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올레' 필두 웰니스 관광상품 개발...민관 네트워크 합작 결실

  서귀포시  도심지 전경. 사진=서귀포시 ⓒ제주의소리
  서귀포시  도심지 전경. 사진=서귀포시 ⓒ제주의소리

서귀포는 제주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지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따뜻한 기후, 갖가지 즐길거리가 한 시간 거리 내에 밀집해 있는 특유의 인프라로 인해 최고의 관광지로 서귀포를 첫 손에 꼽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모든 것이 새로워지는 이른바 '뉴 노멀(New-Normal) 시대'를 맞아 관광 트렌드도 전례 없이 급변했다. 코로나19가 불러온 전대미문의 위기가 덮치자 발전하지 않는 관광시장은 도태되기에 이르렀다. 이에 발맞춰 서귀포시는 2020년대에 접어들어 새로운 도전과 맞닥뜨리고 있다.

서귀포시 산업의 중심은 관광이다. 관내 59.6%를 차지하는 산업 비중이 관광과 서비스 산업이다. 관광은 관광산업 자체뿐 아니라 전방 산업인 감귤 등 1차산업, 건설업와 연계되고, 후방산업인 외식산업, 부동산과도 연계된다. 관광산업의 회복 여부는 지역 회생과도 직결되는 문제였다.

이에 서귀포시는 치유와 휴식을 겸비한 체류형 '웰니스(wellness) 관광도시'라는 미래관광 트렌드를 제시했다. 웰니스란 웰빙(well-being)과 행복(happiness) 건강(fitness)의 합성어로,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건강한 상태를 의미한다.

코로나19의 위기의 한복판에서도 양질의 관광시장에 대한 욕구는 꾸준했고, 코로나19의 끝자락에서 점차 일상으로의 회복이 이뤄지는 시점에서 이 같은 욕구는 더욱 극대화됐다. 한때 급격하게 침체됐던 관광시장은 이제 새로운 가능성을 찾게 됐다.

  서귀포시  하영올레 코스에 자리잡고 있는 새연교 전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서귀포시  하영올레 코스에 자리잡고 있는 새연교 전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서귀포시  하영올레 코스 . 사진=서귀포시 ⓒ제주의소리
  서귀포시  하영올레 코스 . 사진=서귀포시 ⓒ제주의소리

실제 문화체육관광부가 2020년 12월 발표한 민여가활동조사에서는 '관광'을 선호하는 국민들의 비율은 14.2%로 스포츠(10.8%)나 문화·예술(4.1%) 분야를 크게 앞섰다. 이는 포스트코로나에 대비한 새로운 관광상품 개발의 절실함을 드러낸 지표다.

서귀포시는 '안전'과 '안심'을 키워드로 한 새로운 관광상품을 모색하기에 이르렀다. 읍면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광객 유입이 적은 원도심을 활용하는 가닥을 잡고, 우너도심 내 공원, 하천, 관광지 등을 연계한 클러스터 모델을 찾았다.

이를 대표하는 사업이 지난해 5월 첫 선을 보인 '하영올레'다. '하영올레'는 서귀포시의 풍부한 도심공원, 자연, 하천, 문화를 즐기며 꼬닥꼬닥 천천히 걷는 길이다. 제주어로 '많다'는 의미의 '하영'을 올레에 붙여 공원도 많고, 물도 많고, 먹거리도 많다는 뜻에 더해 많이들 찾아오라는 중의적인 표현을 담았다.

하영올레는 총 3개 코스로 구성된다. 1코스는 서귀포시청에서 출발해 걸매생태공원-칠십리시공원-새연교-새섬공원-천지연폭포-아랑조을거리를 거쳐 서귀포시청으로 돌아오는 8.9km 구간으로 주로 자연·생태를 테마로 하고 있다.

2코스는 바다와 문화, 사람의 발견을 특징으로 서귀포시청-아랑조을거리-매일올레시장-자구리공원-서복전시관-정모시공원-서귀포시청을 잇는 9km 구간으로 문화·먹거리 등이 풍부하다. 3코스는 솜반천과 지장샘, 동홍천 등 하천과의 조우를 특징으로 한다. 서귀포시청에서 출발해 솜반천-지장샘-흙담솔로 등 9km 거리를 경유하는 코스로, 하천·마을을 테마로 구성됐다.

길을 따라 걷다보면 걸매생태공원, 칠십리시공원, 새섬공원, 자구리공원, 정모시공원, 솜반천 등 원도심공원 6곳, 이중섭거리, 칠십리음식특화거리, 아랑조을거리 등 특화거리 3곳을 마주하게 된다. 도심 속 일상을 걷기만해도 바다, 폭포, 돌담길 등 의외의 발견을 체험하는 셈이다. 

  서귀포시  하영올레 코스 . 사진=서귀포시 ⓒ제주의소리
  서귀포시  하영올레 코스 . 사진=서귀포시 ⓒ제주의소리
  서귀포시  하영올레 코스 . 사진=서귀포시 ⓒ제주의소리
  서귀포시  하영올레 코스 . 사진=서귀포시 ⓒ제주의소리

제각기 흩어져있던 관광·문화·먹거리를 한데 모으는데는 민관이 협력한 네트워크의 역할이 컸다. 컨트롤타워인 서귀포시를 중심으로 길의 전문가인 제주올레, 관광 전문가인 제주관광공사, 문화전문가 집단인 서귀포시문화도시센터가 머리를 맞댔다.

만화 '식객'의 저자로 친숙한 허영만 화백은 하영올레 개설시 자문을 비롯한 먹거리 홍보에 직접 발벗고 나섰다. 지난해 7월에는 하영올레 주변 맛집을 테마로 한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이 방영되며 전국적인 화제에 올랐다. 같은해 9월에는 한국관광공사의 '2021년 가을시즌 비대면 안심관광지'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영올레는 올해 한국관광공사에서 선정한 '2022년 강소형 잠재관광지 발굴・육성 사업'에 선정되며 국비 1억5000만원의 예산을 추가로 확보했다. 강소형 잠재관광지(Hidden Champion)는 현재 인지도는 낮으나 향후 잠재력이 높은 관광지로 인정받은 사례다.

이는 이전부터 서귀포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해 온 '치유의 숲 조성', '관광투어상품' 등의 사업과도 유기적으로 맞물렸다. 서귀포시는 마을의 숨은 자원을 발굴하는 마을투어를 비롯해 마을관광 컨설턴트 모집을 통해 시스템화에 주력하고 있다.

사계절로 나눠 동행자별 추천 코스를 발굴해 서귀포 105개 마을을 동행하는 '웰니스 투어' 역시 같은 맥락에서 진행된 프로그램이다. 안전·안심·편안을 키워드로 한 '3安수학여행 서비스 디자인' 사업은 행정안전부 국민정책디자인단 전문가 지원과제에 선정돼 국민정책디자인 우수과제로 뽑혔다.

  서귀포시  하영올레 코스. 사진=서귀포시 ⓒ제주의소리
  서귀포시  하영올레 코스. 사진=서귀포시 ⓒ제주의소리
  서귀포시  하영올레 코스 안내도. 사진=서귀포시 ⓒ제주의소리
  서귀포시  하영올레 코스 안내도. 사진=서귀포시 ⓒ제주의소리

김태엽 서귀포시장은 "시민과의 소통을 통해 가장 많이 요구됐던 마을관광 활성화를 위해, 마을의 관광·인문·역사를 결합한 '웰니스 마을투어'를 개발하기에 이르렀다"고 사업 추진 배경을 설명하며 "서귀포시 도심속 올레길인 하영올레는 기대대로 원도심의 침체된 상권을 살리고, 거리의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웰니스 관광을 위한 전담조직을 만들고, 전문가, 내부 토론회를 통해 정제되고, 자체적으로 실시한 트렌드 분석이 주효했기에 가능한 성과였다"며 "앞으로도 서귀포시를 머물며 즐길 수 있는 '체류형 관광도시'로 육성하기 위한 혁신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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