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제주의 선택] (17) 서귀포시 정방·중앙·천지·서홍동

주민자치를 실현하고 지역 살림을 책임질 일꾼을 뽑기 위한 지방선거가 6월1일 치러진다.  5.16 군사쿠데타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던 지방자치가 1991년 6월 부활하면서 자치일꾼을 주민들이 직접 선출하기 시작했다.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되면서 도의원 정수가 늘고 선거구 조정도 이뤄졌다. 30년간 16만명이 늘었지만 인구 편차가 심해지면서 선거구마다 새로운 변화에 직면했다.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첫 3월 대선의 여파로 선거운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주의소리]는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을 위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맞아 각 도의원 선거구별 민심의 흐름을 알아보고 출마자들을 소개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제주도의원 선거 정방동·중앙동·천지동·서홍동 선거구는 지난해 기준 헌법재판소가 정한 인구편차에 미달되며 다가오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새롭게 재편된 선거구다. 기존의 정방·중앙·천지동에 옆마을이었던 서홍동이 편입됐다.

천지연폭포(천지동)와 정방폭포(정방동)에서 유래된 지명은 연간 2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등 제주를 넘어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대표 관광지다. 남쪽으로 외돌개 및 섶섬, 문섬, 범섬, 새섬과 태평양을 바라볼 수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곳이다.

중앙동이라는 지명에서 엿볼 수 있듯이 해당 선거구는 오랜 기간 서귀포시 1번지였다. 서귀포시 구 시가지의 중심에 위치해 서귀포의 유행을 선도해온 곳이기도 하다. 오랜 기간 산남지역 주민들은 약속을 잡을 때마다 집결하는 '동명백화점 앞'이 자리잡은 상징성이 있다.

해당 선거구는 한국 근·현대미술사의 독보적인 존재인 이중섭 화가와 한국 서예계의 거목 소암 현중화 선생이 살아 생전에 작품활동을 한 곳으로 이중섭 거리와 소암 미술관 등이 위치해 있는 예향의 마을이기도 하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가장 큰 번화를 누렸던 이 지역구는 근래에 이르러 제주섬 전체를 통틀어 가장 낙후된 지역이 됐다.

1985년까지 정방동 7382명, 중앙동 9533명, 천지동 7764명이었던 인구수는 2015년에 이르러 정방동 2381명, 중앙동 4003명, 천지동 3569명으로 수직낙하했다.

2019년에는 정방동 2276명, 중앙동 3705명, 천지동 3544명으로 더 떨어졌다. 같은 시기 이토록 극적인 인구감소세를 보인 곳은 제주도 전역에서 제주시 일도일동 정도다.

단순 인구수를 떠나 서귀포시 원도심의 노후화를 나타내는 지표는 다양하다. 전체 건축물 중 준공된 후 20년 이상이 지난 건축물이 차지하는 비율 또한 해당 지역이 가장 높았다.

중앙동 전체 건축물 970개 중 835개(86.08%), 정방동 651개 중 521개(80.03%), 천지동 923개 중 720개(78.01%)가 20년 이상의 노후 건축물이다.

도심지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소멸위험 진입단계에 들어섰다는 점도 예사롭지 않은 지표다. 정방·중앙·천지동 모두 가임기(20세~39세)의 여성보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수가 2배에서 2.5배 가량 높게 분포해 있다.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매긴 도시재생활성화 표준화지수에서도 서귀포시에서 가장 쇠퇴한 지역은 서귀포시 중앙동, 천지동, 정방동 순이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행된 선거구획정 과정에서 최후까지 통폐합 가능성이 검토되며 자존심을 구겼다. 산남지역이라는 상징성이 없었다면 가장 최우선적으로 통폐합이 검토됐을 선거구기도 했다.

다가오는 6.1지방선거에서 기존의 정방·천지·중앙동에 더해 서홍동이 새롭게 편입된 것은 선거구 최대 변수다.

서홍동은 기존 선거구를 형성했던 원도심 클러스터와는 달리 산남지역 인구증가세를 견인하는 대표적 지역이다. 기존에 자리잡았던 1차산업에 더해 아파트와 공동주택 등이 대거 들어서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1985년 5412명에 그쳤던 인구수는 2014년 9547명으로 성장했고, 2019년 인구는 1만433명으로, 5년간 다시 약 1천명의 인구가 늘었다.

서홍동 1개 행정동의 인구수만 정방·중앙·천지동을 합친 인구수와 비견되는 수준이다. 지역 최대 현안인 원도심 활성화와 더불어 서홍동 주민들의 정주여건 개선 역시 주요한 과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제1회부터 3회 지방선거까지 이 선거구는 중앙동, 천지동, 서흥동, 대륜동으로 묶여있었고, 2006년 제4회 지방선거부터 정방동, 중앙동, 천지동으로 재편됐다. 7번의 선거에서 민주당 계열이 5번 승리하며 강세를 보였다.

해당 지역구 3선 의원인 김용범 예비후보는 4선에 도전한다. 이번 지방선거 제주지역 최다선 도전이다.

기존 선거구대로 치러졌다면 별다른 변수가 없었겠지만, 서홍동이 편입되면서 새로운 도전을 맞는다. 국민의힘에서는 서홍동주민자치위원장을 지낸 강상수 예비후보가 도전장을 내밀며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기존 선거구를 기반으로 한 김용범 예비후보는 △도시재생사업 활성화 및 마을만들기 사업 연동 △마을관리협동조합 활성화 등을 통한 지원 확대 △실수요 목적의 공익형 공동체주택 보급 확대 △주거 취약계층과 가구특성에 따른 저렴한 장기임대주택 제공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서홍동을 중심으로 활동해 온 강상수 예비후보는 △서귀포보건소 이전 △서귀북초등학교 다목적강당 조기 착공 △중산간도로-산록도로 연결 사업 △다목적 주민복지센터 건립 △공영주차장 확보 및 효율적 관리 시스템 구축 △하논-솜반천 연계 생태관광사업 추진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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