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탈북민 주승현 고신대 교수 “북한주민 마음부터 얻어야”

 

 비무장지대에서 북한군 대남심리전 요원으로 근무하다 한국으로 귀순한 탈북민 출신 주승현 교수는 분단 100년이 넘기 전에 남북한 통일이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한국 주도의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북한 주민의 마음을 먼저 얻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10회 통일교육주간을 맞아 평화의 섬 제주에서 진행되는 ‘2022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3번째 온라인 강연이 28일 오전 공개됐다.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3번째 강사로 나선 탈북민 출신 주승현 고신대 교수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3번째 강사로 나선 탈북민 출신 주승현 고신대 교수

강사는 북한군 출신 탈북민으로 주승현 고신대학교 교수가 맡았다. 주승현 교수는 경기도 개성시 비무장지대 북한군 군인 출신으로 대남방송 심리전 요원으로 군복무하다 탈북, 한국에 귀순했다.

주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1945년 해방 이후 올해는 남북한이 분단된 지 77년이 되는 해"라며 "남북한 정부수립 74년, 한국전쟁 발발 72년, 휴전협정이 체결된 지 69년이 됐다. 아직도 한반도는 한국전쟁을 끝내지 못한 정전상태"라고 진단했다.

주 교수는 "1990년대 북한은 북한 김일성 수령이 사망하고, 사회주의 우방국이 붕괴됐을 뿐만 아니라 4년 연속 자연재해로 그야말로 '고난의 행군' 시기였다"며 "특히 자연재해가 심각하게 발생하면서 수많은 북한 주민들이 아사했다. 이 당시 구호들이 굉장히 어둡다. 대표적인 구호가 바로 '고난의 행군'이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주 교수는 "이후 2000년대에는 성장과 희망의 시기다. 2002년부터 경제개선 조치가 시행되고, 시장이 확대되면서 굶어죽는 상황에서 벗어나는 토대가 마련됐다"며 "당시 북한 내부 구호가 '강성대국'이나 '통일대전 완성' 등 희망적인 구호가 있었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2011년 두번째 수령인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 이후를 기점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수령으로 등극해 10년이 지났지만 김정은 시대 구호는 '자력갱생'이다"라며 "핵무력에 초점을 맞추고, 자체 힘으로 살아남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으면서 국제사회로부터 대북경제제재를 11개나 받고 있을 정도로 안팎으로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음도 강조했다. 특히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수십만명이 확진되거나 사망하는 등 코로나19가 북한체제의 운명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을 북한 지배체제가 두려워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주 교수는 "북한은 현재 2년 연속 수해가 발생하면서 식량사정이 좋지 못한 상황"이라며 "북한주민들은 1990년대 처럼 제2의 고난의 행군을 걱정하고 있다. 경제가 안좋아 지면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충성심도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사회의 변화에 대해 주 교수는 △시장의 확산 △스마트폰(손전화) 확산 △자동차 증가 △중산층 형성 △북한 주민 의식변화 등을 대표 사례로 꼽았다.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3번째 강사로 나선 탈북민 출신 주승현 고신대 교수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3번째 강사로 나선 탈북민 출신 주승현 고신대 교수

그는 "북한 주민들은 1990년 고난의 행군 당시 살아남기 위해 시장을 통해 생계유지를 했다. 현재 북한에는 당국이 허용한 공식 시장이 500개, 비공식시장인 장마당이 2500개 등 총 3000개 시장이 형성돼 있다"며 "시장이 없다면 생계유지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시장은 없어선 안될 경제적 토대로 존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사회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바로 스마트폰(손전화)을 꼽았다.

주 교수는 "2008년에 불과 1600대의 손전화가 있었다면 2020년에는 700만대를 돌파했다"며 "물론 해외통화는 북한이 통제하고 있지만 어디서든 국내 통화를 할 수 있고, 온라인 쇼핑도 하고 있는 등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형성되면서 필요하게 된 게 바로 자동차인데 북한 주민들은 자동차를 소유하는 사람을 부자라고 인식하고 있고, 굉장히 많은 자동차가 소비되고 있다"며 "그 다음으로 북한에 중산층이 형성되고 있다. 북한용어로 '돈주'라고 하는데 적게는 50만명에서 많게는 100만명 정도로 추정한다"고 내다봤다.

북한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시장이나,  스마트폰·자동차의 증가, 그리고 중산층이 형성되면서 북한 주민들의 의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주 교수는 아시아대륙의 반도 국가인 남북한이 분단으로 인해 섬나라로 전락한 현실을 역설적으로 강조하며, 한반도의 미래와 번영을 위해서는 분단이 고착화되기 전에 한반도 통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교수는 "대한민국은 분단으로 섬나라가 됐다. 앞으로 성장이 어려울 것이다. 미래를 위해서라도 통일이라는 새로운 출구가 필요하다"며 "또 분단이 100년을 넘어가게 되면 영구분단이 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많아지고 있다. 분단 100년을 넘기 전에 남북이 하나되는 통일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해방과 전쟁, 분단을 경험한 세대 중심으로 민족적이고 당위적인 통일을 얘기했지만 새로운 세대인 MZ세대는 이익과 실리적 관점에서 통일을 바라보고 있다"며 "한동안 남북이 통일되면 엄청난 통일비용이 발생한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요즘엔 더 이상 통일비용이란 얘기가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통일비용 보다 분단 비용이 더 들기 때문이다. 통일이 우리나라의 이익과 국제사회에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가져다주는 이익이 더 크다"며 "그래서 더욱 통일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그는 "통일의 방법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전쟁이 아닌 방법을 통해 평화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한국 주도의 통일이 되기 위해서는 만에 하나 북한이 망해도 운명의 결정자는 북한 주민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북한 주민의 마음을 얻는 방법으로 통일이 추진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제주특별자치도 평화대외협력과와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주최·주관하는 남북소통공감 아카데미는 총 7강의 강연이 진행되며, 첫 강연 외에는 모두 온라인 강연으로 진행된다. 매월 넷째 주 목요일 제주의소리 홈페이지 [소리TV]에서 누구나 온라인 강연을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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