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10여개 공간에서 개최...“자연공동체로서 인류 생존” 메시지 담아

제주도립미술관 전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도립미술관 전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여러 부침을 겪고 세 번째를 맞이하는 제주비엔날레가 11월 26일 개막한다. 89일 동안 제주도립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등 10여개 장소에서 ‘움직이는 달, 다가서는 땅’이란 주제로 국제 미술 작품들을 소개한다.

제주도립미술관은 17일 제3회 제주비엔날레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행사 초안을 발표했다. 간담회는 이나연 미술관장, 김경진 학예연구과장과 지난 3월 임명된 박남희 제3회 제주비엔날레 예술감독 등이 참석했다.

2017년 첫 선을 보인 제주비엔날레는 여러 부침을 겪으면서 2회 행사가 지난해 최종 취소됐다. 2회 제주비엔날레는 지난해 10월 12일부터 올해 1월 9일까지 ‘프로젝트 제주’라는 미술 행사로 대체됐다.

3회 제주비엔날레의 주제는 ‘움직이는 달, 다가서는 땅(Flowing Moon, Embracing Land)’으로 정했다. ‘자연 공동체로서의 인류의 생존을 위한 삶의 태도와 예술적 실천에 관한 메시지를 담았다’는 것이 미술관의 설명이다.

총 책임자인 박남희 예술감독은 “움직이는 달은 자연의 시간과 변화의 속성을 포착한 것으로, 쉼 없이 흐르며 객체들을 잇게 한 순환의 매커니즘을 나타낸다”면서 “인공지능 시대에 불어 닥친 전염병은 과학기술의 연대 필요성뿐 아니라 전지구적 공생을 위한 자연의 순리에 주목하게 한다. 태양과 지구 사이에 절기를 만들고 생동하는 생명을 이어가는 자연의 시간은 ‘움직이는, 흐르는 달’로 개념화 했다”고 설명했다. 다가서는 땅에 대해서는 “자연에서 호흡하는 객체들의 생기 있는 관계적 겸손함을 함의한다”고 풀어냈다.

참여 작가는 16개국 60여팀 규모로 계획한 상태다. 국내 작가 비중은 60%, 국외 작가는 40%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강이연, 김주영, 박광수, 박형근, 최선, 윤향로, 이승수, 자디에 사, 레이첼 로즈, 왕게치 무투, 리크릿 티라바니자, 팅통창 등이 참여한다. 한국·아시아 40여명, 북미 3명, 유럽 10명, 남미 3명, 아프리카 1명 등으로 분포돼 있다. 1970~80년대 출생 작가, 비교적 널리 소개되지 않은 신인 작가들을 다수 소개한다는 방침이다.  

전시 장소는 도립미술관, 현대미술관을 중심으로 제주시 원도심, 가파도 등 제주 전체를 아우르는 10여 개 장소로 계획하고 있다. 최종 전시장은 향후 확정될 예정이다. 

부대 행사로 퍼포먼스, 큐레이터 심포지엄, 예술 융합 포럼 등이 열린다. 특히 주제에 어울리는 걷고, 호흡하고, 낭독하는 특성의 행사들을 함께 준비한다.

박남희 예술감독은 “자연 공동체의 신화와 역사를 만들어온 양생의 땅 제주에서,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부여받은 본래의 생명 가능성을 예술로 사유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며 “이번 비엔날레를 통해 모든 객체가 함께 살기 위해 달의 우주적 관용과 땅의 자연적 공명을 실험하는 예술의 장을 열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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