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동안 제주 올래·정낭 조사한 결과물 ‘제주도 올래와 정낭’ 발간

제주 건축사 송일영이 새 책 ‘제주도 올래와 정낭’(도서출판 각)을 펴냈다.

이 책은 3장에 걸쳐 옛 제주도민들의 생활 변화, 그리고 올래와 정낭의 다양한 기록들을 수록했다.

저자는 책 출간 목적으로 “올래는 길이 아니라는 명제를 밝힘으로써 올래와 정낭에 대한 뜻과 내용을 알리고자 한다”면서 “또한 올래와 정낭의 보전을 위한 동기를 마련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저자가 올래와 정낭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6년 티베트와 1997년 실크로드 근처까지 여행을 떠났는데, 우연히 티베트 오지마을의 민가에서 나무로 만든 정낭을 만났다. 이후 그는 30년 가까이 올래와 정낭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마다 않고 발품을 팔면서 자료를 모았다. 

저자는 올래가 ‘길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한다. ‘올래’와 ‘정낭’은 제주도 마을 주민들의 삶이 영위되는 가옥공간의 하나로, 마당을 빠져 나와 세상으로 나가는 최초의 공간이기도 하며, 외부인이 집을 찾을 때, 맨 처음 만나는 도입공간이라고 규정한다. 

출판사는 “길은 공유의 공간이다. 그러므로 길은 사적인 공간이 아니라 공적인 공간인 것이다. 그런데 올래는 그 올래가 이어져 있는 가옥에 딸린 사적 공간이며 소유 역시 가옥주에게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저자는 ‘올레는 길이 아니다’라는 얼핏 거친 명제를 제출한다”면서 “이 책은 올래가 왜 길이 아닌가를 그가 그동안 발품 팔며 모아 온 자료사진들과 함께 차분히 풀어낸다. 또한 그와 동시에 올레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조성물인 정낭에 대해서도 밝혀낸다. 토박이 건축가의 전문적인 시선이 찾아 낸 올래와 정낭의 이야기를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풍부히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저자는 작가의 글에서 “올래의 뜻을 전 국민이 알게 되고 각종 사전, 포털사이트에 정확히 기록되기를 바랄뿐이다. 그래서 시작했다. 본디 올래를 알리려고 하는 것”이라고 책 취지를 밝혔다.

사단법인 제주올레의 '올레 길'에 대해서는 “올레를 널리 알려준 것은 너무너무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디지털시대에서 아날로그 문화를 만든 것에 대해서는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본의 아니게 본질이 잘못 전달되는 것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송일영은 “이 글은 많이 미흡하다. 현재 올래와 정낭을 연구하는 사람이 없으니 아쉽게도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는 격이다. 디지털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제주를 지켜왔던 선인들이 만들어 놓은 유산을 어떤 식으로든 보전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올래와 정낭에 대한 일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일영은 1962년 제주에서 태어났으며 현재 올래와정낭건축사사무소 대표를 맡고 있다.

한편, 송일영은 새 책 출판기념회를 28일 오후 4시 설문대여성문화센터 4층 공연장에서 개최한다. 264쪽, 도서출판 각,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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