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실련 "공적자금 투입한 성산~녹동항 운항중단 선사에 손해배상 청구" 촉구

선라이즈 제주호
선라이즈 제주호

제주경실련이 전남 고흥과 성산항을 잇는 '선라이즈 제주호'가 운항을 중단하고 다른 지역으로의 노선변경을 시도한 것에 대해 선사에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제주특별자치도와 서귀포시에 요구했다. 소위 '먹튀' 논란 선사에 대한 강경한 대응을 촉구하고 나선 것. 

제주경실련은 26일 성명을 내고 "선라이즈 제주호는 제주성산과 전남 고흥 녹동항에 15년 이상 장기운항을 전제로 연안선박 현대화 펀드 사업에 선정돼 건조한 선박"이라며 "건조비용 총 476억원 중 338억원이 공적자금을 지원받았고, 서귀포시도 선라이즈 제주호 장기운항을 예상하며 성산항 항만기반시설비로 32억원의 혈세를 투입했다"고 밝혔다.

제주경실련은 "하지만 선라이즈 제주호 선사인 에이치해운은 2020년 7월 첫 운항한 지 3개월만에 휴업을 했고, 지금까지 장기휴업 또는 감축운항을 반복하다 운항을 완전 중단했다"며 "에이치해운은 그 기간 동안 타항로로 변경을 신청했다가 반려됐고, 또 다른 항로로 변경을 시도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실제로 에이치해운은 올해 초,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악화와 여객감소 등을 이유로 성산~녹동 항로에 배치된 선라이즈 제주를 후포~울릉도 노선에 취항하겠다며 경북 울진군에 협조 공문을 보냈고, 울진군은 에이치해운 측의 요청을 받아들인 상태다. 

최종적으로 해양수산부가 선라이즈 제주의 후포~울릉도 노선 취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해수부도 승인할 경우 선라이즈호는 오는 6월 중 성산~녹동이 아니라 후포~울릉도 노선으로 변경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제주경실련은 "에이치해운은 제주와 전남 고흥지역 경제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구실로 정부로부터 338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받는 특혜를 얻었다"며 "영세한 농어민들은 정부로부터 수천만원의 지원을 받을 때도 용도 이외에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고, 위반할 시에는 지원자금을 회수하는 행정조치를 단행한다"고 비판했다.

제주경실련은 "해양수산부는 338억 공적자금을 민간기업에 지원하며 목적대로 사용되는지 제대로 파악도 못 하고 관리 감독도 못 하는 무능한 공직자 집단인가"라며 "즉각 감사해서 목적대로 사용할 것을 명령하고, 불응시에는 투자된 공적자금을 회수하라"고 요구했다.

제주경실련은 "서귀포시와 전남 고흥군은 에이치해운이 약정한 것을 믿고 수십억원의 항만시설자금을 투입했다"며 "에이치해운이 약정을 이행하지 않을 시에는 손실에 대한 배상을 청구하라"고 촉구했다.

제주도와 서귀포시는 에이치해운의 선라이즈호 노선 변경을 위한 법적 검토를 벌였지만 현실적 방법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제로 후포~울릉도로 노선 변경이 이뤄질 경우 에이치해운 측을 상대로 성산항 선착장 확장과 터미널 리모델링 예산 30억 원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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