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123)

need [niːd] n. 욕구 
지 욕구를 아는 게 몬처다
(자기 욕구를 아는 게 먼저다)
  


need의 뜻은 두 가지로 나타난다. 하나는 ‘He is in great need.(그는 매우 곤궁한 처지에 있다)’에서처럼 “결핍(poverty)”의 뜻으로 나타나는 경우이며, 또 다른 하나는 ‘She earns enough money to satisfy her needs.(그녀는 자신이 필요한 물건을 살 만한 돈을 번다)’에서처럼 “필요로 하는 것(what is required)”의 뜻으로 나타나는 경우이다. 욕구(慾求)로서의 need는 무엇이 결핍되어 있는 상태에서 (무의식적으로) 결핍된 것을 채우려는 심리(psychology)이다. 자기가 스스로 (의식적으로) 부족을 느껴서 탐하는 욕망(慾望:desire)과는 구별되는데, 대체로 욕망은 욕구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개념(notion)으로 쓰인다.

사람은 욕구를 좇아서 움직인다. 그런 이유에서(for that reason) 욕구는 ‘에너지’의 원천(source of energy)이기도 하다. 원하는 게 결핍되어 있을 때 ‘필요하다’는 신호(signal)를 느끼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 몸과 마음(body and mind)을 움직이게 된다. 심지어 ‘그냥 했어(I just did)’라고 말하는 순간에도 그 이면에는(behind that) 항상 욕구가 자리하고 있다. 이처럼 모든 욕구는 개인에게 중요하고 의미가 있다. ‘필요하다’, ‘원한다’는 욕구 앞에서 ‘네가 왜?’라고 자격(qualification)을 따질 순 없다. 욕구의 소유권(ownership)은 절대적으로 그걸 느끼는 개인의 마음(individual mind)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대방의 욕구를 의도적으로(intentionally) 모른 척할(ignore) 때도 있다. 바로 욕구를 채우려는 수단이나 방법(ways and means)에 동의할 수 없는 경우이다. 강의실에서 선생이 학생들에게 ‘지금 원하는 게 무엇이냐?’고 물으면 ‘쉬고 싶다’는 반응(response)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 학생에게 ‘그럼 쉬어도 좋다’라고 말할 순 없다. 우리에게는 매 순간 부여받는 각자의 역할(each person’s role)이 있고 공동의 목표(common goal)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쉬고 싶은 욕구(need to have a rest)’를 충족시키기 위해 강의실에서 자는 것을 허가할 순 없지만 ‘쉬고 싶으시죠(You wanna take a break)?’라고 말할 수는 있다. 욕구는 무시하거나 부정한다고 해서 사라지는 게 아니기에, 먼저 그 욕구를 인정한(recognize) 후에 방식을 조율하는(tune up) 게 효과적(effective)이다. “여러분들 오늘 수업이 많아서 피곤한 것 같으니 이번 수업은 5분 일찍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괜찮으시죠?”라는 식으로 말이다.

대화를 할 때는 서로의 욕구를 인정하는 연습(practice)이 필요하다. ‘학교생활 재미없다(My school life is boring)’는 등의 말에 대해서 ‘즐기려고 학교 다니냐(You go to school to have fun)?’고 쏘아붙이는 대신, ‘그래, 재미있게 다닐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어’라고 인정해주고,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하면 ‘그 의미는 네 스스로 만드는 거야(The meaning is to make it yourself)’라고 정색하여(have a serious look on his face) 말하는 대신 ‘의미 있는 일을 원하는구나’라고 욕구를 인정하고 받아주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what is important here)은, 상대방의 욕구를 인정할 수 있으려면 자기 자신의 욕구를 먼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욕구를 감지하지 못하는 사람이 타인의 욕구를 관찰하고 인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세대갈등(generational conflict)의 상징어(symbolic word)가 되어버린 ‘꼰대’도 본질적으로는(essentially speaking) ‘서로 간의 욕구를 명확하게 인지하고(recognize clearly) 조율하지 못하는 윗사람(superior)’을 뜻한다. 특히 리더라면 먼저 자신의 욕구를 명확하게 인지하고 부하직원들(subordinate workers)에게 지시를 내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지나치게 말을 많이 하게 된다거나, 감정적으로 말하느라 요점을 자주 잊어버리거나, 이것저것 말하다가 맥락(context)을 놓쳐버리기 십상이다. 그러면서도(all the while) ‘이 정도 말을 하면 부하직원이 척척 알아듣고 처리할 줄 알아야지’라고 혼자서만 답답해한다면(frustrated by himself), 그 리더는 자신의 욕구와 기대, 구체적인 의사전달방법(how to communicate)을 모른 채 부하직원들에게 혼란(confusion)만 주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수직적 위계사회(hierarchical society)가 수평적 평등사회(equal society)로 전환되면서도 그렇지만, IT(information technology)기술의 발달로 재택근무(telecommuting)와 비대면 소통(non-face-to-face communication)이 일상적 업무방식(way of doing business)이 되면서 의사소통(communication)의 문제는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자신의 욕구를 명확하게 알고 상대방의 욕구를 인지/인정하는 것-그것이 의사소통의 출발점(starting point)이다. 그리고 소통과정을 통해서 서로 간의 욕구가 제대로 전달되고 조율되어야만 소기의 성과(the expected results)를 거둘 수 있게 될 것이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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