.

민간요법 중 하나를 소개해자보면 ‘구감 날 땐 세우리 소금에 절영 훈들러(혓바늘 날 땐 부추 소금에 절여서 휘둘러)’가 있다. 

“셋바닥에 막 무시거 난 때. 경헐 때 그 세우리 요즘 뭐 부추, 세우리 그거 헤근에 막 따끔따끔헌 거 아프주, 그거”, “구감 낫저 허멍 세우리 소금에 절영 경 허영 손가락에 감앙 막 훈들르고, 이 목고냥도 이디 구감 낫저 막 허멍 경 허영 그걸로 허영 어멍 손가락으로 허민 웩웩 허멍 그거 허여낫주.”

(“혓바닥에 막 무엇 난 때. 그럴 때 그 부추 요즘 뭐 부추, 부추 그거 해서 막 따끔따끔한 거 아프지, 그거”, “혓바늘 났다 하면서 부추 소금에 절여서 그렇게 해서 손가락에 감아서 막 휘두르고. 이 목구멍도 여기 구감 났다 막 하면서 그렇게 해서 그걸로 해서 어머니 손가락으로 하면 웩웩 하면서 그거 했었지.”)

이어 책 마지막에는 ‘제주어, 함께 지켜야 할 소중한 우리말입니다’를 기치로 제주어 교육과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제주어연구소의 연간 기록이 수록됐다.

강영봉 이사장은 “임인년 새봄을 맞이해 책을 펴내며 역병인 코로나19가 빨리 끝나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하게 소망하고 모두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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