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제주의 선택] (9)제주시 애월읍 갑·을 선거구

주민자치를 실현하고 지역 살림을 책임질 일꾼을 뽑기 위한 지방선거가 6월1일 치러진다.  5.16 군사쿠데타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던 지방자치가 1991년 6월 부활하면서 자치일꾼을 주민들이 직접 선출하기 시작했다.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되면서 도의원 정수가 늘고 선거구 조정도 이뤄졌다. 30년간 16만명이 늘었지만 인구 편차가 심해지면서 선거구마다 새로운 변화에 직면했다.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첫 3월 대선의 여파로 선거운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주의소리]는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을 위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맞아 각 도의원 선거구별 민심의 흐름을 알아보고 출마자들을 소개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제주시 애월읍은 도내 10개 읍면지역 중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있고, 또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지역구다. 전국 200여개 읍면지역 중에도 애월읍의 인구수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

대다수 읍면지역의 공통의 고민거리인 '인구소멸 위기'도 애월읍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다. 1985년 2만4384명이었던 주민 수는 1995년 2만1160명까지 떨어졌지만, 2010년대에 접어들며 급격한 반등을 이뤄냈다.

2010년 2만3511명에 그쳤던 인구 수는 2015년(3만944명)에는 주민 수 3만명선을 돌파했고, 2016년 3만2162명, 2017년 3만4051, 2018년 3만5451명, 2019년 3만6233명, 2020년 3만6964명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이뤘다. 

전국적 트랜드로 확산된 '제주살기 열풍'에 애월읍의 가치가 재발견되면서 이어진 흐름이었다. 서부지역 생활권의 중심이었던 애월읍은 드넓은 목장과 풍부한 어장 등 자연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돼 있었고, 이는 한적한 전원살이를 원하는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켰다.

제주시 노형·연동을 중심으로 형성된 도심지 인프라와 가장 인접해있다는 점도 메리트였다. 유명 셀럽이 출연하는 TV프로그램을 통해 지속적으로 전파를 탔고, 전 국민이 주목하는 이른바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했다.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 R-One에 따르면 2018년 1월 1일부터 2021년 12월 31일까지 제주지역의 평균 지가 변동률은 3.014%로, 읍면지역 중에서는 애월읍의 지가 변동률이 5.152%로 가장 가팔랐다. 

급기야 애월읍의 인구수는 헌법재판소가 정한 인구편차를 초과하며 이번 선거에서는 제주정치사 최초로 읍면지역의 분구가 이뤄지게 됐다. 애월읍의 변화는 현재진행형이다.

그러나, 성장에 따른 호재만 있었던 것만은 아니다. 애월읍은 전체 유권자의 30% 이상이 새로 유입된 인구다.

그만큼 원주민과 이주민을 아우를 수 있는 정책 개발이 시급한 곳이기도 하다. 인구가 몰리고 자본이 몰리다보니 곳곳에 이질감을 들게하는 건물들이 속속 들어섰고,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난개발 논란까지 휩싸였다.

지역의 근간이었던 1차산업이 흔들리는 점도 고민거리다. 관광이 주를 이루고 있는 산업의 무게중심을 조화롭게 맞춰나가는 것이 관건이다. 각 후보들이 앞다퉈 농업정책을 발표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급격한 변화를 이뤄낸 지역의 특성이 반영되듯 선거구의 맹주는 꾸준히 바뀌었다. 민주당 계열(새천년민주당, 열린우리당, 새정치민주연합, 더불어민주당) 4차례, 국민의힘 계열(신한국당, 자유한국당) 2차례, 무소속 1차례의 당선을 배출했다.

다가오는 6.1지방선거는 애월읍을 갑·을로 나뉘어 치르는 첫 선거로, 보수·진보 등 정치적 성향에 따른 특정 진영의 우세를 점치기 더욱 어려워졌다. 읍면지역 특유의 정서 상 출신지 등이 주효하게 작용할 것으로 넘겨짚는 수준이다.

갑 선거구에는 애월리와 곽지리, 금성리, 봉성리, 어음리, 납읍리, 상가리, 하가리, 용흥리, 신엄리, 구엄리 중엄리, 고내리 등 13개 마을이 속했다.

을 선거구에는 소길리와 장전리, 유수암리, 하귀1리, 하귀2리, 상귀리, 수산리, 고성리, 광령1리 광령2리, 광령3리 등 11개 마을이 포함됐다. 인구는 갑 선거구가 1만4192명, 을 선거구가 2만3367명이다.

다만, 현재까지의 흐름으로는 다소 김빠진 결과를 받아들일 가능성도 크다.

4월 26일 기준 갑선거구에는 제9대 제주도의원 출신인 고태민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홀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선거기간 내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으면 무투표 당선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

을 선거구의 경우 현역 의원인 더불어민주당 강성균 예비후보가 재선에 나섰고, 같은 당의 강봉직 예비후보가 도전자로 경선에서 맞붙는다.

자칫 민주당 경선 통과가 곧 당선과 직결되는 상황이었지만, 지난 27일 국민의힘 이하영 예비후보가 등록하며 변수로 등장했다. 이 예비후보는 국민의힘 제주여성위원회 사무국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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