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예술칼럼 Peace Art Column] (90) 리춘펑

제주도는 평화의 섬입니다. 항쟁과 학살의 역사를 가지고 있기에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은 더욱 간절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제주4.3이 그렇듯이 비극적 전쟁을 겪은 오키나와, 2.28 이래 40년간 독재체제를 겪어온 타이완도, 우산혁명으로 알려진 홍콩도 예술을 통해 평화를 갈구하는 ‘평화예술’이 역사와 함께 현실 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들 네 지역 예술가들이 연대해 평화예술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들의 평화예술운동에 대한 창작과 비평, 이론과 실천의 공진화(共進化)도 매우 중요합니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네 나라 예술가들의 활동을 ‘평화예술칼럼(Peace Art Column)’을 통해 매주 소개합니다. 필자 국적에 따른 언어가 제각각 달라 영어 일어 중국어 번역 원고도 함께 게재합니다. [편집자 글]


사진=리춘펑.
포럼의 스크린샷. 사진=리춘펑.

 지난달 CHAT(Centre for Heritage Arts and Textile)가 중국 홍콩 대만 일본 한국에서 학자와 큐레이터를 모아 개최한 <풀다:동아시아를 다시 만들다>라는 포럼에 초청됐다. 포럼에서는 문화이론, 영상, 아카이브와 큐레이션 실천 등의 주제를 다루고 예술적 관점에서 동아시아라는 개념을 탐구하는 시도가 있었다. 이틀간의 토론은 청중에게 많은 참신한 관점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얻기 힘든 것이었다. ( https://www.mill6chat.org/event/unwinding-spinning-east-asia-response-forum )

첫 강연은 상하이 쑨거(孫歌) 교수와 도쿄 모리 요시타카(毛利嘉孝) 교수가 맡았다. 쑨 교수는 오랫동안 아시아론에 관한 많은 저서를 펴냈으며, 이 분야의 중요한 인물이다. 그녀는 '아시아'를 추상적인 전체로 파악하면 지역 간 차이를 간과하기 쉽지만 '지역'에만 주목하면 거시구조의 상호 연관성을 간과하기 쉽다는 '아시아' 개념의 인식론적인 '패러독스'를 제시했다. 즉 ‘아시아’라고 하는 개념은, 단순히 통일할 수 없는 ‘다양성’이 있는 한편, 그 차이 속에서 ‘공통성’을 찾아내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이 딜레마에 쉬운 해결책은 없다. 대화를 심화시키는 노력은 물론 직선적이고 탈문맥적인 사고의 결점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며, 그래야 아시아 발견의 길로 진정으로 내딛을 수 있다.

모리 교수의 발표는 이 주제와 관련해 문화활동 경험에 대한 추가 분석이 이뤄졌으며 최근 지역을 초월한 활동가들의 자율적인 공간을 모색하는 노력이 상호 연결과 대화를 촉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2017년에 도쿄에서 개최된 'No Limit Cultural Festival'이나 목판화 그룹 'A3BC'의 지역을 아우르는 실천은 중국, 대만, 홍콩의 활동가나 아티스트에게 영감을 주어 이후의 집단 구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오후에는 나고야의 마란(馬然) 교수와 타이베이 싱송영(孫松榮) 교수의 패널 토론이 있어 영상 분야의 실천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졌다. 또 다른 세션은 아카이브를 주제로 홍콩의 潘律(Pan Lu), 동경의 시마다 요시코(嶋田美子) 서울의 조주현(曹珠賢) 등이 아카이브의 실천과 그것이 얼마나 공공의 기억 재구축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를 공유했다.

둘째 날 심포지엄에서는 큐레이터의 실천 경험 교류에 초점이 맞춰져 이용우(李庸宇), 미아우(于渺), 박주원(于渺), 사사키 겐타로(佐佐木玄太郎), 리졔(李杰), 쎄펑롱(謝豐嶸), 문선아(文仙娥), 크리스티 응(文仙娥) 그리고 나와 같은 주로 미술관/예술기관의 신세대 큐레이터들이 등단하여 아시아라는 개념을 우리의 로컬적인 맥락에서 논의하였다. 박주원 큐레이터는 2018년 국립근현대미술관(MMCA)에서 기획한 전시회 <How Little You Know About Me>를 소개하며 그 활발한 접근은 지역 간 새로운 소통에 호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마모토시현대미술관(CAMK) 학예사 사사키 겐타로는 아시아 근대사 발전에 있어 규슈의 특수한 역할과 이 지역에서의 '아시아주의'를 둘러싼 언설의 전통과 제약을 제시했다. 또 CAMK가 기획한 교류전 샹하이의 기획전 <맥동: 상하이 동시대미술의 역동성(Shanghai Beat: The Dynamism of the Contemporary Art Scenein Shanghai)에서의 경험을 소개했다.

질의응답에서 사사키는 아시아라는 말이 세계 관객들에게 어떻게 이해되고 있느냐고 동료들에게 물었다. 이 물음은 단순한 것 같으면서 세계 각지에서의 아시아라는 개념에 대한 무관심함을 나타내는 것 같다. 사실 홍콩에서는 아시아인으로서의 자각을 논의하는 일이 별로 없고 그 배경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지면 사정상 이 문제는 다음 번에 다시 논의하기로 한다.


# 리춘펑

리춘펑(李俊峰, LEE Chun-Fung)은 홍콩에 거주하는 예술가이자 큐레이터이다. 그의 작품들은 공간적, 역사적, 정치적 맥락에서 공동의 관계를 탐구한다. 그는 <Can We Live Together?>(2014) 등과 같은 큐레이터 프로젝트를 비롯해 <Cycling to the Square>(2010~), <Pitt Street Riot>(2014) 등의 프로젝트에서 참여적인 예술 활동을 하고 있다. 게다가 그는 홍콩의 풀뿌리 동네인 야우마테이(Yau Ma Tei)에 기반을 둔 커뮤니티-예술 공간인 우퍼텐(Woofer Ten, 2009-2015)을 포함한 여러 예술 이니셔티브의 공동 창립자였다. 한편, 그는 동아시아 멀티미팅(Multiple Meeting, 2012-2013)과 <Art/Activist-in-Residence>(2011-2015)와 같은 프로젝트와 함께 지역 간 예술/활동가 교류에 힘쓰고 있다.


Note on “(Un)winding: Spinning East Asia” 

Last month I was invited to participate in a symposium titled "Un)winding: Spinning East Asia", where the organizer "CHAT" (Centre for Heritage, Arts and Textile) invited scholars and curators from China, Hong Kong, Taiwan, Japan and Korea to participate. The symposium attempted to explore the concept of "East Asia" from an artistic perspective, with topics ranging from cultural theory, moving image, archival and curatorial practices. The two-day discussion brought many new perspectives to the audience, which was astonishing [1].

[1] https://www.mill6chat.org/event/unwinding-spinning-east-asia-response-forum/

The first lecture was given by Prof.Sun Ge, a scholar from Shanghai, and Prof.Mori Yoshitaka from Tokyo. Prof.Sun has published several books on “Asia theory” and is a well known scholar in the field. She presented the epistemological "paradox" of the concept of "Asia", that is, if we consider "Asia" as an abstract whole, it is easy to overlook the differences among regions; but if we focus only on "localities", we may overlook the interconnections from a macro-structures. Therefore, the concept of "Asia" has its "diversities" that cannot be simply unified, but at the same time, it is impossible to avoid finding the "common" ground. Here, we might not have a simple solution to this dilemma, apart from continuous efforts in deepening dialogue, we also need to understand the shortcomings of linear and de-contextualized thinking, so that we can truly embark on the path of "finding Asia".

Professor Mori's presentation provided more analysis of this topic from the experiences of cultural activism, pointing out that the efforts of exploring autonomous spaces among cross-local activists in recent years has been promoting mutual connections and dialogues across borders. Examples include the “No Limit Festival” held in Tokyo in 2017 and the practice of the woodcut collective “A3BC”, that inspire artists and activists in Taiwan, China, and Hong Kong to build up thier collective afterward.

In the afternoon session, two young scholars, Ma Ran from Nagoya and Sing Song-Yong from Taipei, were invited to share their views from their studies in Moving Image. Pan Lu from Hong Kong, Shimada Yoshiko from Tokyo and Cho Juhyun from Seoul shared their views on archival practices and how such practices help reshaping public memory.

The second day of the symposium focused on the exchange of in curatorial practice, with most of the participants being new generation curators in art museums/art institutions. We discussed the concept of "Asia" in our local context. Curator Park Joowon shared her exhibition <How Little You Know About Me> at the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MMCA) in 2018, whose lively approach echoes a new way of cross-regional communication.

Sasaki Gentaro, curator of the Contemporary Art Museum, Kumamoto CAMK, shared the special role of Kyushu in the historical development of “Asia Discourse”. In addition, he shared his experience in the exchange exhibition "Shanghai Beat: The Dynamism of the Contemporary Art Scene in Shanghai" curated at CAMK.

In the Q&A session, Sasaki asked how our audience understood the word "Asia"? This question may seem simple, but it reflects the indifferenceness of this concept across the regions. As space is limited, let’s discuss this question in the next turn.


「解網繞團:再紡東亞研討會」會後筆記(一)

圖1 :「解網繞團:再紡東亞研討會」截圖 
IMG1: Screenshot of((Un)winding: Spinning East Asia)

上月獲邀參與一個名為「解網繞團:再紡東亞」((Un)winding: Spinning East Asia)的網上研討會,主辦機構「CHAT」(Centre for Heritage, Arts and Textile) 邀請多位來自中國大陸、香港、台灣、日本、韓國的學者和策展人參與。研討會嘗試從藝術角度探討「東亞」這概念,主題涉及文化理論、移動影像、檔案及策展實踐等,兩天討論為聽眾帶來不少新穎觀點,相當難得 [1]。

[1] https://www.mill6chat.org/event/unwinding-spinning-east-asia-response-forum/

第一天早上的講座是由來自上海的學者孫歌(Sun Ge)及東京的毛利嘉孝(Mori Yoshitaka)主講。孫教授多年來曾就「亞洲理論」的研究發表多部著作,地位舉足輕重。她在會議上提出「亞洲」這概念在認識層面上的弔詭:即假如我們視「亞洲」為一個抽象的整體,則容易忽視各地域之間的差異;但若我們只聚焦在「局部」,那又可能忽略宏觀結構的互聯影響。所以,「亞洲」這概念其實一方面存在眾多無法簡單被統合的「多樣性」,同時我們又無法迴避從差異中尋找「共同」。現時並沒有簡單的處理這難題的方案,除卻持續加深對話,我們亦需要理解線性、去脈絡化思維的不足,這樣才能真正踏上「尋找亞洲」的路徑。

毛利教授的分享則較多從文化行動的實踐經驗作分析。他指出近年各地行動者在「自主空間」的探索工作正一步步促進彼此的連結與對話。例子見如2017年在東京舉行的「No Limit文化祭」及木刻團體「A3BC」的跨地串聯實踐,這些項目後來對中國大陸、台灣及香港的行動者和藝術家們都構成影響。在行動者的實踐中,「亞洲」並非一個既定方案,而是「由下而上」的想像意識建立和積累。

下午一場接續邀來來自名古屋的馬然(Ma Ran)和台北的孫松榮(Sing Song-Yong)教授,兩人從移動影像的實踐提供分析。另一場則以「檔案」為題,講者包括來自香港的學者潘律(Pan Lu),東京的嶋田美子(Shimada Yoshiko)和首爾策劃人曹珠賢(Cho Juhyun),各自分享其檔案的實踐和研究。

第二天的研討會則集中在策展實踐的經驗交流,與談者大都為藝術館/藝術機構內的新生代的策展人,講者包括李庸宇(Lee Yongwoo)、于渺(Mia Yu)、朴珠媛(Park Joowon)、佐佐木玄太郎(Sasaki Gentaro)、李杰(Li Jie)、謝豐嶸(Hsieh Feng-Rong)、文仙娥(Sun A Moon)、吳君儀(Krystie Ng)及本人。

會議上,朴珠媛分享了她2018年在「韓國現代及當代藝術館」(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MMCA)策劃的展覽〈How Little You Know About Me〉,其活潑的策展手法,呼應一種新穎的跨地域交流方式。熊本市現代美術館(Contemporary Art Museum, Kumamoto CAMK)策展人佐佐木玄太郎則分享九州在亞洲現代歷史發展進程的特殊角色,及至這地區在「亞洲主義」的論述傳統與限制。另外,他亦分享了他在CAMK策劃的交流展「魔都之脈動 – 上海當代藝術的騰飛」(Shanghai Beat: The Dynamism of the Contemporary Art Scene in Shanghai),及至展覽背後的脈絡研究。

在問答環節,佐佐木問道各位同儕,各地觀眾究竟如何理解「亞洲」這詞?這問題看似簡單,但又反映「亞洲」這概念在各地之間的隔漠。事實上,「亞洲意識」的討論在香港其實並不普遍,背後有很多原因。篇幅有限,這問題留待下回再討論。


<解きほぐす:東アジアを紡ぎ直す>フォーラム参加記(1)

図1 フォーラムのスクリーンショット

先月、CHAT(Centre for Heritage, Arts and Textile)が、中国、香港、台湾、日本、韓国から学者やキュレーターを集めて開催した「解きほぐす:東アジアを紡ぎなおす」というフォーラムに招かれた。フォーラムでは、文化理論、映像、アーカイブとキュレーションの実践などのトピックを取り上げ、芸術的観点から「東アジア」という概念を探求することが試みられた。二日間の討論は聴衆に多くの斬新な観点をもたらすような得難いものだった。

[1] https://www.mill6chat.org/event/unwinding-spinning-east-asia-response-forum/

最初の講演は、上海の孫歌教授と東京の毛利嘉孝教授によるものだった。孫教授は長年にわたり「アジア論」に関する多くの著書を出版しており、この分野の重要な人物である。彼女は「アジア」を抽象的な全体としてとらえると地域間の差異を見落としがちになるが、「地域」だけに注目するとマクロ構造の相互関連性を見落としがちになるという、「アジア」概念の認識論的な「パラドックス」を提示した。つまり「アジア」という概念は、単純に統一できない「多様性」がある一方で、その違いの中に「共通性」を見出すことを避けては通れない。このジレンマに簡単な解決策はない。対話を深める努力はもちろん、直線的で非コンテクスト的な思考の欠点を理解することが必要であり、それでこそ「アジア発見」の道に真に踏み出すことができる。

毛利教授の発表は、このテーマに関連して文化活動の経験のさらなる分析がなされ、近年、地域を超えた活動家たちの自律的な空間を模索する取り組みが、相互のつながりと対話を促進していると指摘した。例えば、2017年に東京で開催された「No Limit Cultural Festival」や、木版画グループ「A3BC」の地域をまたぐ実践は、中国、台湾、香港の活動家やアーティストをインスパイアし、その後の集団構築に繋がっているとのことだった。

午後の部では、名古屋の馬然教授と台北の孫松榮教授によるパネルディスカッションがあり、映像の実践について分析が行われた。もう一つのセッションは「アーカイブ」をテーマに、香港の潘律氏、東京の嶋田美子氏、ソウルのキュレーター曹珠賢氏が、アーカイブの実践と、それがいかに公共の記憶の再構築に役立っているかについて共有した。

2日目のシンポジウムでは、キュレーターの実践における経験の交流に焦点が当てられ、李庸宇、于渺、朴珠媛、佐佐木玄太郎、李杰、謝豐嶸、文仙娥、吳君儀、そして私のような、主に美術館/芸術機関の新世代キュレーターが登壇し、「アジア」という概念を私たちのローカルな文脈で議論した。キュレーターの朴珠媛氏は、2018年に韓国国立近現代美術館(MMCA)で企画した展覧会<How Little You Know About Me>を紹介し、その活発なアプローチは、地域間の新しいコミュニケーションに呼応していると述べた。

熊本市現代美術館CAMK学芸員の佐佐木玄太郎氏は、アジア近代史の発展における九州の特殊な役割と、この地域における「アジア主義」をめぐる言説の伝統と制約を提示した。また、CAMKが企画した交流展「魔都の脈動-上海現代芸術の飛躍」(ShanghaiBeat:TheDynamismoftheContemporaryArtSceneinShanghai)展での経験を紹介した。

質疑応答で、佐佐木氏が「アジアという言葉は世界の観客にどのように理解されているのか」と仲間たちに質問した。この問いは単純なようでいて、世界各地での「アジア」という概念への無関心さを表しているように思う。実は、香港では「アジア人としての自覚」を議論することはあまりなく、その背景にはさまざまな理由がある。紙幅の都合上、この問題は次回で再び論じることにす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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